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黃帝編 [ 9 ] 습관과 천성과 천명

강병현 2016. 9. 5. 14:20

列子 黃帝編 [ 9 ] 습관과 천성과 천명

 

孔子觀於呂梁(공자관어려량)

어느 날 공자가 여양 땅으로 구경을 갔다.

懸水三十仞(현수삼십인)

높은 벼랑에서 떨어지는 물이 삼십 길이나 되고,

流沫三十里(류말삼십리)

그곳에서 흘러내려 물거품을 일으키며 흘러 내려가는 물이 삼십 리나 되었다.

黿鼉魚鼈之所不能遊也(원타어별지소부능유야)

큰 거북이나 자라나 물고기들도 물결이 너무 세차 그 곳에 나와 놀 수가 없었다.

見一丈夫遊之(견일장부유지)

그런데 그 곳에서 물속에 뛰어드는 사람이 있었다.

以爲有苦而欲死者也(이위유고이욕사자야)

공자는 그 사람이 마음에 고통이 있어 물에 빠져 죽으려는 사람이라 생각을 했다.

使弟子竝流而承之(사제자병류이승지)

공자는 제자들을 시켜 물살을 따라 내려가 그 사람을 구해주려고 하였다.

數百步而出(삭백보이출)

그러나 한참 아래 하류에서 그 사람은 물 밖으로 나와

被髮行歌(피발항가) 而遊於棠行(이유어당항)

머리를 풀어 헤친 채 노래를 부르며 노닐고 있었다.

孔子從而問之曰(공자종이문지왈)

공자가 그에게로 가서 물었다.

呂梁懸水三十仞(려량현수삼십인)

여양의 벼랑에서 떨어지는 물이 삼십 길이나 되고,

流沫三十里(류말삼십리)

거기에서 물거품을 일으키며 흘러 내려가는 물이 삼십 리나 됩니다.

黿鼉魚鼈所不能遊(원타어별소부능유)

물고기나 거북과 자라도 물결이 하도 세차서 나와 놀 수가 없는데,

向吾見子蹈之(향오견자도지)

선생께서 물속에 뛰어들기에

以爲有苦而欲死者(이위유고이욕사자)

나는 선생께서 스스로 죽으려 하는 줄 알고

使弟子竝流將承子(사제자병류장승자)

제자들을 시켜 선생을 구하려 했습니다.

子出而被髮行歌(자출이피발항가)

그런데 선생은 물속에서 나와 노래를 부르며 노닐고 있기에

吾以子爲鬼也(오이자위귀야) 察子則人也(찰자즉인야)

선생이 물귀신이 아닌가 생각하고 가만히 살펴보았으나 사람이었습니다.

請問蹈水有道乎(청문도수유도호)

선생처럼 물속에 뛰어드는 데도 무슨 방법이 따로 있습니까?”

()

그 사람이 말하였다.

亡吾無道(망오무도)

별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吾始乎故(오시호고)

나는 태어나면서 지닌 습관에서 시작하고,

長乎性(장호성) 成乎命(성호명)

타고난 소질대로 성장하고, 정해진 운명에 따라 완성하여

與齎俱入(여재구입) 與汨偕出(여골해출)

소용돌이치는 속으로 함께 들어가, 물결과 함께 나옵니다.

從水之道而不爲私焉(종수지도이부위사언)

다만 물의 도를 따를 뿐 사사로이 하지 않는 것입니다.

此吾所以道之也(차오소이도지야)

이것이 바로 내가 물속에 뛰어 들어갔다가

용솟음쳐서 나오는 방법이라면 방법입니다.”

孔子曰(공자왈)

공자가 말하였다.

何謂始乎故(하위시호고)

자연히 타고난 생의 소질에서 시작하여 물속에서 사는 것이 천성이 되고,

長乎性(장호성) 成乎命也(성호명야)

또 천성이 천명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

그 사람이 말하였다.

吾生於陵安於陵(왈오생어능안어능) 故也(고야)

우리가 육지에서 나서 육지에서 편안히 사는 것과 같은 것을

하나의 습관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長於水而安於水(장어수이안어수) 性也(성야)

내가 늘 물에서 살아 습관이 되어

물에 대하여 안전감을 느끼는 것을 천성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不知吾所以然而然(부지오소이연이연) 命也(명야)

또 천성이 되어 왜 그런지 지혜로 그 이유를 알 수 없게 되는 것을

천명이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