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莊子)[完]

莊子 雜篇 29. 도척(盜跖) 12. 부와 명예보다 본성을 지키는 것이 낫다.

강병현 2016. 8. 4. 19:48

莊子 雜篇 29. 도척(盜跖) 12. 부와 명예보다 본성을 지키는 것이 낫다.

 

 

無足曰(무족왈)

무족이 말했다.

 

富貴之於人(부귀지어인)

부귀란 사람에게

 

無所不利(무소불리)

이롭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窮美究埶(궁미구예)

어떤 아름다움도 이룰 수 있고, 어떤 권세라도 추구할 수 있으니

 

至人之所不得逮(지인지소불득체)

이것은 지극한 사람도 미칠 수 없는 일이며,

 

賢人之所不能及(현인지소불능급)

성인도 따라갈 수 없는 일입니다.

 

俠人之勇力而以爲威强(협인지용력이이위위강)

부귀는 남의 용기와 능력을 빌어 위세를 떨치고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秉人之知謀以爲明察(병인지지모이위명찰)

남의 지혜와 계략을 이용하여 명석하게 잘 살필 수도 있습니다.

 

因人之德以爲賢良(인인지덕이위현량)

남의 덕을 근거로 하여 현명하고 어질게 행동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非享國而嚴若君父(비향국이엄약군부)

나라를 다스리고 있지 않아도 임금이나 아버지 같은 위엄을 지닐 수도 있습니다.

 

且夫聲色滋味權勢之於人(차부성색자미권세지어인)

또한 음악이나 미술이나 권세와 같이

 

心不待學而樂之(심불대학이락지)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것들을 배우지 않고도 즐길 수가 있습니다.

 

體不待象而安之(체불대상이안지)

몸은 다른 물건을 빌지 않고도 편안할 수 있습니다.

 

夫欲惡避就(부욕악피취)

탐나는 것을 얻고 싫어하는 것을 피하는 일도

 

固不待師(고불대사)

스승을 기다릴 것 없이 이루어집니다.

 

此人之性也(차인지성야)

이것이 사람의 본성입니다.

 

孰能辭之(숙능사지)

누가 그것을 마다하겠습니까?”

 

知和曰(지화왈)

지화가 말했다.

 

知者之爲(지자지위) 故動以百姓(고동이백성)

지혜 있는 사람의 행동은 본시 행동의 표준을 백성들로 삼아서

 

不違其度(불위기도)

그들의 기준을 어기지 않습니다.

 

是以足而不爭(시이족이불쟁)

그러므로 언제나 만족하고 있어서 다투지 않는 것입니다.

 

無以爲故不求(무이위고불구)

할 것이 없으므로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不足故求之(부족고구지)

그러나 만족을 못하는 사람은 그 때문에 욕망을 추구하게 되고,

 

爭四處而不自以爲貪(쟁사처이불자이위탐)

사방으로 다투면서도 스스로 탐욕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有餘故辭之(유여고사지)

지혜 있는 사람은 남음이 있기 때문에 남이 추구하는 것을 사양하며,

 

棄天下而不自以爲廉(기천하이부자이위렴)

천하를 버리고도 스스로를 결백하고 깨끗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廉貪之實(렴탐지실)

결렴하다거나 탐욕스럽다는 실제 내용은

 

非以迫外也(비이박외야)

추구하는 밖의 물건에 의해 한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反監之度(반감지도)

돌이켜 자기 마음의 법도를 살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勢爲天子而不以貴驕人(세위천자이불이귀교인)

천자의 권세를 누리고 있으면서도 존귀함으로써 남에게 교만하지 않습니다.

 

富有天下而不以財戲人(부유천하이불이재희인)

천하의 부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재물로써 사람을 희롱하지 않습니다.

 

計其患(계기환) 慮其反(려기반)

천자의 환란을 헤아리고 그것이 천성에 반하는 것임을 생각하고,

 

以爲害於性(이위해어성) 故辭而不受也(고사이불수야)

그것은 본성을 해치는 것이라 단정하기 때문에 사양하고 받지 않는 것입니다.

 

非以要名譽也(비이요명예야)

명예를 바라기 때문은 아닙니다.

 

堯舜爲帝而雍(요순위제이옹)

요임금과 순임금이 임금노릇을 하면서도 남에게 임금자리를 사양했던 것은

 

非仁天下也(비인천하야)

천하에 어짊을 펴기 위한 것이 아니라,

 

不以美害生也(불이미해생야)

명예나 이익 때문에 삶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善卷許由得帝而不受(선권허유득제이불수) 非虛辭讓也(비허사양야)

선권이나 허유가 임금자리를 내주어도 받지 않았던 것은 공연히 사양한 것이 아니라,

 

不以事害己(불이사해기)

번거로운 일로 인해 자기를 해치지 않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此皆就其利(차개취기리) 辭其害(사기해)

이들은 모두가 그의 이로움을 위해 그 피해를 사퇴한 것이어서

 

而天下稱賢焉(이천하칭현언)

천하 사람들은 현명하다고 칭송하는 것입니다.

 

則可以有之(칙가이유지)

그것은 그들이 천하를 차지할 수 있는데도 차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彼非以興名譽也(피비이흥명예야)

그들은 명예를 추구해서 그렇게 했던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