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子 湯問編 [ 18 ] 너는 활 쏘는 것을 터득하였구나.
甘蠅,古之善射者(감승,고지선사자)
감승(甘蠅)은, 옛날의 활을 잘 쏘는 사람이었다.
彀弓而獸伏鳥下(구궁이수복조하)
활을 당기면 짐승은 엎드리며 새는 내려 앉아 몸을 숨긴다.
弟子名飛衛(제자명비위)
그의 제자로서 이름이 비위(飛衛)라고 하는 사람이,
學射於甘蠅(학사어감승) 而巧過其師(이교과기사)
활 쏘는 것을 감승에게서 배웠는데, 기교가 그의 스승을 앞섰다.
紀昌者(기창자) 又學射於飛衛(우학사어비위)
기창이라고 하는 사람이, 또 활 쏘는 것을 비위에게 배웠다.
飛衛曰(비위왈)
비위가 말하였다.
爾先學不瞬(이선학부순)
“너는 먼저 눈을 깜박이지 않는 것을 배운 뒤에,
而後可言射矣(이후가언사의)
궁술에 대하여 말할 수 있는 것이다.”
紀昌歸(기창귀) 偃臥其妻之機下(언와기처지기하)
기창이 돌아와서, 그 아내의 배틀 밑에 똑바로 누워서,
以目承牽挺(이목승견정)
눈으로 아내가 발을 밟으면서 베틀을 조작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二年之後(이년지후)
2년이 지난 뒤에는,
雖錐末倒眥而不瞬也(수추말도자이부순야)
송곳의 끝이 눈꼬리에 넘어진다고 해도 눈을 깜박이지 않기에 이르렀다.
以告飛衛(이고비위) 飛衛曰(비위왈)
그래서 비위에게 고하였더니, 비위가 말했다.
未也(미야) 亞學視而後可(아학시이후가)
“아직 멀었다. 다음에는 보는 방법을 배운 뒤에야 할 수가 있다.
視小如大(시소여대) 視微如著(시미여저)
작은 것 보기를 큰 것처럼 보고, 미세한 것 보기를 현저한 것처럼,
而後告我(이후고아)
보게 된 뒤에 나에게 고하여라.”
昌以모懸蝨於牖(창이모현슬어유)
그래서 기창은 터럭으로 이(蝨)를 묶어서 들창에다 걸어 놓고,
南面而望之(남면이망지)
남쪽을 향하여 그것을 바라보았다.
旬日之閒(순일지한) 浸大也(침대야)
그렇게 하기 열흘이 지나니, 겨우 크게 보이기 시작하여,
三年之後(삼년지후) 如車輪焉(여거륜언)
3년 뒤에는, 수레바퀴만큼 크게 보였다.
以睹余物(이도여물) 皆丘山也(개구산야)
그리고 그 밖의 것들을 보아도, 모두 동산만큼 크게 보였다.
乃以燕角之弧(내이연각지호) 朔蓬之簳(삭봉지간) 射之(사지)
이에 연각(燕角)의 활에다, 삭봉(朔蓬)의 화살대로써, 그것을 쏘아,
貫蝨之心(관슬지심) 而懸不絶(이현부절)
이(蝨)의 심장을 꿰뚫어도 매달아 둔 터럭은 끊어지지 않았다.
以告飛衛(이고비위)
이에 그것을 비위에게 고하니,
飛衛高蹈拊膺曰(비위고도부응왈)
비위가 높이 뛰며 가슴을 치면서 말하기를,
汝得之矣(여득지의)
“너는 활 쏘는 것을 터득하였구나.”
紀昌旣盡衛之術(기창기진위지술)
기창이 이미 비위의 궁술을 다 배우고 나서,
計天下之敵己者一人而已(계천하지적기자일인이이)
천하에서 자기에게 대적할 사람을 헤아리니 오직 비위 한 사람뿐이었다.
乃謀殺飛衛(내모살비위)
그래서 비위를 죽이고자 꾀하였다.
相遇於野(상우어야) 二人交射(이인교사)
들에서 서로 만나, 두 사람이 차례로 쏘는데,
中路端鋒相觸(중노단봉상촉) 而墜於地(이추어지)
중도에서 화살의 끝이 서로 부딪혀서 땅에 떨어지건만,
而塵不揚(이진부양)
먼지 하나일지 않았다.
飛衛之矢先窮(비위지시선궁) 紀昌遺一矢(기창유일시)
비위의 화살이 먼저 다 없어지고, 기창의 화살은 한 개가 남았다.
旣發(기발) 飛衛以棘刺之矢扞之(비위이극자지시한지)
기창이 활을 쏘니, 비위는 가시나무의 가시 끝으로 그것을 막았는데,
而無差焉(이무차언)
조금도 어긋남이 없었다.
於是二子泣而投弓(어시이자읍이투궁)
이에 두 사람은 울면서 활을 내던지고,
相拜於途(상배어도) 請爲父子(청위부자)
길에서 마주 보고 절하고는, 청하여 부자(父子)가 되었다.
剋臂以誓(극비이서)
그리고 팔을 베어 피를 내어서 맹세하였다.
不得告術於人(부득고술어인)
“궁술을 남에게 가르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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