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完]

莊子 內篇 5. 덕충부(德充符) 5. 천형을 받은 공자

강병현 2014. 10. 25. 22:27

莊子 內篇 5. 덕충부(德充符) 5. 천형을 받은 공자

 

魯有兀者叔山無趾(로유올자숙산무지)

노나라에 형벌로 발 하나를 잘린 숙산무지라는 사나이가 있었는데

踵見仲尼(종견중니)

한번은 다리를 비비적거리면서 중니를 만나러 왔다

仲尼曰(중니왈)

중니가 말했다 ‘

子不謹(자불근)

그대는 근신하지 않아서

前旣犯患若是矣(전기범환약시의)

전에 이미 죄를 짓고 이 꼴이 되었소

雖今來(수금래)

그러니 지금 와 봤자

何及矣(하급의)

어찌 미칠 수 있겠나’

無趾曰(무지왈)

무지는 대답했다

吾唯不知務而輕用吾身(오유부지무이경용오신)

‘저는 다만 도를 힘써 배울 줄도 모르고 경솔하게 처신하여

吾是以亡足(오시이망족)

그 때문에 이렇게 발을 잃었습니다.

今吾來也(금오래야)

지금 제가 온 것은

猶有尊足者存焉(유유존족자존언)

발보다 귀한 것이 남아 있기 때문이며

吾是以務全之也(오시이무전지야)

그것을 온전하게 하고 싶어서입니다.

夫天無不覆(부천무불복)

대저 하늘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

地無不載(지무부재)

땅은 모든 것을 실어 줍니다.

吾以夫子爲天地(오이부자위천지)

저는 선생님을 그런 하늘이나 땅같이 마음이 넓은 분으로 여겨 왔는데

安知夫子之猶若是也(안지부자지유약시야)

선생님이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孔子曰(공자왈)

공자가 말했다

丘則陋矣(구칙루의)

‘내가 생각이 좁았소

夫子胡不入乎(부자호불입호)

자, 안으로 들어오시오

請講以所聞(청강이소문)

내가 듣고 배워서 아는 바를 말씀하겠소.’ 라고 했으나

無趾出(무지출)

무지는 듣지 않고 나가 버렸다

孔子曰(공자왈)

그러자 공자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弟子勉之(제자면지)

‘너희들도 애써 배워라

夫無趾(부무지)

저 무지는

兀然者(올연자)

발이 잘린 병신이지만

猶務學以複補前行之惡(유무학이복보전행지악)

그래도 애써 배워서 지난 잘못을 보상하려 하고 있다

而況全德之人乎(이황전덕지인호)

그런데 하물며 아무 결점이 없는 너희들이야

더욱 그래야 할 것이 아니겠느냐’

無趾語老聃曰(무지어노담왈)

무지가 노담에게 말했다

孔丘之於之人(공구지어지인)

‘공구는 지인에 이르려면

其未邪(기미사)

아직 멀더군요

彼何賓賓以學子爲(피하빈빈이학자위)

그런데 그는 어째서 자꾸만 당신에게 배우려 할까요?

彼且蘄以諔詭幻怪之名聞(피차기이숙궤환괴지명문)

그는 매우 기괴한 명성을 속이고 있겠지만

不知至人之以是爲己桎梏邪(부지지인지이시위기질곡사)

인은 그것을 스스로를 묶는 수갑과 차꼬라고 여긴다는 것을 모릅니다.’

老聃曰(노담왈)

노담이 말했다

胡不直使彼以死生爲一條(호불직사피이사생위일조)

‘죽음과 삶을 하나로 보고

以可不可爲一貫者(이가불가위일관자)

옳다 옳지 않다를 한가지로 여기는 만물제동의 경지에 있는 자로 하여금

解其桎梏(해기질곡)

당장 그 수갑과 차꼬를 풀어 주도록 해 보시지요

其可乎(기가호)

그것이 가능하지 않나요’

無趾曰(무지왈)

무지가 말했다 ‘

天刑之(천형지)

하늘이 그를 벌하고 있는데

安可解(안가해)

어찌 풀어 줄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