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子 楊朱編 [ 12 ] 그 조상을 욕되게 한 단목숙(端木叔)
列子 楊朱編 [ 12 ] 그 조상을 욕되게 한 단목숙(端木叔)
衛端木叔者(위단목숙자) 子貢之世也(자공지세야)
위나라의 단목숙은, 자공의 후손이다.
藉其先貲(자기선자) 家累萬金(가누만금)
그 조상의 유산의 혜택으로, 집에 만금을 쌓아 두고,
不治世故(부치세고) 放意所好(방의소호)
세속의 일은 돌보지 않고, 좋다고 생각하는 일은 마음먹은 대로 행하였다.
其生民之所欲爲(기생민지소욕위)
일반 사람들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이나,
人意之所欲玩者(인의지소욕완자)
사람이 즐기고 싶어 하는 것은,
無不爲也(무불위야) 無不玩也(무불완야)
하지 못하는 것이 없고, 즐기지 않는 것이 없었다.
牆屋台榭(장옥태사)
담장을 둘러친 저택이나 높은 대위에 세운 정자,
園囿池沼(원유지소)
정원이나 연못,
飮食車服(음식거복) 聲樂嬪御(성낙빈어)
음식이나 수레와 복장, 음악이나 애첩 등은,
擬齊楚之君焉(의제초지군언)
제나라나 초나라의 군주에 비길 만하였다.
至其情所欲好(지기정소욕호) 耳所欲聽(이소욕청)
그가 감정으로 즐기고자 하는 것이나, 귀로 듣고자 하는 것이나,
目所欲視(목소욕시) 口所欲嘗(구소욕상)
눈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나, 입으로 맛보고자 하는 것에 이르러서는,
雖殊方偏國(수수방편국)
비록 이방인 먼 나라의 것이나,
非齊土之所産育者(비제토지소산육자)
중국 땅에서는 생산되지 않고 사육되지 않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無不必致之(무불필치지)
반드시 그것을 구하지 못하는 일이 없기는,
猶藩牆之物也(유번장지물야) 及其遊也(급기유야)
마치 자기 집 담장안의 것과 같았다. 그가 노니는 데에 미쳐서는,
雖山川阻險(수산천조험) 塗徑修遠(도경수원)
비록 산천이 험조(險阻)하고, 그 거리가 멀다고 하더라도,
無不必之(무불필지)
반드시 가지 못하는 일이 없기는,
猶人之行咫步也(유인지항지보야)
마치 지척의 가까운 곳을 가는 것과 같았다.
賓客在庭者日百住(빈객재정자일백주)
그 집에 머무는 빈객은 백으로 헤아렸고,
庖廚之下(포주지하) 不絶煙火(부절연화)
주방(廚房) 아래에서는, 불과 연기가 끊어지지 않았고,
堂廡之上(당무지상) 不絶聲樂(부절성낙)
응접실 위에서는, 음악 소리가 끊어지지가 않았다.
奉養之餘(봉양지여) 先散之宗族(선산지종족)
자기 생활에 쓰고 남는 것은, 먼저 한 집안 일가들에게 나누어 주었고,
宗族之餘(종족지여) 次散之邑里(차산지읍리)
집안 일가에게 주고 남은 것은, 향리(鄕里)에 나누어 주었고,
邑里之餘(읍리지여) 乃散之一國(내산지일국)
향리에 나누어 주고 남은 것은, 한 나라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行年六十(항년륙십) 氣干將衰(기간장쇠)
나이 60살이 되어, 기력이 차차 쇠약해지니,
棄其家事(기기가사)
그는 집안일을 버리고,
都散其庫藏珍寶車服妾媵(도산기고장진보거복첩잉)
창고 안에 간직하였던 모든 진기한 보물과 수레와 의복과 사랑하던 애첩들을 흩어,
一年之中盡焉(일년지중진언)
1년 동안에 다 없애고,
不爲子孫留財(부위자손류재) 及其病也(급기병야)
자손들을 위해서는 재물을 남겨 두지 않았다. 그가 병에 드니,
無藥石之儲(무약석지저) 及其死也(급기사야)
약이나 침을 맞을 돈이 없고, 그가 죽음에 이르러서는,
無瘞埋之資(무예매지자) 一國之人(일국지인)
매장할 돈이 없었다. 그 나라 사람으로서,
受其施者(수기시자) 相與賦而藏之(상여부이장지)
그의 베픎을 받은 사람들이, 돈을 거두어 그를 장사 지내고,
反其子孫之財焉(반기자손지재언)
그 자손들의 재산을 돌려주었다.
禽骨釐聞之曰(금골리문지왈)
금골리(禽骨釐)는 그 이야기를 듣고 말 하였다.
端木叔狂人也(단목숙광인야) 辱其祖矣(욕기조의)
“단목숙은 광인(狂人)으로, 그 조상을 욕되게 하였다.”
段干生聞之曰(단간생문지왈)
그러나 단간생은 그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말 하였다.
端木叔達人也(단목숙달인야) 德過其祖矣(덕과기조의)
“단목숙은 통달한 사람으로, 덕이 그의 조상을 앞섰다.
其所行也(기소항야) 其所爲也(기소위야)
그의 소행(所行)이나, 그의 소위(所爲)는,
衆意所驚(중의소경) 而誠理所取(이성리소취)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것으로서, 도리에 성실한 사람이었다.
衛之君子多禮敎自持(위지군자다례교자지)
위나라의 군자는 많이 예교로써 스스로를 지녀,
固未足以得此人之心也(고미족이득차인지심야)
본래부터 그것으로써 단목숙의 마음을 체득하기에 족하지 못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