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力命編 [ 11 ] 운명을 믿는 사람들은.

강병현 2016. 9. 19. 20:34

列子 力命編 [ 11 ] 운명을 믿는 사람들은.

 

佹佹成者(궤궤성자) 俏成也(초성야)

성공한 듯이 보이는 것은, 성공한 것 같지만,

初非成也(초비성야)

처음부터 성공이 아니다.

佹佹敗也(궤궤패야) 俏敗者也(초패자야)

실패한 듯이 보이는 것은, 실패한 것 같지만,

初非敗也(초비패야)

처음부터 실패가 아니다.

故迷生於俏(고미생어초)

그러므로 미혹은 그런 것 같은 데서 생기는 것이니,

俏之際昧然(초지제매연)

그런 것 같은 것은 어두컴컴한 상태에 모이게 된다.

於俏而不昧然(어초이불매연)

그런데 그런 것 같은 것의 명확한 실체를 분별할 수 없으면,

則不駭外禍(즉불해외화)

밖에서 일어나는 재앙에 있어서도 놀라거나,

不喜內福(부희내복)

안에 들어오는 복에도 기뻐하지 않는다.

隨進動(수진동) 隨進止(수진지)

때에 따라 움직이고, 때에 따라 멈추는 것은,

智不能知也(지부능지야)

지혜의 힘으로도 알 수가 없다.

信命者(신명자)

운명을 믿는 사람은,

於彼我無二心(어피아무이심)

밖에서 일어나는 재앙이나 안으로 들어오는 복에 대하여도

기뻐하거나 근심하는 두 마음이 없다.

於彼我而有二心者(어피아이유이심자)

밖에서 일어나는 재앙이나 안으로 들어오는 복에 기뻐하고

근심하는 두 마음이 있는 사람은,

不若揜目塞耳(부야엄목새이)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마음을 통일하는 것만 같지 못한다.

背阪面隍(배판면황) 亦不墜僕也(역부추복야)

언덕을 등지고 연못을 마주해도, 또한 떨어지거나 넘어지지 않는다.

故曰(고왈)

그러므로 말하기를,

死生自命也(사생자명야)

사생(死生)은 운명에 의하고,

貧窮自時也(빈궁자시야)

빈궁(貧窮)은 시운(時運)에 의한다.’라고 하였다.

怨夭折者(원요절자) 不知命者也(부지명자야)

요절(夭折)을 원망하는 사람은, 운명을 알지 못하는 자이고,

怨貧窮者(원빈궁자) 不知時者也(부지시자야)

빈궁을 원망하는 사람은, 시운을 알지 못하는 자이다.

當死不懼(당사불구) 在窮不戚(재궁불척)

죽음에 당하여 두려워하지 않고, 빈궁에 있어 근심하지 않는 것은,

知命安時也(지명안시야)

운명을 알고 시운에 편안한 것이다.

其使多智之人(기사다지지인) 量利害(량리해)

그 지혜가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해를 따지고,

料虛實(료허실) 度人情(도인정)

허실을 살피고, 인정을 헤아리게 하면,

得亦中(득역중) 亡亦中(망역중)

얻는 것이 반이요, 잃는 것도 또한 반이다.

其少知之人(기소지지인) 不量利害(부량리해)

그 지혜가 적은 사람이, 이해를 따지지 않고,

不料虛實(부료허실) 不度人情(부도인정)

허실을 살피지 않고, 인정을 헤아리지 않아도,

得亦中(득역중) 亡亦中(망역중)

얻는 것이 반이요, 잃는 것도 또한 반이다.

量與不量(량여부량) 料與不料(료여부료)

따지는 것과 따지지 않는 것, 살피는 것과 살피지 않는 것,

度與不度(도여부도) 奚以異(해이리)

헤아리는 것과 헤아리지 않는 것이, 무엇으로써 다른 것인가,

唯亡所量(유망소량) 亡所不量(망소부량)

오직 헤아리는 바가 없고, 헤아리지 않는 바가 없는,

則全而亡喪(즉전이망상)

무위가 되면 온전히 잃는 것이 없고,

亦非知全(역비지전)

또한 온전히 아는 것이 아니고,

亦非知喪(역비지상) 自全也(자전야)

또한 잃는 것이 아니다, 저절로 온전한 것이며,

自亡也(자망야) 自喪也(자상야)

저절로 분별이 없고, 저절로 잃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