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子 仲尼編 [ 3 ] 성인은 자처하지 않는다.
商太宰見孔子曰(상태재견공자왈)
상나라의 태재가 공자를 만나보고 물었다.
丘聖者歟(구성자여)
“당신은 성자이십니까?”
孔子曰(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聖則丘何敢(성즉구하감)
“내가 어찌 성자이길 바라겠습니까.
然則丘博學多識者也(연즉구박학다식자야)
나는 널리 배워 많이 아는 사람일뿐입니다.”
商太宰曰(상태재왈)
태재가 물었다.
三王聖者歟(삼왕성자여)
“옛날 하나라의 우임금과 은나라의 탕임금과 주나라의 무왕은 다 성자입니까?”
孔子曰(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三王善任智勇者(삼왕선임지용자)
“그 세 임금은 지혜와 용기가 있다고 자처한 사람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聖則丘不知(성즉구부지)
성자라고 할 수 있을 지는 나도 모르겠습니다.”
曰(왈)
태재가 물었다.
五帝聖者歟(오제성자여)
“소오, 전욱, 제곡, 요, 순과 같은 임금들은 성자입니까?”
孔子曰(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五帝善任仁義者(오제선임인의자)
“그 다섯 임금은 인의의 마음이 있다고 자처한 사람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聖則丘弗知(성즉구불지)
성자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曰(왈)
태재가 또 물었다.
三皇聖者歟(삼황성자여)
“복희, 신농, 황제 같은 임금들은 성자입니까?”
孔子曰(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三皇善任因時者(삼황선임인시자)
“그 세 임금은 때를 잘 안다고 자처한 사람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聖則丘弗知(성즉구불지)
성자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商太宰大駭(상태재대해) 曰(왈)
상나라의 태재는 공자의 말을 듣고 몹시 놀라며 말했다.
然則孰者爲聖(연즉숙자위성)
“그러면 누가 성자입니까?”
孔子動容有閒(공자동용유한) 曰(왈)
공자는 자세를 바꾸고 잠시 후에 말했다.
西方之人(서방지인) 有聖者焉(유성자언)
“서쪽 나라 사람 가운데 성자가 한 사람 있었습니다.
不治而不亂(부치이부난) 不言而自信(부언이자신)
다스리지 않아도 질서가 문란해지지 않았고, 말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신망이 있고,
不化而自行(부화이자항)
감화시키지 않아도 백성들이 스스로 행하고,
蕩蕩乎民無能名焉(탕탕호민무능명언)
너무 광대하여 백성들이 무어라고 이름을 붙일 수 없었습니다.
丘疑其爲聖(구의기위성)
이르건대 나는 그가 성인인가 의심스럽습니다.
弗知眞爲聖歟(불지진위성여) 眞不聖歟(진부성여)
진실로 성인인가, 진실로 성인이 아닌가 알지 못합니다.”
商太宰嘿然心計曰(상태재묵연심계왈)
이에 상나라의 태재는 말없이 마음속으로 헤아려 생각했다.
孔丘欺我哉(공구기아재)
“공구가 나를 속이고 있는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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