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 內篇 1. 逍遙遊(소요유) 8. 정치에 초연한 장자
肩吾問於連叔(견오문어연숙)
견오가 연숙에게 물으니
曰吾聞言於接輿(왈오문언어접여)
이르기를"접여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있는데
大而無當(대이무당)
터무니없이 황당하고
往而不返(왕이불반)
나아 갈 줄만 알고 되돌아올 줄 모르더군.
吾驚怖其言(오경포기언)
나는 놀라고 그 이야기가 두려웠으니,
猶河漢而無極也(유하한이무극야)
마치 하늘나라 은하수같이 끝이 없어
大有逕庭(대유경정)
세상일과는 크게 어긋나
不近人情焉(불근인정언)
사람의 상식과 맞지 않아 어리둥절했을 뿐이오."
連叔曰(연숙왈)
연숙이 물었다.
其言謂何哉(기언위하재)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그러는가?"
曰邈姑射之山(왈막고사지산)
이르기를, "막고야하는 산에
有神人居焉(유신인거언)
신인이 살고 있는데
肌膚若氷雪(기부약빙설)
그의 피부는 눈이나 얼음처럼 하얗고
綽約若處子(작약약처자)
몸매는 처녀와도 같이 아름답더군.
不食五穀(불식오곡)
그는 오곡을 먹지 않고
吸風飮露(흡풍음로)
바람이나 이슬을 마시며
乘雲氣(승운기)
구름을 타고
御飛龍(어비룡)
나는 용을 부려
而遊乎四海之外(이유호사해지외)
사해 밖에서 노닌다는 게야.
其神凝(기신응)
그 정신이 한 곳에 집중되면
使物不疵癩而年穀熟(사물불자라이년곡숙)
만물을 병들지 않게 하고 해마다 곡식이 잘 익게 한다더군.
吾以是狂而不信也(오이시광이불신야)
이렇게 허황되니 내가 믿지 못하는 것이지.
連叔曰然(연숙왈연)
이에 연숙이 말하기를, "그럴게야.
瞽者无以與文章之觀(고자무이여문장지관)
장님은 아름다운 무늬를 볼 수 없고,
聾者无以與乎鐘鼓之聲(농자무이여호종고지성)
귀머거리는 음악의 황홀한 가락이 안 들리지만
豈唯形骸有聾盲哉(기유형해유농맹재)
장님이나 귀머거리에게는 비단 육체에게만 한하겠는가!
夫知亦有之(부지역유지)
사람 마음에도 또한 장님과 귀머거리가 있다네.
是其言也(시기언야)
마음이 귀머거리와 장님이란 이야기는
猶時女也(유시여야)
바로 자네를 일컫는 말일세.
之人也(지인야)
그 신인은
之德也(지덕야)
자신의 덕으로
將旁礡萬物以爲一(장방박만물이위일)
만물을 화합시켜 하나로 만듦에
世蘄乎亂(세기호란)
세상 사람이 다스려 주기를 바라지만,
孰弊弊焉以天下爲事(숙폐폐언이천하위사)
무엇 때문에 초췌하게 천하 다스리는 일을 하겠는가!
之人也(지인야)
이런 사람은
物莫之傷(물막지상)
어떤 사물에 의해서도 해칠 수 없다네.
大浸稽天而不溺(대침계천이불익)
큰 홍수가 나서 물이 하늘까지 이르더라도 그를 적실 수조차 없고
大旱金石流(대한금석류)
큰 가뭄이 들어 금속과 암석이 녹아내리고
土山焦而不熱(토산초이불열)
산이 불탈 지경이라도 그는 뜨거운 줄도 모른다네.
是其塵垢粃糠(시기진구비강)
신인은 먼지나 티끌 혹은 곡식의 빈껍데기로도
將猶陶鑄堯舜者也(장유도주요순자야)
요임금이나 순임금을 만들어 낼 수 있는데
孰肯分分然以物爲事(숙긍분분연이물위사)
무엇 때문에 천하 다스리는 일 따위를 하겠는가!
'장자(莊子)[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莊子 內篇 1. 逍遙遊(소요유) 10. 필요한 것과 필요 없는 것 (0) | 2014.10.15 |
---|---|
莊子 內篇 1. 逍遙遊(소요유) 9. 송나라 사람이 월나라로 관을 팔러 가다. (0) | 2014.10.15 |
莊子 內篇 1. 逍遙遊(소요유) 7. 천하를 거절한 허유 (0) | 2014.10.15 |
莊子 內篇 1. 逍遙遊(소요유) 6. 대자연의 섭리에 몸을 맡기라 (0) | 2014.10.14 |
莊子 內篇 1. 逍遙遊(소요유) 5. 작은 것과 큰 것의 차이 (0) | 2014.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