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

卷三 致知 27. 충실의 미(美)와 시경의 미(美)는 다르다

강병현 2016. 8. 3. 19:44

卷三 致知 27. 충실의 미()와 시경의 미()는 다르다

 

 

凡觀書(범관서) 不可以相類(불가이상류)

무릇 책을 읽을 때에는, 서로 비슷한 것으로써

 

泥其義(니기의)

그 뜻을 통하게 해서는 안 된다.

 

不爾則字字相梗(불이즉자자상경)

그렇지 않으면 한 자 한 자가 서로 막히게 되므로,

 

當觀其文勢上下之意(당관기문세상하지의)

마땅히 그 글 아래와 위의 뜻을 살펴보아야 한다.

 

如充實之謂美(여충실지위미)

가령 충실한 것을 일러 미()라고 하는 것과,

 

與詩之美不同(여시지미부동)

<시경(詩經)>에서의 미는 같지 않은 것이다.

    

                                                                <정씨유서(程氏遺書)> 18(第十八篇)

 

충실지위미(充實之謂美)라는 말은 충실한 마음을 미()라고 한다는 말이다. <맹자> 진심하편에 나오는 말로, "그와 같이 되기를 원할 수 있는 것을 선()이라 하고, 모든 선을 몸에 지니고 있는 것을 신()이라고 하며, 선을 행하기에 힘써서 마음속에 충만 되는 것을 미()라고 한다[可欲之謂善(가욕지위선) 有諸己之謂信(유제기지위신) 충실지위미(充實之謂美)]"라고 하였다. 그리고 시지미(詩之美)<시경>속의 미()를 말하는 것으로, 대개 나 아닌 상대의 나타난 아름다움을 찬양한 노래가 많다. 따라서 <맹자>에 있는 미()는 자기마음 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선을 말하는 것이니,<시경>에 있는 미()는 같은 미()라고 하지만 서로 다르다는 말이다. 글을 읽는 데 있어서 글자 한 자 한 자의 뜻에 구애받으면 연결이 안 된다. 그러므로 글의 뜻을 파악해서 유사점에 조심하고 전체의 뜻에 잘못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이천 선생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