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여행

영원한 생명을 부여받은 전설적인 화가들의 마지막 그림

강병현 2008. 9. 30. 13:28

 

 

살바도르 달리, <호랑나비> (1983)

 

초현실주의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호랑나비>를 그리고

별다른 미술활동을 보여주지 않다가

6년 후인 1989년 1월 23일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85세였다.

명장은 나이 들어감에 따라 표현을 심플하게 하는듯하다.

<호랑나비>가 그걸 증명해준다.

 

 

폴 세잔, <화분> (1906)

 

폴 세잔은 1839년에 태어나 1906년 10월 22일에 숨을 거두었다.

그의 마지막 그림 <화분>은 수채화다.

보고 있으면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림을 아주 잘 그리던 애가 그린 그림이 생각난다.

그 애의 그림은 일 년 내내 교실 뒤편 벽에 걸려있었다.

나도 그렇게 되보려고 노력했지만 한번도 성공한적이 없었다.

<화분>은 동심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돈만 많다면 사서 집에 걸어놓고 싶다.

아침마다 이 그림을 보면 그 날 하루는 좋은 기분으로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

화분 꽃은 언제가는 시들어 죽게 되지만

이 그림 속 화분 꽃은 절대 시들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싱싱해질 것이다.

그림이라는 것은 그런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 <까마귀가 나는 밀밭> (1890)

 

이 그림을 그리면서 고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을 했던 것일까? 

고흐는 <까마귀가 나는 밑밭>을 끝내고

그해 7월 29일 이 밀밭에서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영원히 이 그림 속으로 들어 가버렸다.

저 검은 까마귀들은 마치 밭에 쓰러져 보이지 않는

고흐를 향해 모여들고 있는듯하다. 

고흐의 생명과 맞바꾼 그의 마지막 그림 <까마귀가 나는 밀밭>은

그렇게 영원한 생명을 갖게 되었다.

<까마귀가 나는 밀밭>의 배경이 된 곳은

프랑스 파리 교외의 오베르 쉬즈 마르라는 곳이다. 

이 그림은 현재 독일 암스테르담에 있는 반고흐미술관에 전시되어있다.

 

 

에두아르 마네,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1882)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는 이 작품을 끝으로

이듬해인 1883년 4월 30일에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51세였다.

<폴리베르제르의 술집>은 여기 소개하는 그림 가운데 분위기가 가장 밝다.

여자 뒤로 보이는 왁자지껄 손님들을 보고 있자니

저기 틈 테이블에 앉아 술을 마시고 싶다.

역시 술은 왁자지껄 분위기에서 마셔야 맛있어! 술맛은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지.

에두아르 마네의 <아르장퇴유>라는 그림이 있다.

연인으로 보이는 여자와 남자가 항구에 앉아있는 그림이다.

그 그림은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리는 여러 작품들 가운데 하나이다.

 

 

렘브란트, <돌아온 탕자> (1669)

 

미리 받은 유산으로 도시에 나가 호랑방탕하게 살다

모두 탕진하고 건강까지 잃어 고향에 돌아온 아들을

아버지가 따뜬한 손길로 맞이하는 그림이다.

<돌아온 탕자>를 끝낸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는

1669년 10월 4일날 멀리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영원히 떠난 날 그의 나이는 63세였다.

 

 

안토니 반 다이크, <성 조지의 순례> (1639)

 

벨기에 화가 안토니 반 다이크는 1639년 이 그림을 완성하고

2년 후인 1641년 숨을 거두었다. 그의 나이 42세였다.

 

 

피터 폴 루벤스, <십자가의 그리스도> (1640)

 

시장의 의뢰로 제작된 제단화인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끝으로

피터 폴 루벤스는 팔의 통풍이 심장으로 번져 사망하였다.

1640년 5월 30일이었고 그의 나이 63세였다.

 

 

티치아노 베첼리오, <피에타 Pieta> (1576)

 

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 베첼리오의 가장 큰 업적은

고전적 양식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격정적인 바로크 양식을 도입하였다는 것이다.

그것은 위에 소개한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로 이어졌다.

이탈리아의 피에베 디 카도레에서 태어난 티치아노 베첼리오는

1576년 88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나는 미완성인 이 그림이 무섭게 느껴진다.

 

 

한스 홀바인, <외과 의사들에게 면허장을 주는 헨리 8세> (1543)

 

1497년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태어난 한스 홀바인은

타고난 미술재능으로 헨리 8세의 궁정 화가가 되어

유복한 생활을 하며 미술활동을 펼쳤다.

독일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인 한스 홀바인은 헨리 8세의 초상화를 많이 그렸는데,

위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헨리 8세는 항상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과 의사들에게 면허장을 주는 헨리 8세>는 마치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아니 한사람 한사람 성격을 알 수 있을 것 같을 정도로 정교하고 세밀하게 그린 작품이다.

한스 홀바인은 이 그림을 끝으로 1543년 런던에서 페스트로 사망했다.

 

 

라파엘로 산치오, <예수의 변모> (1520)

 

라파엘로 산치오는 그림뿐 아니라 건축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그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3대 거장으로 불리우는데,

나머지 두 사람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미켈란젤로이다.

라파엘로 산치오는 <예수의 변모>를 끝으로 1520년 4월 6일 3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태어난 날과 같은 날이다.

주목할 점은 이 그림이 미완성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