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楊朱編 [ 1 ] 죽은 뒤를 위해서입니다.

강병현 2016. 9. 19. 20:39

列子 楊朱編 [ 1 ] 죽은 뒤를 위해서입니다.

 

楊朱遊於魯(양주유어노)

양주가 노나라에서 유력할 때,

舍於孟氏(사어맹씨) 孟氏問曰(맹씨문왈)

맹씨의 집에서 묵었는데, 맹씨가 물었다.

人而已矣(인이이의) 奚以名爲(해이명위)

중요한 것은 인생 그것뿐인데, 무엇 때문에 명예를 추구하는 것입니까?”

()

양주가 대답하였다.

以名者爲富(이명자위부)

명예를 추구하는 것은 부유해지기 위해서입니다.”

旣富矣(기부의) 奚不已焉(해부이언)

이미 부유해 지고도, 마지않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曰爲貴(왈위귀)

양주가 또 대답하였다. “고귀한 지위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旣貴矣(기귀의) 奚不已焉(해부이언)

이미 고귀해 지고도, 마지않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曰爲死(왈위사)

양주가 또 대답하였다. “죽은 뒤를 위해서입니다.”

旣死矣(기사의) 奚爲焉(해위언)

이미 죽어 버렸는데, 무엇 때문에 추구합니까?”

曰爲子孫(왈위자손)

양주가 대답하였다. “자손을 위해서 입니다.”

名奚益於子孫(명해익어자손)

명예가 어찌하여 자손에게 유의하다는 것입니까?”

()

양주가 또 대답하였다.

名乃苦其身(명내고기신) 燋其心(초기심)

명예는 곧 그 몸을 괴롭히고, 그 마음을 애태우게 하지만,

乘其名者澤及宗族(승기명자택급종족)

그 명예를 타면 혜택은 한 종족에 미치고,

利兼鄕黨(리겸향당)

이익은 향리(鄕里)에 고루 퍼지거늘,

况子孫乎(황자손호)

하물며 자손에게 있어서이겠습니까?”

凡爲名者必廉廉斯貧(범위명자필렴렴사빈)

무릇 명예를 위하는 사람은 반드시 청렴하고, 청렴하면 이에 빈궁해집니다.

爲名者必讓(위명자필양)

명예를 위하는 사람은 반드시 사양(辭讓)해 지고,

讓斯賤(양사천)

사양하면 이에 비천해집니다.

曰管仲之相齊也(왈관중지상제야)

양주가 또 대답하였다. 관중은 제나라의 제상이 되어,

君淫亦淫(군음역음)

군주가 음란하면 함께 음란하고,

君奢亦奢(군사역사)

군주가 사치하면 따라서 사치하였습니다.

志合言從(지합언종)

뜻에 맞추고 말을 따르면서,

道行國霸(도항국패)

도가 행해져서 국가는 패자가 되었습니다.

死之後(사지후)

그러나 죽은 뒤에는,

管氏而已(관씨이이)

관씨 당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田氏之相齊也(전씨지상제야)

그런데 전씨가 제나라의 재상이 되어서는,

君盈則己降(군영즉기강)

군주가 교만하면 자신은 굽히고,

君斂則己施(군렴즉기시)

군주가 백성에게서 조세를 많이 거두어들이면,

자신은 백성들에게 혜택을 베풀었습니다.

民皆歸之(민개귀지)

그래서 백성들은 모두 그에게 귀의하였으니,

因有齊國(인유제국)

그것으로 인하여 제나라를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子孫享之(자손향지)

그리하여 그 자손들도 그것을 누려,

至今不絶(지금부절)

지금에 이르기까지 끊이지 아니합니다.”

孟氏曰(맹씨왈)

이에 맹씨가 다시 말했다.

若實名貧(야실명빈)

그렇다면 진실한 명예는 빈궁해 지고,

僞名富(위명부)

허위의 명예는 부유해 지는군요.”

()

양주가 이에 대답하였다.

實無名(실무명) 名無實(명무실)

진실에는 명예가 없고,

名者(명자) 僞而已矣(위이이의)

명예에는 진실이 없습니다.”

昔堯舜僞以天下讓許由善卷(석요순위이천하양허유선권)

옛날에 요순이 허위로 천하를

허유(許由)와 선권(善卷)에게 선양(禪讓)하려 하였고,

而不失天下(이부실천하) 享祚百年(향조백년)

그리하여 천하를 잃지 않고, 제위를 누리기 백년이었습니다.

伯夷叔齊實以孤竹君讓(백이숙제실이고죽군양)

백이와 숙제는 진실로 고죽국(孤竹國)의 군주를 사양하였고,

而終亡其國(이종망기국)

그리고는 마침내 그 나라를 잃고,

餓死於首陽之山(아사어수양지산)

수양산에 들어가 굶어 죽었습니다.

實僞之辯(실위지변) 如此其省也(여차기생야)

진실과 허위의 논의는, 이와 같이 잘 살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