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仲尼編 [ 15 ] 참다운 지각과 참다운 능력.

강병현 2016. 9. 12. 19:14

列子 仲尼編 [ 15 ] 참다운 지각과 참다운 능력.

 

關尹喜曰(관윤희왈)

관윤(關尹)인 희()라고 하는 사람이 말하였다.

在己無居(재기무거)

자기에게 집착하지 않고, 사물의 형체로 나타나서,

形物其著(형물기저)

비로소 그 존재가 드러난다.

其動若水(기동약수) 其靜若鏡(기정야경)

그 움직임이 물과 같고, 그 고요함이 거울과 같고,

其應若響(기응야향)

그 반응함이 울림소리와 같다.

故其道若物者也(고기도야물자야)

그러므로 그 자연의 도는 사물에 따르는 것이다.

物自違道(물자위도)

사물은 스스로 자연의 도를 거슬러도,

道不違物(도부위물)

자연의 도는 사물을 거스르지 않는다.

善若道者(선야도자) 亦不用耳(역부용이)

자연의 도에 따르는 자는, 또한 귀를 쓰지 않고,

亦不用目(역부용목) 亦不用力(역부용력)

또한 눈을 쓰지 않고, 또한 힘을 쓰지 않으며,

亦不用心(역부용심)

또한 마음을 쓰지 않는다.

欲若道而用視聽(욕약도이용시청)

자연의 도에 따르고자 하면서 보는 것과 듣는 것과,

形智以求之(형지이구지)

몸뚱이와 지혜를 써서 그것을 구하는 것은,

弗當矣(불당의)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瞻之在前(첨지재전) 忽焉在後(홀언재후)

()를 보면 앞에 있다가도, 홀연히 뒤로 물러간다.

用之彌滿六虛(용지미만륙허)

그것을 쓰면 상하와 사방에 가득차고,

廢之莫知其所(폐지막지기소)

그것을 버리면 그 존재를 알 수가 없게 된다.

亦非有心者所能得遠(역비유심자소능득원)

또한 마음이 있는 것이라고 하여 거기서 멀어지는 것이 아니고,

亦非無心(역비무심) 者所能得近(자소능득근)

마음이 없는 것이라고 하여 거기에 가까워지는 것도 아니다.

唯黙而得之而性(유묵이득지이성)

다만 말없이 그것을 얻고 작위(作爲)를 더하지 않는 성(),

成之者得之(성지자득지)

그대로 그것을 이루는 자만이 그것을 얻는다.

知而忘情(지이망정) 能而不爲(능이부위)

지각이 있고서 심정을 잊고, 능력이 있고서 하지 않는 것은,

眞知眞能也(진지진능야)

참다운 지각이요 참다운 능력이다.

發無知(발무지) 何能情(하능정)

발동하여도 지각이 없으면, 어찌 심정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發不能(발부능) 何能爲(하능위)

발동하여도 전연 할 수 없다면, 어찌 능력이 있다고 하겠는가,

聚瑰也(취괴야) 積塵也(적진야)

흙덩이를 모은 것이요, 먼지를 쌓은 것이다.

雖無爲而非理也(수무위이비리야)

무위(無爲)라고는 하더라도 진리(眞理)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