莊子 雜篇 29. 도척(盜跖) 10. 본성이 어긋나면 재앙을 자초한다.
子將曰(자장왈)
자장이 말했다.
子不爲行(자불위행)
선생님께서 인의를 행하지 않으시면
卽將疏戚無倫(즉장소척무륜) 貴賤無義(귀천무의)
“멀고 친한 사람의 구별이 없게 되고, 귀하고 천한 신분의 기준도 없게 될 것이며,
長幼無序(장유무서)
어른과 아이의 질서도 없게 될 것입니다.
五紀六位(오기육위)
임금과 신하,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 어른과 아이, 친구들 사이의 관계인 오륜(五倫)과, 아저씨들, 형제들, 일가들, 조카들, 스승, 친구들 사이의 관계인 육기(六紀)도
將何以爲別乎(장하이위별호)
어떻게 구별할 수가 있겠습니까?”
滿苟得曰(만구득왈)
만구득이 말했다.
堯殺長子(요살장자) 舜流母弟(순유모제)
“요임금은 맏아들을 죽였고, 순임금은 이복동생을 귀향 보냈었는데,
疏戚有倫乎(소척유윤호)
멀고 친한 사람의 구별이 있는 것입니까?
湯放桀(탕방걸) 武王殺紂(무왕살주)
탕임금은 걸왕을 내쳤고, 무왕은 주왕을 죽였는데,
貴賤有義乎(귀천유의호)
귀하고 천한 신분의 기준이 있는 것입니까?
王季爲適(왕계위적)
왕계는 형을 물리치고 왕위의 계승자가 되었고,
周公殺兄(주공살형) 長幼有序乎(장유유서호)
주공은 형을 죽였는데 어른과 아이의 질서가 있는 것입니까?
儒者僞辭(유자위사)
유학자들은 거짓된 이론을 펴고,
墨者兼愛(묵자겸애)
묵가의 사람들은 모든 사람을 다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五紀六位將有別乎(오기육위장유별호)
오륜과 육기의 분별이 있는 것입니까?
且子正爲名(차자정위명) 我正爲利(아정위리)
그런데도 선생께서는 명분을 바르다고 주장하고 저는 이익을 바르다고 주장하는데,
名利之實(명리지실) 不順於理(불순어리)
명분과 이익이 실체에 있어서는 이치에 순응되지도 않고
不監於道(불감어도)
도리에 합치되지도 않는 것입니다.
吾日與子訟於無約曰(오일여자송어무약왈)
제가 전에 무약에게 물으니,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小人殉財(소인순재) 君子殉名(군자순명)
‘소인들은 재물을 추구하고, 군자들은 명예를 추구한다.
其所以變其情(기소이변기정)
그들이 그들의 진실함을 변화시키고
易其性(역기성) 則異矣(칙이의)
본성을 바꾸는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乃至於棄其所爲(내지어기기소위)
그들이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은 버리고
而殉其所不爲(이순기소불위) 則一也(칙일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추구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함과 같다.
故曰(고왈)
그러므로 이르기를
無爲小人(무위소인) 反殉而天(반순이천)
소인이 되지 말고 본성으로 되돌아가 자연을 따르고,
無爲君子(무위군자) 從天之理(종천지리)
군자가 되지도 말고 하늘의 원리를 따르기만 하라고 하는 것이다.
若枉若直(약왕약직) 相而天極(상이천극)
굽었든 곧았든 간에 하늘의 법도에 서로 호응해야 한다.
面觀四方(면관사방) 與時消息(여시소식)
자기 사방을 둘러보면서 적응하며 때의 변화에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若是若非(약시약비) 執而圓機(집이원기)
옳든 그르든 간에 원만한 마음을 지켜야만 한다.
獨成而意(독성이의) 與道徘徊(여도배회)
자기의 뜻을 홀로 이룩하여 도와 더불어 세상에 노닐어야 한다.
無轉而行(무전이행) 無成而義(무성이의)
한결같이 행동하려고 애쓰지 말고, 의로움을 이루려 애쓰지 마라.
將失而所爲(장실이소위)
그러면 자기의 본성만 잃게 될 것이다.
無赴而富(무부이부) 無殉而成(무순이성)
자기의 부를 추구하지 말고, 성공하려 애쓰지 말아야 한다.
將棄而天(장기이천)
그런 행동은 자기의 천성을 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
比干剖心(비간부심) 子胥抉眼(자서결안)
비간은 심장이 도려내어지고 오자서는 눈이 도려내졌는데,
忠之禍也(충지화야)
충성하려 했기 때문에 닥친 재난이었던 것이다.
直躬證父(직궁증부)
직궁은 아버지의 도둑질을 증언했다가 처벌되었고,
尾生溺死(미생익사)
미생이 여자와의 약속을 지키려다가 다리 밑에서 물에 빠져 죽은 것은
信之患也(신지환야)
신의를 지키려던 환란인 것이다.
鮑子立乾(포자립건)
포자가 나무를 끌어안고 선 채로 말라죽고,
申子不自理(신자불자리)
신자가 자기변명도 못해보고 목매어 죽었던 것은
廉之害也(렴지해야)
깨끗함을 지키려다 받은 피해이다.
孔子不見母(공자불견모)
공자가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 종신을 하지 못하고,
匡子不見父(광자불견부)
광자가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종신하지 못했던 것은,
義之失也(의지실야)
의로움을 지키려는 데서 온 과실이다.
此上世之所傳(차상세지소전) 下世之所語(하세지소어)
이상은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고 후세에도 전해질 사실들이다.
以爲士者正其言(이위사자정기언)
선비 된 사람으로서 자기 말이 올바른 것이라 고집하고
必其行(필기행)
자기 행동이 올바르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故服其殃(고복기앙) 利其患也(이기환야)
그런 재앙을 당하고 그런 환란을 만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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