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子 周穆王編 [ 1 ] 물질적 시간을 정신적 시간화 해야 한다
列子 周穆王編 [ 1 ] 물질적 시간을 정신적 시간화 해야 한다
周穆王時(주목왕시) 西極之國(서극지국) 有化人來(유화인내)
주나라 목왕 때 서극의 나라에서 조화를 부리는 사람이 왔었다.
入水火(입수화) 貫金石(관금석) 反山川(반산천)
그는 물과 불 속에도 들어가고, 쇠와 돌도 꿰뚫고, 산과 냇물도 뒤엎고,
移城邑(이성읍) 乘虛不墜(승허부추)
성읍도 옮겨 놓고, 허공을 타고 다녀도 떨어지지 않았고,
觸實不[石+亥].(촉실부애) 千變萬化(천변만화)
실물을 건드려도 아무 거침이 없어, 그의 천번만번 변하는 모습을
不可窮極(부가궁극)
다 헤아려 알 수 없었다.
旣已變物之形(기이변물지형) 又且易人之慮(우차역인지려)
이처럼 이미 물건의 형상을 변화시킬 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바꿔 놓았다.
穆王敬之若神(목왕경지야신) 事之若君(사지야군)
그러자 목왕은 그를 신같이 존경하였고, 임금의 임금처럼 받들었다.
推路寢以居之(추노침이거지)
마침내는 사람들이 드나들지 못하는 자기의 비밀스런 궁궐 안에
한 채의 저택을 내주어 그곳에 거처하게 하고,
引三牲以進之(인삼생이진지)
소와 양과 돼지고기를 가져다 대접하고,
選女樂以娛之(선녀낙이오지)
여자 악사들을 뽑아다 그를 즐겁게 해주었다.
化人以爲王之宮室卑陋(화인이위왕지궁실비누) 而不可處(이부가처)
그러나 그 조화를 부리는 사람은, 왕의 궁실은 너무 누추하여 거쳐할 수 없고,
王之廚饌腥螻而不可饗(왕지주찬성루이부가향)
왕의 음식은 나쁜 냄새가 나서 먹을 수 없고,
王之嬪御羶惡而不可親(왕지빈어전악이부가친)
왕의 여자들은 냄새가 나서 가까이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穆王乃爲之改築(목왕내위지개축)
그래서 목왕은 그를 위하여 궁실을 고쳐 짓기로 했다.
土木之功(토목지공) 赭堊之色(자악지색)
마침내 대단한 토목공사가 끝났고 그곳에 빨간 색과 하얀 색을 칠하였다.
無遺巧焉(무유교언)
그것을 짓기에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
五府爲虛(오부위허) 而台始成(이태시성)
관청의 재물이 동이 날 정도의 재력을 소모하고서야 비로소 완성이 되었다.
其高千仞(기고천인) 臨終南之上(림종남지상)
그 높이는 천 길이 되어 수도의 종남산을 바라볼 만하였다.
號曰中天之台(호왈중천지태)
그것을 종천대라고 이름 지었다.
簡鄭衛之處子娥媌靡曼者(간정위지처자아묘미만자)
미인이 많기로 이름난 정나라와 위나라의 요염하고 여린 처녀들을 뽑아서
離芳澤(리방택) 正蛾眉(정아미)
살빛에 윤택이 돌게 하고, 눈썹을 그려 바로잡고,
設笄珥(설계이) 衣阿錫(의아석)
비녀를 꼽고, 귀걸이를 하게하고, 가는 모시로 만든 옷을 입게 하고,
曳齊紈(예제환)
유명한 제나라 비단부채를 들게 하고,
粉白黛黑(분백대흑)
얼굴에 흰 분을 바르고, 눈썹에 검은 색을 칠하게 하고,
珮玉環(패옥환)
옥고리를 허리에 차게 하고,
雜芷若以滿之(잡지야이만지)
향기를 대안에 가득 차게 하고,
奏承云六瑩(주승운륙영)
옛날의 유명한 승운이라 하는 황제의 음악과 육형이라고 하는 제곡의 음악과
九韶晨露(구소신노)
구소라고 하는 순임금의 음악과 신로라고 하는 탕임금의 음악들을 연주하게 하여
以樂之(이낙지) 日月獻玉衣(일월헌옥의)
그의 마음을 즐겁게 하였고, 날마다 은빛 옷을 올리고
旦旦薦玉食(단단천옥식)
진기한 음식을 대접하였다.
化人猶不舍然(화인유부사연)
그러나 그 조화부리는 사람은 시원찮게 여겨
不得已而臨之(부득이이림지) 居亡幾何(거망기하)
마지못해 그 자리에 참석했다가 얼마 안되어
謁王同遊(알왕동유)
임금에게 다른 곳으로 놀러가자고 하였다.
王執化人之祛(왕집화인지거)
왕은 그 조화부리는 사람의 옷소매를 잡고
騰而上看中天迺止(등이상간중천내지)
하늘 중천을 솟아오르자마자
曁及化人之宮(기급화인지궁)
그 조화부리는 이의 궁궐에 도착하게 되었다.
化人之宮構以金銀(화인지궁구이금은)
조화부리는 이의 궁궐은 금과 은으로 기둥을 세우고
絡以珠玉(락이주옥)
구슬과 옥으로 장식하여
出云雨之上而不知下之據(출운우지상이부지하지거)
비와 구름 위에 높이 솟아있어서
그 밑바닥은 무엇에 의지해 세워놓았는지 알 수 없었다.
望之若屯云焉(망지야둔운언)
이 곳을 멀리에서 바라보면 마치 뭉게뭉게 모여있는 구름덩어리와 같았다.
耳目所觀聽(이목소관청)
왕의 귀에 들리는 소리와 눈에 보이는 물건과
鼻口所納嘗(비구소납상)
코와 입으로 맡는 향기와 맛보는 음식물은
皆非人間之有(개비인간지유)
모두가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王實以爲淸都紫微(왕실이위청도자미)
왕은 그곳을 하느님이 살고 있는 말고 깨끗한 자미궁이며,
鈞天廣樂(균천광낙) 帝之所居(제지소거)
천상의 음악을 연주하는 곳이라 생각했다.
王俯而視之(왕부이시지)
왕이 가만히 아래를 굽어 살피니,
其宮榭若累塊積蘇焉(기궁사야누괴적소언)
자기의 궁전은 흙덩어리로 쌓고 나무 쪼가리를 잇대어 지어놓은 것처럼 보였다.
王自以居數十年不思其國也(왕자이거삭십년부사기국야)
왕은 천상에서 수 십 년 동안 살고 있는 것처럼 느꼈지만
자기 나라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化人復謁王同遊(화인복알왕동유)
조화를 부리는 사람은 또 임금에게 다른 곳으로 놀러가자고 하였다.
所及之處(소급지처) 仰不見日月(앙부견일월)
거기에는 가는 곳마다 해와 달도 보이지 않고
俯不見河海(부부견하해)
아래로 굽어보아도 강과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光影所照(광영소조) 王目眩不能得視(왕목현부능득시)
밝은 빛이 비치기는 하지만 너무 밝아서 눈으로 제대로 볼 수가 없었고,
音響所來(음향소내) 王耳亂不能得聽(왕이난부능득청)
소리가 나기는 하지만 너무 높아서 귀가 멍하니 들을 수가 없었고,
百骸六藏(백해륙장) 悸而不凝(계이부응)
오장육부는 울렁거리며 들먹거려 안정되지 않았고,
意迷精喪(의미정상)
마음은 아득하여 정신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請化人求還(청화인구환) 化人移之(화인이지)
왕은 조화를 부리는 사람에게 인간의 세상으로 돌아가자고 하였다.
王若[石+員]虛焉(왕야운허언)
조화를 부리는 사람이 왕을 한번 떠밀자
왕은 훨훨 허공에서 떨어져 내려가는 것 같았다.
旣寤(기오) 所坐猶嚮者之處(소좌유향자지처)
정신을 차리고 깨어보니 자기가 앉아 있는 곳은 자기가 전에 앉아 있던 곳이고,
侍御猶嚮者之人(시어유향자지인)
자기를 시중들고 있는 사람들 역시 좀 전의 그 사람들이었으며,
視其前(시기전) 則酒未淸(즉주미청) 肴未昲(효미비)
자기 앞을 보니 술은 아직 비지 않고 안주도 아직 식지 않고 있었다.
王問所從來(왕문소종내)
왕은 좌우의 신하에게 “내가 지금 어디에 갔다 왔느냐?” 물었다.
左右曰(좌우왈)
신하들이 말하였다.
王黙存耳(왕묵존이)
“아닙니다. 아무 말씀 없이 이곳에 다만 잠자코 계셨습니다.”
由此穆王自失者三月而復(유차목왕자실자삼월이복)
그렇게 왕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잃었다가 3개월 만에야 제 자신으로 되돌아왔다.
更問化人(갱문화인) 化人曰(화인왈)
왕이 다시 조화를 부리는 사람에게 물었다.
吾與王神遊也(오여왕신유야)
“내가 어떻게 가만히 앉아서 하늘나라에 갔다 왔습니까?”
(조화를 부리는 사람이 대답하였다.)
形奚動哉(형해동재)
“내가 임금님과 같이 우리 두 사람의 정신이 놀고 왔습니다.
그러니 우리 형체야 어찌 움직였겠습니까.
且曩之所居(차낭지소거)
그 뿐만 아니라. 아까 임금님께서 천상에 계시던 곳도
奚異王之宮(해리왕지궁)
바로 임금님의 궁전이었고,
曩之所遊(낭지소유) 奚異王之圃(해리왕지포)
아까 임금님께서 놀던 곳도 바로 임금님의 정원이었습니다.
(무엇이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王閒恆疑蹔亡(왕한긍의잠망)
임금님께서는 모든 물건은 항상 존재한다는 생각에
습관이 되어 잠깐 있다가 없어지는 물건을 의심합니다.
變化之極(변화지극)
변화하는 현상은 다 헤아릴 수 없으니,
徐疾之間(서질지간) 可盡模哉(가진모재)
그 이치를 어찌 짧은 시간에 다 체득할 수 있겠습니까.”
王大悅(왕대열) 不恤國事(부휼국사)
왕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였다. 이로부터 왕은 나라 일도 생각하지 않고,
不樂臣妾(부낙신첩) 肆意遠遊(사의원유)
충신과 총비도 좋아하지 않고, 마음 내키는 대로 먼 곳에 가서 놀고,
命駕八駿之乘(명가팔준지승)
준마 여덟 마리가 끄는 수레를 탔다.
右服**騮而左綠耳(우복**류이좌녹이) [右服騮而左綠耳]
오른 편에는 화류라는 말에 멍에를 메우고, 왼편에는 녹의란 말에 멍에를 메우고,
右驂赤驥而左白[減+木](우참적기이좌백침)
또 그 말 오른편에는 적기라는 말로 그 옆에서 수레를 끌게 하고
왼편에는 백의라는 말을 그 옆에서 수레를 같이 끌게 하였다.
主車則造父爲御(주거즉조부위어)
이 수레를 몰 때는 조보라는 사람이 조종을 하고,
****爲右(****위우) 次車之乘(차거지승)
태병이라는 사람은 그 오른편에서 조수 노릇을 하게 하였다.
右服渠黃而左踰輪(우복거황이좌유륜)
또 그 다음 수레에도 오른 편에는 거황이란 말에 멍에를 메우고,
왼편에는 유륜이란 말에 멍에를 메우고,
左驂盜驪而右山子(좌참도려이우산자)
또 그 말 왼편에는 도려라는 말을 그 옆에서 수레를 같이 끌게 하고,
오른편에는 산자라는 말을 그 옆에서 수레를 같이 끌게 하였다.
柏夭主車(백요주거) 參百爲御(삼백위어)
백요가 주로 이 수레를 몰 때에는 참백이란 사람이 조종을 하고,
奔戎爲右(분융위우) 馳驅千里(치구천리)
분융이란 사람은 그 오른편에서 조수노릇을 하게 했다.
至於巨[艹+鬼]氏之國(지어거수씨지국)
목왕이 이 여덟 마리 준마가 끄는 수레를 타고 하루동안 천리씩 몰아가서
서융 땅에 있는 거수씨의 나라에 도착하였다.
巨蒐[艹+鬼]氏乃獻白鵠之血以飮王(거수씨내헌백곡지혈이음왕)
거수씨는 흰따오기의 피를 왕에게 바쳐 마시게 하고,
具牛馬之湩以洗王之足(구우마지동이세왕지족) 及二乘之人(급이승지인)
소와 말의 젖을 짜서 왕의 발과 앞뒤 마차에 탄 사람의 발까지 씻어주었다.
已飮而行(이음이항) 遂宿於昆侖之阿(수숙어곤륜지아)
왕은 그 피를 마시고 다시 길을 떠나 마침내는 곤륜산의 언덕,
赤水之陽(적수지양)
적수의 남쪽에서 묵게 되었다.
別日升昆侖之丘(별일승곤륜지구) 以觀黃帝之呂(이관황제지려)
그 다음날 곤륜산의 언덕에 올라가서 황제의 궁전을 바라보고
而封之(이봉지) 以詒後世(이이후세)
제사를 지내어 그 이름을 후세에 남기고,
遂賓於西王母觴於瑤池之上(수빈어서왕모상어요지지상)
마침내는 서왕모를 만나 요지 위에서 술을 마셨다.
西王母爲王謠(서왕모위왕요) 王和之(왕화지)
서왕모는 왕을 위하여 노래를 부르고 왕은 그에 화답을 하니,
其辭哀焉(기사애언)
그 가사가 매우 애처로웠다.
乃觀日之所入(내관일지소입) 一日行萬里(일일항만리)
다시 길을 떠나 해가 떨어지는 곳을 바라보며 하루에 만리씩 갔다.
王乃歎曰(왕내탄왈)
왕은 탄식하며 말하였다.
於乎(어호) 予一人不盈於德而諧於樂(여일인부영어덕이해어낙)
“아! 내 덕이 차지 못하여 나 한 사람만 이렇게 즐겁게 지내니,
後世其追數吾過乎(후세기추삭오과호)
후세 사람들이 두고두고 나의 허물을 책망할 것이다.”
穆王幾神人哉(목왕기신인재)
목왕은 신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
能窮當身之樂(능궁당신지낙)
그는 자기 자신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면서
猶百年乃徂(유백년내조)
오히려 백년동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世以爲登假焉(세이위등가언)
세상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목왕이 이미 죽어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