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湯問編 [ 19 ] 오직 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

강병현 2016. 9. 16. 12:00

列子 湯問編 [ 19 ] 오직 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

 

造父之師曰泰豆氏(조부지사왈태두씨)

조보(造父)의 스승을 태두씨(泰豆氏)라고 한다.

造父之始從習御也(조부지시종습어야)

조보가 처음으로 그를 따라서 말 부리는 것을 배우는데,

執禮甚卑(집례심비)

자신을 낮추면서 예를 극진히 하였다.

泰豆三年不告(태두삼년부고)

그래도 태두씨는 3년이 되도록 가르치지 않았다.

造父執禮愈謹(조부집례유근)

그래도 조보는 예를 갖추는 일을 더욱 삼갔다.

乃告之曰(내고지왈)

이에 태두씨가 그에게 가르쳐 말하였다.

古詩言(고시언)

옛 시()에 이르기를,

良弓之子(량궁지자) 必先爲箕(필선위기)

양궁을 만드는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먼저 키를 만들고,

良冶之子(량야지자) 必先爲裘(필선위구)

훌륭한 대장장이의 아들은, 반드시 먼저 갖옷을 만든다고 하였다.

汝先觀吾趣(여선관오취)

너는 먼저 내가 달리는 것을 보아라.

趣如吾(취여오) 然後六轡可持(연후륙비가지)

달리기를 나와 같이 한 뒤에, 육두마차의 말고삐를 잡을 수 있고,

六馬可御(륙마가어)

여섯 마리의 말을 부릴 수가 있다.

造父曰(조부왈)

조보가 대답하였다.

唯命所從(유명소종)

오직 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

泰豆乃立木爲塗(태두내립목위도)

태두는 이에 나무를 세워서 길을 만드는데,

僅可容足(근가용족)

나무의 크기가 겨우 발을 붙일 정도였다.

計步而置(계보이치) 履之而行(리지이행)

보폭을 헤아리면서, 그것을 밟고 가게 되어 있었다.

趣走往還(취주왕환) 無跌失也(무질실야)

달려서 가고 돌아오는데, 발이 걸려서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造父學之(조부학지) 三日盡其巧(삼일진기교)

조보는 그것을 배우기, 3일 만에 그 기교를 다 하였다.

泰豆歎曰(태두탄왈)

태두가 감탄하면서 말하였다.

子何其敏也(자하기민야) 得之捷乎(득지첩호)

너는 어찌 그렇게 동작이 민첩하냐, 그것을 터득함이 빠르구나!

凡所御者(범소어자) 亦如此也(역여차야)

무릇 말을 부리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曩汝之行(낭여지행) 得之於足(득지어족)

먼저 너의 걸어가는 것은, 그것을 발에 터득하여서,

應之於心(응지어심) 推於御也(추어어야)

그것을 마음에 반응하였다. 그것을 말을 부리는 방법에 미루어 보면,

齊輯乎轡銜之際(제집호비함지제)

고삐와 재갈의 끝을 균형있게 조화시켜 수레를 가지런히 하고,

而急緩乎唇吻之和(이급완호진문지화)

입술과 입 앞부분의 부드러운 정도를 죄이고 하고 늦추기도 하고,

正度乎胸臆之中(정도호흉억지중)

가슴 가운데에서 절도를 바르게 하고,

而執節乎掌握之閒(이집절호장악지한)

손으로 잡는 가운데에서 조절을 행하여,

內得於中心(내득어중심) 而外合於馬志(이외합어마지)

안으로는 중심을 얻고, 밖으로는 말의 뜻에 맞게 한다.

是故能進退履繩(시고능진퇴리승)

그런 까닭에 능히 나아가고 물러남에 먹줄을 밟고,

而旋曲中規矩(이선곡중규구) 取道致遠(취도치원)

돌아 굽어짐에 가름쇠와 곱자에 해당하여, 길을 가기 멀리 이르고,

而氣力有餘(이기력유여) 誠得其術也(성득기술야)

기력은 남음이 있다. 진실로 그 기술을 얻은 것이다.

得之於銜(득지어함) 應之於轡(응지어비)

그것을 재갈에 얻어서, 그것을 고삐에 응하고,

得之於轡(득지어비) 應之於物(응지어물)

그것을 고삐에 얻어서, 그것을 손에 응하고,

得之於物(득지어물) 應之於心(응지어심)

그것을 손에 얻어서, 그것을 마음에 응한다면,

則不以目視(즉불이목시) 不以策驅(부이책구)

눈으로써 보지 않고, 채찍으로써 몰지 않는다.

心閑體正(심한체정) 六轡不亂(륙비부난)

마음은 한가롭고 몸뚱이는 바르며, 여섯 마리 말의 고삐가 어지럽지 않고,

而二十四蹄所投無差(이이십사제소투무차)

스물 네 개의 말발굽이 뛰는 것이 어긋남이 없으며,

回旋進退(회선진퇴) 莫不中節(막부중절)

돌거나 진퇴함에 있어, 절도에 맞지 않음이 없다.

然後輿輪之外(연후여륜지외) 可使無餘轍(가사무여철)

그러한 뒤에 수레바퀴의 폭 이외의 나머지 바퀴를 없앨 수 있고,

馬蹄之外(마제지외) 可使無餘地(가사무여지)

말발굽 이외에는, 여지가 없게 할 수가 있다.

未嘗覺山谷之險(미상각산곡지험)

일찍이 산곡의 험지나,

原隰之夷(원습지이)

원야(原野)나 습지대(濕地帶)의 평지를 깨닫지 않고,

視之一也(시지일야) 吾術窮矣(오술궁의)

그것을 보기 한결같다. 나의 재주는 그것뿐이다.

汝其識之(여기식지)

너는 그것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