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子 湯問編 [ 3 ] 사물에는 대소(大小)와 장단(長短)이 있는가?
湯又問(탕우문)
또한 탕왕이 물었다.
物有巨細乎(물유거세호) 有修短乎(유수단호) 有同異乎(유동리호)
“물에는 크고 작음이나, 길고 짧음이나, 같고 다름이 있는가?”
革曰(혁왈)
하혁이 대답하였다.
渤海之東不知幾億萬里(발해지동부지기억만리)
“발해의 동쪽은 몇 억만 리 인지 알 수 없습니다.
有大壑焉(유대학언) 實惟無底之谷(실유무저지곡)
큰 골짜기가 있는데, 참으로 그것은 바닥이 없는 골짜기입니다.
其下無底(기하무저) 名曰歸墟(명왈귀허)
그 아래는 밑이 없는데, 이름하여 귀허(歸墟)라고 합니다.
八紘九野之水(팔굉구야지수)
팔방의 극지(極地)와 팔방과 중앙과의 아홉 군데들의 물과,
天漢之流(천한지류) 莫不注之(막부주지)
천하(天河)의 흐름이, 그리로 흘러들지 않는 것이 없건만,
而無增無減焉(이무증무감언)
물이 불어나는 일도 줄어드는 일도 없습니다.
其中有五山焉(기중유오산언) 一曰岱輿(일왈대여)
그 가운데에는 다섯 산이 있는데, 하나는 대여(岱與)라 하고,
二曰員嶠(이왈원교) 三曰方壺(삼왈방호)
둘은 원교(員嶠)라 하며, 셋은 방호(方壺)라 하며,
四曰瀛洲(사왈영주) 五曰蓬萊(오왈봉래)
넷은 영주(瀛洲)라 하며, 다섯은 봉래(蓬萊)라고 합니다.
其山高下周旋三萬里(기산고하주선삼만리)
그 산들은 높고 낮게 둘레를 돌기 3만 리요,
其頂平處九千里(기정평처구천리)
산꼭대기의 평평한 곳이 9천리요,
山之中閒相去七萬里(산지중한상거칠만리)
산과 산의 중간거리가 7만 리로써,
以爲鄰居焉(이위린거언)
이웃하고 있습니다.
其上台觀皆金玉(기상태관개금옥)
그 위에 있는 대각(臺閣)은 모두 금옥(金玉)으로 되어 있고,
其上禽獸皆純縞(기상금수개순호)
그 위에 살고 있는 새나 짐승들은 모두 순백(純白)의 빛깔입니다.
珠玕之樹皆叢生(주간지수개총생)
보옥(寶玉)의 나무들이 총생(叢生)하고,
華實皆有滋味(화실개유자미)
그 꽃과 열매는 모두 맛이 있는데,
食之皆不老不死(식지개부노불사)
그것을 먹으면 모두 불로장생(不老長生)합니다.
所居之人皆仙聖之種(소거지인개선성지종)
거기 사는 사람들은 신선(神仙)과 성인(聖人)들로,
一日一夕飛相往來者(일일일석비상왕내자)
낮이나 밤이나 날아서 서로 오고 가는 사람이,
不可數焉(부가삭언)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而五山之根(이오산지근) 無所連著(무소련저)
다섯 산의 뿌리는, 이어서 닿는 데가 없이,
常隨潮波上下往還(상수조파상하왕환)
언제나 파도치는 물결에 따라서 아래위로 올랐다 내렸다 하며,
不得暫峙焉(부득잠치언)
잠시도 멈추거나 솟아오르는 일이 없습니다.
仙聖毒之(선성독지)
신선과 성인들은 그것을 근심하여,
訴之於帝(소지어제)
상제(上帝)에게 호소하였습니다.
帝恐流於西極(제공류어서극) 失羣聖之居(실군성지거)
상제는 사극(四極)으로 흘러서, 많은 성인들을 잃을 것을 두려워하여,
乃命禺疆使巨鼇十五擧首而戴之(내명우강사거오십오거수이대지)
곧 북극(北極)의 신인 우강(禺疆)에게 명하여
큰 자라 열다섯 마리로 하여금 머리를 들어서 그것을 이게 하고,
迭爲三番(질위삼번) 六萬歲一交焉(륙만세일교언)
서로 삼교대로 하여, 6만년에 한 차례씩 바꾸게 하였습니다.
五山始峙(오산시치)
그리하여 다섯 산은 비로소 멈추어 높이 솟았습니다.
而龍伯之國(이룡백지국) 有大人(유대인)
그런데 용백(龍伯)의 나라에, 거인이 있어서,
擧足不盈數步而曁五山之所(거족부영삭보이기오산지소)
발을 옮기기 몇 걸음도 채 되지 않아 다섯 산에 이르렀습니다.
一釣而連六鼇(일조이련륙오)
한 번의 낚시질로 여섯 마리의 큰 자라를 연이어 잡아,
合負而趣(합부이취) 歸其國(귀기국)
한꺼번에 등에다 지고 빠르게, 그 나라로 돌아가,
灼其骨以數是岱輿員嶠二山(작기골이수시대여원교이산)
그 뼈를 태워서 그것으로써 점을 쳤는데 이 때문에 대여와 원교 두 산은,
流於北極(류어북극) 沈於大海(심어대해)
북극으로 흘러가, 대해(大海)에 가라앉고,
仙聖之播遷者巨億計(선성지파천자거억계)
신선과 성인의 이동하는 사람이 거억(巨億)을 헤아리게 되었습니다.
帝憑怒(제빙노) 侵減龍伯之國使阨(침감룡백지국사액)
이에 상제가 크게 노하여, 용백의 나라를 점차로 줄여 좁게 만들고,
侵小龍伯之民使短(침소룡백지민사단)
용백의 나라 백성들을 점차로 키를 줄여 작게 하였습니다.
至伏羲神農時(지복희신농시)
그래도 복희씨(伏羲氏)와 신농씨(神農氏)의 시대에 이르러서도,
其國人猶數十丈(기국인유삭십장)
그 나라 사람들의 키는 오히려 수십 길이었습니다.”
'열자(列子)[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列子 湯問編 [ 5 ] 태향산과 왕옥산을 옮긴 우공(愚公) (0) | 2016.09.13 |
---|---|
列子 湯問編 [ 4 ] 천지간에는 괴상한 물체가 많습니다. (0) | 2016.09.13 |
列子 湯問編 [ 2 ] 사해(四海)밖에는 무엇이 있는가? (0) | 2016.09.13 |
列子 湯問編 [ 1 ] 태초에도 사물(事物)이 있었는가? (0) | 2016.09.12 |
列子 仲尼編 [ 15 ] 참다운 지각과 참다운 능력. (0) | 2016.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