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子 湯問編 [ 8 ] 주목왕(周穆王)이 낙원(樂園)을 다녀오다.
列子 湯問編 [ 8 ] 주목왕(周穆王)이 낙원(樂園)을 다녀오다.
禹之治水土也(우지치수토야)
우가 물과 흙을 다스리는 치수사업을 할 때,
迷而失塗(미이실도) 謬之一國(류지일국)
헤매다가 길을 잃고, 잘못하여 어느 한 나라로 갔는데,
濱北海之北(빈북해지북)
거기는 북해(北海)의 북쪽 바닷가로,
不知距齊州幾千萬里(부지거제주기천만리)
중국에서 떨어지기 몇 천만리인지 알 수 없었다.
其國名曰終北(기국명왈종북)
그 나라의 이름을 종북이라고 하는데,
不知際畔之所齊限(부지제반지소제한)
국경의 한계가 어디인지를 모른다.
無風雨霜露(무풍우상노)
바람도 비도 서리도 이슬도 없고,
不生鳥獸蟲魚草木之類(부생조수충어초목지류)
새나 짐승이나 벌레나 물고기나 풀이나 나무 종류도 살지 않는다.
四方悉平(사방실평) 周以喬陟(주이교척)
사방이 모두 평지이고, 둘레에 높은 산이 겹쳐서 모여 있다.
當國之中有山(당국지중유산)
나라의 한 가운데에는 산이 있는데,
山名壺領(산명호령) 狀若甔甀(상야담추)
산의 이름은 호령(壺領)인데, 생김새가 토지를 굽는 가마와 같다.
頂有口(정유구) 狀若員環(상야원환)
산마루에 구멍이 있는데, 생김새는 둥근 고리와 같고,
名曰滋穴(명왈자혈)
이름하여 자혈(滋穴)이라고 한다.
有水湧出(유수용출) 名曰神瀵(명왈신분)
물이 있어 용솟음쳐 나오는데, 이름하여 신분(神瀵)이라 하고,
臭過蘭椒(취과난초)
그 향기는 난초(蘭草)나 산초(山椒)보다 좋으며,
味過醪醴(미과료례)
그 맛은 술이나 감주보다 더 낫다.
一源分爲四埒(일원분위사랄) 注於山下(주어산하)
한 근원에서 갈리어 네갈래가 되어, 산 아래로 흐르는데,
經營一國(경영일국) 亡不悉遍(망부실편)
나라전체를 돌면서 흘러, 모두 두루 미치지 않는 데가 없다.
土氣和(토기화) 亡札厲(망찰려)
땅의 기운이 균등하여, 병으로 죽는 일도 없다.
人性婉而從(인성완이종)
사람의 성품도 깨끗하고 곧아서,
物不競不爭(물부경부쟁)
사물에 따라 다투거나 싸우지 않는다.
柔心而弱骨(유심이약골)
부드러운 마음이 약곡이며,
不驕不忌(불교불기)
교만하지 않고 꺼리지도 않는다.
長幼儕居(장유제거)
어른과 어린 아이가 평등하게 살며,
不君不臣(부군부신)
임금 노릇도 하지 않고 신하 노릇도 하지 않는다.
男女雜遊(남녀잡유)
남자와 여자가 섞여서 함께 놀며,
不媒不聘(불매불빙)
중매를 서거나 아내로 맞이하지 않는다.
緣水而居(연수이거) 不耕不稼(불경불가)
물에 의하여 살며, 밭 갈고 농사짓지 않는다.
土氣溫適(토기온적)
땅 기운이 따뜻하고 알맞아서,
不織不衣(부직불의)
옷감을 짜거나 옷을 입지 않는다.
百年而死(백년이사) 不夭不病(불요불병)
백년 정도 살며, 일찍 죽거나 병들지 않는다.
其民孶阜亡數(기민자부망삭)
그 백성은 왕성하게 불어나서 수를 헤아릴 수 없다.
有喜樂(유희낙)
기쁘고 즐거움만 있으며,
亡衰老哀苦(망쇠노애고)
쇠하여 늙거나 쇠퇴하여 괴로운 일도 없다.
其俗好聲(기속호성)
그 풍속은 음악을 좋아하여,
相攜而迭謠(상휴이질요)
서로 손을 잡아 이끌면서 함께 노래하여,
終日不輟音(종일불철음)
날이 저물도록 음악을 그치지 않는다.
飢惓則飮神瀵(기권즉음신분)
배고프거나 지치면 산정(山頂)의 샘을 마시면서,
力志和平過則醉(역지화평과즉취)
체력과 심지(心志)가 화평해지고 지나치게 마시면 취하는데,
經旬乃醒(경순내성)
열흘 정도 지나서야 깨어난다.
沐浴神瀵(목욕신분) 膚色脂澤(부색지택)
산정의 샘물에 목욕하여, 피부의 색깔이 기름지고 윤택하며,
香氣經旬乃歇(향기경순내헐)
그 향기는 열흘이 지나서야 겨우 없어진다.
周穆王北遊(주목왕북유)
주나라 목왕(穆王)은 북쪽을 유력(遊歷)하여,
過其國(과기국) 三年忘歸(삼년망귀)
그 나라를 지나기, 3년 동안에 돌아올 것을 잊어 버렸다.
旣反周室(기반주실) 慕其國(모기국)
이미 주왕실로 돌아와서도, 그 나라를 그리워하며,
口然自失(구연자실) 不進酒肉(부진주육)
뜻을 잃고 멍청해져서, 술과 고기를 가까이 하지 않고,
不召嬪御者數月(부소빈어자삭월) 乃復(내복)
궁녀들을 불러들이지 않기를 몇 달이 지나서야, 겨우 회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