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黃帝編 [ 18 ] 조삼모사(朝三暮四)

강병현 2016. 9. 7. 14:45

列子 黃帝編 [ 18 ] 조삼모사(朝三暮四)

 

宋有狙公者(송유저공자)

송나라에 원숭이를 기르는 저공이 살고 있었다.

愛狙(애저) 養之成羣(양지성군)

그는 원숭이를 좋아하여 여러 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能解狙之意(능해저지의)

그는 원숭이의 마음을 잘 이해하였고,

狙亦得公之心(저역득공지심)

원숭이도 그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損其家口(손기가구) 充狙之欲(충저지욕)

그는 자기 집 식구들의 생활비를 줄여 원숭이의 욕망을 만족시켰다.

俄而匱焉(아이궤언)

그러나 얼마 안 되어 그의 생활이 궁핍하게 되어

將限其食(장한기식)

원숭이의 먹이를 줄이려고 하였으나

恐衆狙之不馴於己也(공중저지부순어기야)

원숭이들이 자기의 말을 듣지 않을까 봐 걱정을 했다.

先誑之曰(선광지왈)

그래서 그는 먼저 원숭이들을 속여 이르기를,

與若茅(여야모) 朝三而暮四(조삼이모사)

너희들에게 도토리를 아침에는 세 개씩 주고 저녁에는 네 개씩 주면

足乎(족호)

만족하겠느냐?

衆狙皆起而怒(중저개기이노)

그러자 여러 원숭이들이 일제히 일어나 성을 내었다.

俄而曰(아이왈)

그는 조금 있다가 말하기를,

與若茅(여야모) 朝四而暮三(조사이모삼)

그러면 너희들에게 아침에 네 개씩 주고 저녁에 세 개씩 주면

足乎(족호)

만족하겠느냐?라고 말하였다.

衆狙皆伏而喜(중저개복이희)

그러자 여러 원숭이들이 일제히 엎드려 기뻐했다.

物之以能鄙相籠(물지이능비상농)

대체로 물건을 가지고 지혜 있는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을 농락하는 것은

皆猶此也(개유차야)

모두 이와 같다.

聖人以智籠羣愚(성인이지농군우)

성인이 자기의 지혜로 여러 어리석은 사람을 농락하는 것도

亦猶狙公之以智籠衆狙也(역유저공지이지농중저야)

마치 저공이 지혜로 여러 원숭이를 농락하는 것과 같다.

名實不虧(명실부휴)

명과 실의 이즈러짐은 없다.

(아침에 세 개를 주고 저녁에 네 개씩 주는 것이나,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는 것이나 전체 숫자에 있어서 일곱 개인 것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

使其喜怒哉(사기희노재)

그 부림에 기뻐하고 성을 내도다.

( 그렇게 함으로써 원숭이의 기분을 기쁘게도 할 수 있고

성을 내게도 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