장자(莊子)[完]

莊子 內篇 4. 인간세(人間世) 2. 덕과 지혜를 내세우면 위험하다.

강병현 2014. 10. 18. 15:48

莊子 內篇 4. 인간세(人間世) 2. 덕과 지혜를 내세우면 위험하다.

 

仲尼曰譆(중니왈희)

중니가 말했다." 어허!

若殆往而刑耳(약태왕이형이)

자네가 가면 필시 형벌을 받을 걸세.

夫道不欲雜(부도불욕잡)

무릇 도란 번거로움을 멀리 해야 되는 법이네.

雜則多(잡칙다)

번거로움이 있으면 일이 많아지고

多則擾(다칙요)

일이 많으면 혼란해지고

擾則憂(요칙우)

혼란해지면 근심이 생기고

憂而不救(우이불구)

근심이 생기면 남을 구할 수가 없다

古之至人(고지지인)

옛날의 지인은

先存諸己而後存諸人(선존제기이후존제인)

먼저 자신이 도를 갖춘 연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나아갔다네.

所存於己者未定(소존어기자미정)

자네 자신도 아직 본래 면목을 회복하지 못했으면서

何暇至於暴人之所行(하가지어폭인지소행)

난폭한 사람의 행동을 어느 겨를에 막겠는가?'

且若亦知夫德之所蕩(차약역지부덕지소탕)

또한 자네는 덕이 어떻게 흩어지고

而知之所爲出乎哉(이지지소위출호재)

지식이 어떻게 해서 발생하는지 알고 있는가?

德蕩乎名(덕탕호명)

덕은 명예욕으로 인해 유실되고

知出乎爭(지출호쟁)

지식은 경쟁심에서 생기는 법이라네.

名也者(명야자)

명예란

相軋也(상알야)

서로를 반목시키고

知者也(지자야)

지식은

爭之器也(쟁지기야)

경쟁 도구에 불과하지.

二者凶器(이자흉기)

명예와 지식은 사람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흉기이므로

非所以盡行也(비소이진행야)

세상에 횡행하게 해서는 안 되네.

且德厚信矼(차덕후신강)

자네는 후덕하고 신망이 두텁기는 하지만

未達人氣(미달인기)

사람의 기운 변화는 아직까지 간파하지 못하고,

名聞不爭(명문부쟁)

명예와 지식을 얻기 위해 다투지는 않으나

未達人心(미달인심)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지는 못하지.

而强以仁義繩墨之言衒暴人之前者(이강이인의승묵지언현폭인지전자)

그런데도 억지로 인의 혹은 도덕규범 따위의 현학적 언사를

사나운 왕 앞에 늘어놓은 것은

是以人惡育其美也(시이인악육기미야)

남의 결점을 빙자해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는 짓이라네.

命之曰災人(명지왈재인)

이런 자를 이름 하여 남을 해치는 자라고 하지.

災人者(재인자)

타인을 해치면

人必反災之(인필반재지)

그로부터 해침을 당하는 법,

若殆爲人災夫(약태위인재부)

자네도 이와 마찬가지로 해를 입게 될 걸세.

且苟爲悅賢而惡不肖(차구위열현이악불초)

또한 위나라 왕이 어진 신하를 가까이하고 불초한 자를 미워한다면

惡用而求有以異(악용이구유이이)

그 나라에도 어진 사람이 있을 터인데 어찌 자네를 등용하겠는가!

若唯無詔(약유무조)

자네는 부름을 받고 위나라에 가는 것이 아니네.

王公必將乘人而鬪其捷(왕공필장승인이투기첩)

따라서 위나라 왕은 필시 권세로 누르고

능숙한 말재주로 압도하려 할 것이네.

而目將熒之(이목장형지)

그러면 자네의 눈의 초점을 잃고

而色將平之(이색장평지)

얼굴색은 변하고

口將營之(구장영지)

입으로는 온갖 변명을 늘어놓고

容將形之(용장형지)

태도는 비굴해지고

心且成之(심차성지)

마음도 또한 상대를 따르게 되지.

是以火救火(시이화구화)

이것은 불로써 불을 끄고

以水救水(이수구수)

물로써 물을 막는 격이라네.

名之曰益多(명지왈익다)

이를 이름하여 상대의 잘못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하지.

順始無窮(순시무궁)

처음부터 끌려가면 왕의 과오는 끝없이 늘어갈 것이네.

若殆以不信厚言(약태이불신후언)

자네가 신임도 받지 못하면서 충직한 언사만 쏟아 붓는다면,

必死於暴人之前矣(필사어폭인지전의)

필시 사나운 왕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