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完]

莊子 內篇 1. 逍遙遊(소요유) 7. 천하를 거절한 허유

강병현 2014. 10. 15. 16:34

莊子 內篇 1. 逍遙遊(소요유) 7. 천하를 거절한 허유

 

堯讓天下於許由曰(요양천하어허유왈)

요임금이 천하를 허유에게 물려 주려고 하면서 말했다.

日月出矣(일월출의)

"일월 광명 같은 선생께서 세상에 나오셨거늘

而爝火不息(이작화불식)

여전히 횃불을 끄지 않는다면

其於光也(기어광야)

그것의 빛이 됨은

不亦難乎(불역난호)

또한 헛되지 않을까요?

時雨降矣(시우강의)

때에 맞게 비가 내리거늘

而猶浸灌(이유침관)

여전히 수고롭게 물을 대고 있다면

其於澤也(기어택야)

물을 끌어오는 일은

不亦努乎(불역노호)

또한 헛수고가 아닙니까?

夫子立(부자립)

선생께서 임금이 되시면

而天下治(이천하치)

천하는 저절로 다스려질 것입니다.

而我猶尸之(이아유시지)

외람되게도 제가 여전히 왕 노릇을 하고 있으니

吾自視缺然(오자시결연)

제 스스로 부끄러움을 감당할 길이 없습니다.

請致天下(청치천하)

청컨대 천하를 맡아 주십시오."

許由曰(허유왈)

허유가 말했다.

子治天下(자치천하)

"임금께서 천하를 다스림에

天下旣已治也(천하기이치야)

천하가 이미 화평하거늘,

而我猶代子(이아유대자)

내게 그대 대신 왕위에 오르라 하니

吾將爲名乎(오장위명호)

왕이란 허명을 가지란 말이십니까?

名者實之賓也(명자실지빈야)

이름이란 실상에서 비롯되는 손님이거늘

吾將爲賓乎(오장위빈호)

내 어찌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허명을 가지겠습니까?

鷦鷯巢於深林(초료소어심림)

뱁새가 깊은 숲에 보금자리를 마련할 경우

不過一枝(불과일지)

나뭇가지 하나면 충분하고,

偃鼠飮河(언서음하)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不過滿腹(불과만복)

자그마한 배를 채우면 충분하외다.

歸休乎君(귀휴호군)

돌아가 쉬시오, 그대여

予无所用天下爲(여무소용천하위)

임금님! 내게 천하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庖人雖不治庖(포인수불치포)

비록 요리사가 음식을 잘못하더라도

尸祝不越樽俎而代之矣(시축불월준조이대지의)

성직자가 제기를 놓아둔 채 대신 부엌을 갈 수는 없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