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여행

제우스와 이오

강병현 2008. 6. 25. 15:09
 

제우스와 이오


 

Jupiter and Io

1531-32, Oil on canvas, 163,5 x 70,5 cm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천하의 바람꾼 제우스를 남편으로 둔 여신 헤라는

어느날, 갑자기 날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고,

이것은 필시 남편 제우스가 또 어떤 수작(?)을 부리고는

그것을 감추기 위해 구름을 일으킨 것이라고 생각했다.

헤라는 구름을 헤치고 보니 남편은 

잔잔한 강가에 있고, 그 곁에는 아름다운 송아지 한 마리가 서있었다.

헤라는 이 암송아지 속에 분명히 인간의 모습을 한

아름다운 님프가 숨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암송아지는 강의 신 이나코스의 딸 '이오'였다.

제우스는 이오를 유혹하여 검은 구름으로 주위를 덮은 뒤

관계를 맺고는 헤라의 눈을 속이기 위하여 암소로 변신시켰다.

 헤라는 제우스가 또 바람을 피운 것을 눈치챘으나

모른 척하고 암소를 선물로 달라고 하였다

제우스는 헤라의 요구를 거절하면 더 의심을 살 것 같아 암소를 건네주었다.

 

 

Giuseppe Cades - 제우스, 헤라, 이오

 

헤라는 100개의 눈을 가진 거인 아르고스(Argos)에게 암소를 감시하도록 맡겼다.

아르고스는 잠을 잘 때도 2개의 눈만 감고

나머지 눈은 뜨고 있었으므로 아무도 그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이오는 팔을 내밀고 아르고스에게 결박을 풀어달라고 애원하였으나..

소의 울음소리였다.

아버지와 자매들을 보고 그 곁으로 가면 그들은 이오의 등을 쓰다듬으며

아름다운 소라고 감탄할 뿐이었다. 

아버지가 손을 내밀고 한 다발의 풀을 먹여주자 이오는 그의 손을 핥았다. 이오는 자기가 누구인가를 아버지에게 알리고 싶었다.

궁리 끝에 이오는 글씨를 쓸 생각을 하고, 자기 이름을 발굽으로 모래 위에 썼다.

아버지 이나코스는 글씨를 알아보았다. 

그는 오랫동안 애타게 찾아 헤매던 딸이 이같이 암송아지로 변신한 것을 알아차리고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으므로 딸의 목을 끌어안으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오, 내 딸아, 오히려 너를 아주 잃는 편이 덜 애통스러웠을 것 같구나"


루벤스 - 아르고스를 잠재우는 헤르메스


제우스는 이렇듯 자기 애인이 고통 받고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편치 못했다.

그래서 그는 헤르메스를 불러 아르고스를 물리치라고 명령했다.

헤르메스는 서둘러 발에는 날개가 달린 신을 신고,

머리에는 모자를, 손에는 잠이 오게 하는 지팡이를 짚고서

천상의 탑으로부터 지상으로 뛰어내렸다.


Mercury, Argus and Io

Oil on canvas, 1630

Mauritshuis, The Hague, Netherlands

Jacob van Campen (Dutch Baroque painter , 1595-1657)


지상에 내린 그는 날개를 떼어내고 지팡이만 손에 든 채

양치는 사람의 모습으로 변장했다.

그는 이리저리 양떼를 몰면서 피리를 불었다.

그것은 시링크스, 또는 판이라고 하는 피리였다.

이제까지 그와 같은 악기를 본 적이 없는 아르고스는

그 피리소리에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달콤한 음율에 취해 마침내 거인의 눈 백 개가 모두 감기게 된다.

헤르메스는 즉시 칼로 거인의 목을 베었고,

이리하여 제우스는 자기 애인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한편 주노 연신은 아르고스의 죽음을 보고서

눈을 빼내어 여신이 아끼는 동물인 공작새에 달아 주었다.

그때부터 공작새의 날개에는 눈처럼 생긴 문양이 생겼다는 전설...


 

RUBENS, Pieter Pauwel

Juno and Argus

1611, Oil on canvas, 249 x 296 cm

Wallraf-Richartz Museum, Cologne


AMIGONI, Jacopo

1730-32 Juno Receiving the Head of Argos

아르고스의 머리를 받는 주노 여신


한편 헤라의 복수심은 더욱더 불타올랐다.

그녀는 이오를 괴롭히기 위해 한 마리의 등에를 보냈다.

이오는 이 등에의 추적을 피하기 위하여

온 세계를 떠돌아다녔다.

이오는 이오니아해를 헤엄쳐 달아났다.

그런 까닭에 이오의 이름을 따서 이바다를 이오니아해라고 명명한 것이다.

이어 이오는 일리리이 평야를 방황하고,

하이모스산에 오르고, 트라키아 해협을 횡단하고.

마침내 네일로스강(나일강) 기슭에 이르렀다.

일이 이 지경에 이르자 마침내 제우스가 나서서 앞으로 이오와의 관계를 끊겠다고 약속했으므로 헤라는 이오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리는데 동의했다.

제우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에파포스는 소의 신 아피스로 추앙받는다.

남자하나 잘못 만나 무지 고생한 이오!

여자는 남자를 잘 만나야해~


John Hoppner, 주피터와 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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