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子 力命編 [ 9 ]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列子 力命編 [ 9 ]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楊布問曰(양포문왈)
양포가 물었다.
有人於此(유인어차) 年兄弟也(년형제야)
“여기 사람이 있는데, 나이도 비슷하고,
言兄弟也(언형제야) 才兄弟也(재형제야)
말도 비슷하고, 재주도 비슷하고,
貌兄弟也(모형제야)
생김새도 비슷합니다.
而壽夭父子也(이수요부자야)
그렇지만 죽는 나이에는 큰 차이가 있고,
貴賤父子也(귀천부자야) 名譽父子也(명예부자야)
귀하고 천한 데에도 큰 차이가 있고, 명예에도 큰 차이가 있고,
愛憎父子也(애증부자야) 吾惑之(오혹지)
사랑과 미움에도 큰 차이가 있어, 나는 거기에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楊子曰(양자왈)
이에 대해 양자가 말하였다.
古之人有言(고지인유언) 吾嘗識之(오상식지)
“옛 사람이 한 말이 있다. 내 일찍이 그것을 알고 있으니,
將以告若(장이고야)
너에게 그것으로써 알려 주고자 한다.
不知所以然而然(부지소이연이연) 命也(명야)
까닭을 알지 못하는 사태는, 모두 운명이라고 했다.
今昏昏昧昧(금혼혼매매) 紛紛若若(분분야야)
지금 분명하지 않은 대로, 가지가지의 일이 차례로,
隨所爲(수소위) 隨所不爲(수소부위)
혹은 유위(有爲)하고, 혹은 무위(無爲)한 가운데,
日去日來(일거일내) 孰能知其故(숙능지기고)
날로 가고 날로 오는 것도, 누가 능히 그 까닭을 알 수 있겠느냐,
皆命也(개명야)
모두가 운명인 것이다.
夫信命者亡壽夭(부신명자망수요)
대저 운명을 믿는 사람에게는 장수와 단명이 문제될 것이 없고,
信理者亡是非(신리자망시비)
이치를 믿는 사람에게는 옳고 그름이 문제될 것이 없고,
信心者亡逆順(신심자망역순)
마음을 믿는 사람에게는 거스르고 순종함이 문제될 것이 없고,
信性者亡安危(신성자망안위)
성(性)을 믿는 사람에게는 편안함과 위태로움이 문제될 것이 없다.
則謂之都亡所信(즉위지도망소신)
곧 이것을 모두 믿는 것이 없고 모두 믿지 않는 것이 없는,
都亡所不信(도망소불신)
곧 믿고 안 믿고를 초월한 절대적인 신뢰라고 한다.
眞矣(진의) 慤矣(각의)
다만 진실일 뿐이다.
奚去奚就(해거해취)
그러니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奚哀奚樂(해애해낙)
무엇을 슬퍼하고 무엇을 즐거워할 것인가.
奚爲奚不爲(해위해불위)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가.
黃帝之書云(황제지서운)
황제의 글에 이르기를,
至人居若死(지인거야사)
‘도리를 깨달은 사람은 사는 것이, 죽는 것과 같고,
動若械(동야계)
움직이는 것이 기계와 같다.’고 하였다.
亦不知所以居(역부지소이거) 亦不知所以不居(역부지소이불거)
또한 사는 까닭을 알지 못하고, 또한 살지 않는 까닭을 알지 못하며,
亦不知所以動(역부지소이동)
또한 움직이는 까닭을 알지 못하고,
亦不知所以不動(역부지소이부동)
또한 움직이지 않는 까닭을 알지 못한다.
亦不以衆人之觀易其情貌(역부이중인지관역기정모)
또한 많은 사람이 보는 것으로써 심신의 상태를 바꾸지 않고,
亦不謂衆人之不觀不易其情貌(역부위중인지부관부역기정모)
또한 많은 사람이 보지 않는다고 하여 그 심신의 상태를 바꾸지 않는다.
獨往獨來(독왕독내) 獨出獨入(독출독입)
운명을 믿고 홀로 가고 홀로 오며, 홀로 나가고 홀로 들어온다.
孰能得之(숙능득지)
누가 그것을 가로 막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