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完]

莊子 內篇 1. 逍遙遊(소요유) 11. 쓸데없는 것도 생존의 무기가 된다.

강병현 2014. 10. 15. 16:41

莊子 內篇 1. 逍遙遊(소요유) 11. 쓸데없는 것도 생존의 무기가 된다.

 

惠子謂莊子曰(혜자위장자왈)

혜자가 장자에게 말했다.

吾有大樹(오유대수)

"나에게 큰 나무가 있는데

人謂之樗(인위지저)

사람들은 이를 닥나무라고 부르더군.

其大本擁腫而不中繩墨(기대본옹종이불중승묵)

그 큰 줄기는 울퉁불퉁해서 먹줄을 칠 수가 없고

其小枝卷曲而不中規矩(기소지권곡이불중규구)

작은 가지는 굽어서 잣대로 삼을 수 없다네.

立之塗(입지도)

그러니 길가에 서 있어도

匠者不顧(장자불고)

목수장이는 쳐다보지도 않더군.

今子之言(금자지언)

이와 마찬가지로 자네의 말은

大而無用(대이무용)

크기만 했지 쓸모가 없어서

衆所同去也(중소동거야)

모든 사람이 한 결 같이 외면하는 걸세."

莊子曰(장자왈)

이에 장자가 말했다.

子獨不見狸猩乎(자독불견리성호)

"자네는 살쾡이를 보지 못했는가.

卑身而伏以候敖者(비신이복이후오자)

몸을 낮추어 어슬렁거리는 짐승을 기다리지.

東西跳梁(동서도량)

동으로 서로 날뛰며 높고

不避高下(불피고하)

높고 낮은 데를 가리지 않다가

中於其辟(중어기벽)

덫에 치이거나

死於罔罟(사어망고)

그물에 걸려 죽지.

今夫邰牛(금부태우)

그런데 이우는

其大若垂天之雲(기대약수천지운)

하늘을 뒤덮은 구름과도 같은 거대한 소라네.

此能爲大矣(차능위대의)

이우는 크기는 하지만

而不能執鼠(이불능집서)

쥐 한 마리 잡지 못한다네.

今子有大樹(금자유대수)

지금 자네는 큰 나무가 있어도

患其无用(환기무용)

쓸모가 없다고 걱정하는데

何不樹之於无何有之鄕(하불수지어무하유지향)

어째서 '소유가 필요 없는 고향'이나

廣莫之野(광막지야)

'드넓은 들판'에

彷徨乎无爲其側(방황호무위기측)

나무를 심어 그 주위를 자재하게 노닐기도 하고

逍遙乎寢臥其下(소요호침와기하)

평안하게 나무 아래 누우려 하지 않는가!

不夭斤斧(불요근부)

그 나무는 쓸모가 없어 도끼질 당하지도 않고

物无害者(물무해자)

아무도 해치지 않는다네.

无所可用(무소가용)

아무 쓸모가 없으니 어찌

安所困苦哉(안소곤고재)

어찌 근심 걱정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