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完]

莊子 內篇 2. 齊物論(제물론) 20. 분별은 의미 없는 것이다.

강병현 2014. 10. 17. 18:59

莊子 內篇 2. 齊物論(제물론) 20. 분별은 의미 없는 것이다.

 

齧缺問乎王倪曰(설결문호왕예왈)

설결이 그의 스승인 왕예에게 물었다.

子知物之所同是乎(자지물지소동시호)

"선생님은 만물이 하나임을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이르기를, "내가 어찌 알겠나."

子知子之所不知邪(자지자지소부지사)

"선생님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이르기를, "내 어찌 알겠는가."

然則物无知邪(연칙물무지사)

"그렇다면 아는 게 없으십니까?"

曰吾惡乎知之(왈오악호지지)

이르기를, "어허, 어찌 알겠나.

雖然嘗試言之(수연상시언지)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어디 한번 말해 보기로 하지.

庸詎知吾所謂知之非不知邪(용거지오소위지지비부지사)

우리들이 말하는 안다는 것이 실은 모르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며

庸詎知吾所謂不知之非知邪(용거지오소위부지지비지사)

모른다는 것이 실은 아는 것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且吾嘗試問乎汝(차오상시문호여)

이제 자네에게 한번 물어보겠네.

民濕寢則腰疾偏死(민습침칙요질편사)

사람은 습한 데서 살면 허리 병이나 반신불수에 걸리게 되지만

鰌然乎哉(추연호재)

미꾸라지는 과연 어떻게 되겠느냐?

木處則惴慄恂懼(목처칙췌률순구)

사람은 나무 위에 있을 경우 벌벌 떨지만

猨猴然乎哉(원후연호재)

원숭이는 과연 어떻게 되겠느냐?

三者孰知正處(삼자숙지정처)

셋 가운데 어느 쪽이 바른 거처를 알고 있는 건가?

民食芻豢(민식추환)

사람은 초식 동물의 고기를 먹고

麋鹿食薦(미록식천)

순록은 풀을 뜯고

蝍蛆甘帶(즉저감대)

지네는 뱀을 맛있게 먹고

鴟鴉嗜鼠(치아기서)

올빼미는 쥐를 즐겨 먹지.

四者孰知正味(사자숙지정미)

넷 가운데 어느 누가 올바를 맛을 아는 것일까?

猨猵狙以爲雌(원편저이위자)

원숭이는 편저를 짝으로 하고

麋與鹿交(미여록교)

고라니는 사슴과 교배하고

鰌與魚游(추여어유)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놀지.

毛嬙西施(모장서시)

모장과 서희는

人之所美也(인지소미야)

세상 사람들이 미녀라고 칭송하지만,

魚見之深入(어견지심입)

물고기는 그들을 보면 물속 깊이 달아나고

鳥見之高飛(조견지고비)

새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麋鹿見之決驟(미록견지결취)

순록과 사슴은 결사적으로 달아나지.

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사자숙지천하지정색재)

넷 가운데 누가 천하의 미인을 아는 것일까?

自我觀之(자아관지)

내가 보건대

仁義之端(인의지단) 是非之塗(시비지도)

사람들이 인의(仁義)와 시비니 하는 것도

樊然殽亂(번연효란)

그 한계나 구별은 너무도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어 있다.

吾惡能知其辯(오오능지기변)

나라고 어찌 그것들을 간단히 분별할 수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