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만들기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 헤셔웨이 회장

강병현 2007. 8. 1. 12:42
 투자회사인 버크셔 헤셔웨이의 회장 겸 CEO(최고경영자)인 워렌 버핏(77)에게는 ‘현존하는 최고의 주식투자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뉴욕에서 2000㎞나 떨어진 미 중부 네브래스카 주의 오마하에 살면서도 월가의 흐름을 꿰뚫고 있다며 ‘오마하의 현인’이라고도 불린다. 그는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최고의 부자 랭킹에서 늘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갑부이기도 하다.


매년 5월이 되면 오마하에는 ‘작은 축제’가 벌어진다. 버크셔 헤셔웨이 주주총회가 벌어지는 기간이다. 전 세계 언론들은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세밀하게 보도한다. 올해도 버크셔 헤셔웨이의 주총은 그렇게 진행됐다.


◆예측 가능한 가치주에 투자하라= 왜 이처럼 사람들은 버핏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 비결은 바로 경이적인 투자 수익률에 있다. 그는 지난 40여 년간 연평균 25%의 수익을 내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선 가히 전설적인 성적이다.


아무리 뛰어난 펀드 매니저라 하더라도 몇 년 반짝 시장(주가지수)을 뛰어넘는 수익을 낼 수는 있지만 이처럼 장기간 높은 수익을 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다.


버핏은 1957년 단돈 100달러를 시작으로 현재 약 440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을 보유한 세계 제2위의 부호다. 투자의 역사 속에서 주식투자만으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사람은 이제까지 없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가치투자다. 가치투자의 핵심은 내재가치보다 싼 주식을 미리 사서 제 가격에 오를 때까지 보유하는 것이다. “10년 동안 갖고 있을 주식이 아니라면 단 10분이라도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버핏의 투자종목 선정 원칙은 ▲이해할 수 있는 산업 분야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 ▲정직하고 유능한 경영진 ▲낮은 가격 등으로 요약된다. 그는 잘 알 수 없는 기업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닷컴 거품이 한창일 때에도 전통 제조업체 주식만을 고집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역량 내에 있는 기업들만 제대로 평가한다면 주식투자에서 실패할 확률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주식은 크게 가치주와 성장주로 나눌 수 있다. 가치주는 대체로 실적(수익성)이나 보유자산에 비해 기업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됨으로써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이다. 성장성은 높지 않지만 기업 내용이 안정적이면서 배당도 많이 하는 기업이다. 이에 비해 성장주는 보유자산이 많지 않고 수익성 또한 대규모 투자 등으로 떨어지지만 앞으로 큰 폭으로 회사가 커갈 가능성이 있는 회사다.


가치 투자자들은 주식의 단기 등락과 상관없이 시장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매입해서 장기간 보유하는 전략을 취한다. 따라서 기술적 분석(차트)에 대한 의존도는 낮다.


버핏의 종목 선정기준은 주당 순이익(EPS) 성장기법, 자기 자본 이익률 기법을 들 수 있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주가를 수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으면서 EPS 증가율은 높은 종목이 투자 대상이다. 이렇게 선정한 아메리칸익스프레스나 질레트 같은 주식은 그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 주었다.


◆부자가 되려면 = 그는 올 버크셔 헤셔웨이 주총에서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어요’라는 한 소녀의 질문에 “벌어들인 이상으로 소비하지 마라”고 대답했다. 예전엔 신용카드를 쓰지 마라고 한 적도 있다. 세계적인 갑부 치고는 싱거운 답이지만 이는 사실 그의 인생 철학이기도 하다.


버핏은 하버드 MBA의 경영수업 학생들에게 “돈이 아무리 많아도 결국 사람의 행복은 자신이 사랑하고 또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또 좋아하는 일을 택하면 성공은 자연히 따라온다고도 했다. 매일 회사와 일상에서 누리는 만족감과 행복감은 성공적인 투자를 통한 갑부의 근원이기도 했다. 버핏은 지난해 그의 아내 수전 버핏이 사망하자 유산 25억 달러를 전액 사회에 기부했다.


평소 “내가 죽으면 재산 중 1%를 아내에게 물려주고 나머지는 내 이름을 딴 재단에 기부하며 세 자녀에게는 한 푼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억만장자인 그는 1958년 고향에서 3만1500달러(3500만 원 상당)를 주고 산 집에서 계속 살고 있으며 고급 레스토랑보다 맥도날드 햄버거와 코카콜라를 더 즐긴다고 한다. 오래된 중고 자동차를 직접 몰고 다니고, 동네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는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는 데는 이 같은 소박한 삶을 즐기는 인생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증권부 차장>

2007년 05월 14일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