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여행

쿠르베-오르낭의 매장

강병현 2008. 8. 21. 14:09

 

A Burial at Ornans, 1849-50

 

 

“추상적이어서 눈에 보이지 않고 또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회화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

 

쿠르베는 예술가의 주관적인 느낌을 무시하고 사물을 보이는 대로 재현함으로써

사진과 마찬가지로 그림 자체가 사실임을 강조했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그려서 리얼리즘을 선포했는데,

이는 우리가 말하는 사물을 똑같이 그리는 사실주의와는 다르다.  

그는 현실을 강조한 것으로 눈에 보이는 것을 재현함으로써

현실에 내재된 진실 혹은 사실성을 드러내려는 것이었다.

 <오르낭의 매장>은 실제 장례식을 재현한 것으로

예수나 역사적으로 위대한 인물의 죽음만이 슬픈 것이 아니라

이웃의 죽음이 한층 더 슬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사실성이 서양 미술의 근대를 열었다.

그림을 보면 쿠르베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을 가까이서 본 듯이 그렸음을 알 수 있고,

줄지어 앉은 사람들의 모습은 명암에 의한 살붙임으로 양감이 명확히 나타나 있다.

 

"천사를 보여주면 천사를 그리겠다..."

이 한마디가 바로 쿠르베의 정신이자 추구한 예술의 혼이다.

 

오르낭의 식사 후 휴식

 

고향 마을 오르낭을 무대로 한 <오르낭의 매장>과 같이

극히 평범한 시골생활의 한 장면을 그린 것이다.

식사후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사람들과 바이올린을 켜고 있는 사람.

식후의 휴식의 한 때가 아무런 꾸밈이나 연출도 없이 극히 담담하게 포착되고 있다.

 

The Oak at Flagey (The Oak of Vercingetorix) 오르낭의 큰 떡깔나무

 1864년 살롱에 출품되었을 때는 '베르상제트리크스의 떡갈나무로 불리는 프라제의 떡갈나무.

프랑시 콩테 지방, 아레지아 가까운

케사르의 진(陣)'이라는 다소 긴 제명이 붙여졌다.

베르상제트리크스는 아레지아 등지에서 로마 제국 군사와 싸운 용장인데,

우람한 떡갈나무의 모습을 이 장군에다 비유시킨 것이다.

 대지 위에 우뚝 선 떡갈나무가 화면 전체를 덮고 있는데, 나무 윗부분은 잘려나가

더욱 무거운 느낌을 주고 있다.

떡갈나무의 질감과 그 물체의 양감을 살리기 위한 치밀한 사실적 묘사와

두꺼운 마티에르의 효과가 주는 물질감의 두드러지게 묘출되고 있다.

 

 

쿠르베는 고향 마을 오르낭의 전원풍경을 자주 그렸는데, 이 그림도 그가 즐겨 찾던 숲속의 계곡이다.

시냇물을 가운데 두고 울창한 숲과 암벽은 어둡게 처리되어 있다.

이는 여성의 성기를 암시한다고 한다^^

'세계의 기원'과 함께 붙여 놓으니 그럴듯해보기는 하다~

그러나 내 눈에는 깊고 은은한 숲속에 밝은 햇살이 한 줄기 쏟아져 신비로워 보인다.

짙은 녹음의 밝은 햇살,,, 한층 더 밝고 싱그러운 자연의 인상을 표출하고 있다.

 

시용의 성

 

파리 코뮌 때 방돔 기념탑 파괴 사건에 연루되어 3개 월간의 옥살이를 하고 난 쿠르베는

출옥 후에도 막대한 배상금을 물지 않으면 안되었다.

스위스로 망명한 그는 몇 번이나 거처를 옮긴 후 최후로 레망 호반의 뚜르 듀 펠스에 정착하였다.

호반에 있는 시용의 성과 알프스 산을 소재로 한 많은 작품도 이 무렵에 제작된 것이다.

 

쿠르베의 그림도 그림이지만,그 호숫가의 이 장소에서 바라보는 알프스는

너무 선명하여 바로 가까이에 있는 듯 느껴진다..

 

Sunset on Lake L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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