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完]

莊子 內篇 4. 인간세(人間世) 13. 무용지용(無用之用)

강병현 2014. 10. 19. 20:49

莊子 內篇 4. 인간세(人間世) 13. 무용지용(無用之用)

 

匠石之齊(장석지제)

장석이 제나라로 가다가

至於曲轅(지어곡원)

곡원에 이르러

見櫟社樹(견력사수)

사당에 심어진 상수리나무를 보게 되었다.

其大蔽數千牛(기대폐수천우)

나무의 크기는 소를 가릴 정도로 컸는데,

絜之百圍(혈지백위)

양손으로 재어 보니 백 아름이나 되었다.

其高臨山(기고림산)

높이는 산을 내려다볼 정도로 커서

十仞而後有枝(십인이후유지)

열길 높이에서부터 가지가 나 있었다.

其可以爲舟者旁十數(기가이위주자방십수)

이 나무의 가지만으로도 배를 수십 척이나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觀者如市(관자여시)

이 상수리나무를 구경하는 사람이 저자거리처럼 북적거렸으나

匠伯不顧(장백불고)

장석은 돌아보지도 않고

遂行不輟(수행불철)

계속 길을 갔다.

弟子厭觀之(제자염관지)

장석의 제자가 실컷 구경한 다음

走及匠石曰(주급장석왈)

그에게 달려와 말했다.

自吾執斧斤以隨夫子(자오집부근이수부자)

" 제가 도끼를 들고 선생님을 좇아다닌 이래로

未嘗見材如此其美也(미상견재여차기미야)

아직까지 이처럼 아름다운 재목을 본 적이 없습니다.

先生不肯視(선생불긍시)

그런데도 선생님이 거들떠 보지고 않은 채

行不輟何邪(행불철하사)

가던 걸음을 멈추지 않은 것은 무슨 까닭입니까?"

曰已矣(왈이의)

장석이 대답하기를" 그만두게.

勿言之矣(물언지의)

그런 말은 하지도 말게나.

散木也(산목야)

사당나무는 쓸모없는 나무라네.

以爲舟則沈(이위주칙침)

그 나무로 배를 만들면 금방 가라앉고

以爲棺槨則速腐(이위관곽칙속부)

널로 쓰면 곧 썩을 걸세.

以爲器則速毁(이위기칙속훼)

그릇을 만들면 쉽게 부서지고

以爲門戶則液樠(이위문호칙액만)

문으로 사용하면 진액이 흐르고

以爲柱則蠹(이위주칙두)

기둥으로 쓴다 해도 좀이 생기네.

是不材之木也(시부재지목야)

따라서 이 상수리 나무는

無所可用(무소가용)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서

故能若是之壽(고능약시지수)

이처럼 장수를 누리는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