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여행

키르케Circe..마녀의 유혹

강병현 2008. 9. 2. 18:00

 

키르케 (Circe)

Wright Barker, <circe>

 

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
Circe Invidiosa
 1892, Oil on canvas, 180.7 x 87.4 cm
Art Gallery of South Australia, Adelaide, Australia
 

위의 그림은 질투심으로 독기를 품은 여인의 잔인한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키르케에게 이토록 강렬한 질투심을 불러일으킨 남자는
바다의 신 글라우코스다.
글라우코스는 아름다운 처녀 스킬라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그만 상사병이 났다.
짝사랑에 애가 탄 글라우코스가
사랑의 열병을 이기지 못해 키르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자,
이번에는 엉뚱하게도 사랑의 화살이 키르케에게 꽂혔다.
당황한 글라우코스는 자신의 유일한 사랑은 오직 스킬라뿐임을 못박고
키르케의 구애를 냉정하게 거절했다.
 

질투심에 파랗게 질린 키르케는 스킬라 평소 목욕을 즐기는 연못에

마법의 약을 풀어 그녀를 흉측한 괴물로 만들어 버렸다.

지금 이 장면은 연못에 마법의 약을 붓는 살벌한 키르케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나 연적의 미모를 망치기 위해 눈에 가득 독기를

품고 이를 악무는 키르케의 표정에서 오싹한 한기보다는 에로티시즘의 극치가 느껴진다.

 

 

John Melhuish Strudwick

Circe and Scylla

1886, Oil on canvas
Sudley House, Mossley Hill, Liverpool, Eng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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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우스와 키르케

 

키르케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마녀. 여신·님프라고도 한다.

태양신 헬리오스와 오케아노스의 딸 페르세(또는 페르세이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호메로스에 의하면 전설상의 섬 아이아이아(뒷날 라티움 근교 키르케이곶으로 알려졌다)에서
살았으며 그 소굴에는 마술에 걸려 야수로 변한 사람들로 가득하였다.

 

아서 해커 <Circe>'
 
키르케의 매혹에 뽕간 율리시스의 부하들이 달려들고 있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를 함락하고 고국 이타카로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아들 외눈박이 거인 퀴클롭스 눈을 찔러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 항해가 어려워진다.
이에 오디세우스는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에게 가 태풍을 잠재우지만
부하들로 인해 다시 태풍을 불러 위험에 쳐한다.
항해를 하던 중 오디세우스는 한 섬에 도착하고
그 곳에 사는 마녀 키르케를 만나게 된다.

 

Stuck ' Tilla Durieux as Circe '

 
한 잔씩들 하실라우?
율리시스 부하들에게 미약(마시면 돼지가 된다)을 권하는 키르케의 표정이 압권이다.
 
 
그곳에 표류한 오디세우스는 섬을 탐색하러 내 보낸 부하들이 돼지로 변하지만
자신은 헤르메스신으로부터 받은 약초 덕분에
마술을 피할 수 있었고 또한 부하들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리는 데도 성공하였다. 
그 뒤 그는 키르케와 1년 동안 그 섬에 머물며
그녀와의 사이에서 아들 텔레고노스를 낳았으나
헤시오도스에는 아그리오스와 라티누스 등 두 아들을 낳은 것으로 되어 있다.
아르고 배이야기에는 키르케의 조카인 '메데이아'가 이아손과 함께 이 섬에 들어왔을 때
그 동생 아프시르토스를 살해한 죄를 그녀가 씻어준 것으로 되어 있다.

 

Briton Rivière ' Circe and her Swine '
 
한 잔씩 먹고 돼지로 변한 율리시스의 부하들들..

 

아돌프 모사, Circe, Half covered with Pig, 1905 

 

워터하우스 'Circe Offering the Cup to Ulysses' 
 

 

알몸이 훤희 드러난 옷을 입은 요염한 키르케가 오디세우스에게 마법의 술잔을 내밀며 유혹을 한다.
왼손에 놓이 쳐든 막대기는 마술 지팡이다.
마법의 술에 위한 남자를 이 막대기로 치면 금새 훙측한 돼지로 변해 버린다.
키르케의 발치에 몽롱한 눈을 치뜬 채 널브러져 있는 돼지도 마법에 걸린 희생물이다
율리시스에게도 잔을 권하고 있다. 밑에는 부하들이 돼지로 변해있고...
 
오디세우스를 좋아하게 된 키르케는 그를 자기 옆에 두고 싶어했지만 오디세우스는 그녀를 떠난다..

 

Ulysses and the Sirens, 1891

National Gallery of Victoria at Melbourne.

 

오디세우스는 키르케의 조언으로 밀랍으로 된 귀마개와 몸을 배에 꽁꽁 묶음으로써
샤이렌의 유혹에서 무사히 벗어난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오디세우스 일행은 스킬라, 카리브디스 괴물과 싸우고
헬리오스의 섬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지만 부하들이 모두 죽고 만다.
혼자 남게 된 오디세우스는 또다시 포세이돈에 의해 바다에 떨어지지만
아름다운 여신 칼립소의 도움으로 살아남는다.
하지만 그녀도 키르케처럼 그를 사랑해 7년동안 그를 붙잡아 두지만
그는 그녀를 설득하고 다시 홀로 항해길에 나선다.

 

John William Waterhouse
Circe
1911, Oil on canvas, 74 x 109 cm 
Peter Nahum At The Leicester Galleries, London, England
 
지금도 서양에서는 남자가 여인의 육체에 넋을 빼앗길 때면 '키르케에게 홀렸다'는 비유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