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完]

莊子 內篇 6. 대종사(大宗師) 12. 삶과 죽음은 자연현상일 뿐이다.

강병현 2015. 1. 3. 19:47

莊子 內篇 6. 대종사(大宗師) 12. 삶과 죽음은 자연현상일 뿐이다.

 

 

俄而子來有病(아이자래유병)

갑자기 자래가 병이 났다

喘喘然將死(천천연장사)

숨이 차서 헐떡거리며 곧 죽을 것 같았다

其妻子環而泣之(기처자환이읍지)

그 아내와 자식들이 둘러싸고 울고 있었다.

子ꝃ往問之(자려왕문지)

자려가 문병을 가서

曰叱(왈질)

말하여 꾸짓기를

避無怛化(피무달화)

죽는 사람을 놀라게 하지 마시오

倚其戶與之語曰(의기호여지어왈)

문가에 기대서서 자래에게 말했다

偉哉造化(위재조화)

위대하구나, 조화의 힘은

又將奚以汝爲(우장해이여위)

또 자네를 무엇으로 만들고

將奚以汝適(장해이여적)

어디로 데려가려는 것일까

以汝爲鼠肝乎(이여위서간호)

자네를 쥐의 간으로 만들려나

以汝爲蟲臂乎(이여위충비호)

벌레의 팔뚝으로 만들려는 것인가

子來曰(자래왈)

자래가 대답했다

父母於子(부모어자)

부모는 자식에 대해

東西南北(동서남북)

동서남북 어디든

唯命之從(유명지종)

그 명령을 따르게 하지

陰陽於人(음양어인)

음양의 자연의 변화가 사람을 따르게 함은

不翅於父母(불시어부모)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정도의 것이 아닐게

彼近吾死而我不聽(피근오사이아불청)

조화가 내 죽음을 바라는데 내가 듣지 않으면

我則悍矣(아칙한의)

나는 곧 순종하지 않는 것이 되네

彼何罪焉(피하죄언)

그 조화에 무슨 죄가 있겠는가

夫大塊載我以形(부대괴재아이형)

자연은 내게 형체를 주었지

勞我以生(로아이생)

삶으로 나를 수고롭게 하고

佚我以老(일아이로)

늙음으로 나를 편하게 하며

息我以死(식아이사)

죽음으로 나를 쉬게 해주네

故善吾生者(고선오생자)

그러므로 내 삶을 좋다 함은

乃所以善吾死也(내소이선오사야)

바로 내 죽음도 좋다고 하는 것이 되는 것일세

今之大冶鑄金(금지대야주금)

지금 훌륭한 대장장이가 쇠붙이를 녹여 주물을 만들려는데

金踊躍曰(금용약왈)

쇠붙이가 뛰어 오르며 말하기를

我且必爲鏌鎁(아차필위막야)

나는 꼭 막야가 되겠다고 한다면

大冶必以爲不祥之金(대야필이위불상지금)

대장장이는 반드시 불길한 쇠붙이라 생각할 것이다

今一犯人之形(금일범인지형)

지금 사람의 형태로 태어났는데

而曰(이왈)

그런데 이르기를

人耳人耳(인이인이)

사람으로 사람으로만 있겠다고 한다면

夫造化者必以爲不祥之人(부조화자필이위불상지인)

저 조화자는 반드시 불길한 인간이라 생각할 것이다

今一以天地爲大鐪(금일이천지위대로)

지금 천지를 커다란 화로로 여기고

以造化爲大冶(이조화위대야)

조화를 훌륭한 대장장이로 생각한다면

惡乎往而不可哉(오호왕이불가재)

무엇이 된건 좋지 않은가

成然寐(성연매)

죽으면 편안히 잠들고

蘧然覺(거연각)

살면 빨리 깨어나는 것일세

누구나 죽음이라는 한계상황에 부딪치게 마련이다.

여기서 절대자에 의한 구원을 바라는 신앙에 성립된 셈이다. 하지만 장자는 우리가 삶을 사랑하듯이 죽음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을 역설한다.

왜냐하면 생사존망은 천지신명의 안배이므로 우리의 의지가 개입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신앙에 의한 구원의 길을 찾지는 않았다.

세계를 움직이는 힘을 하나의 원리로서 파악한 장자는 우리에게 체념의 철학을 강조한 것이다. 그리하여 신 없는 세계에서도 인간은 방황하지 않고 늘 넉넉한 마음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 존엄의 근거를 이런 점에 두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