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湯問編 [ 5 ] 태향산과 왕옥산을 옮긴 우공(愚公)

강병현 2016. 9. 13. 14:39

列子 湯問編 [ 5 ] 태향산과 왕옥산을 옮긴 우공(愚公)

 

太形王屋二山(태형왕옥이산)

태항산(太行山)과 왕옥산(王屋山)의 두 산은,

方七百里(방칠백리) 高萬仞(고만인)

사방 7백 리요, 높이가 만 길이나 되는데,

本在冀州之南(본재기주지남) 河陽之北(하양지북)

본래는 기주(冀州)의 남쪽이고, 황하(黃河)의 북쪽에 있었다.

北山愚公者(북산우공자)

북산(北山)에 우공(愚公)이라는 사람이 사는데,

年且九十(년차구십) 面山而居(면산이거)

나이가 구십 세였다. 산을 마주하고 사는데,

懲山北之塞(징산북지새)

산 북쪽에 통행을 할 수 없이 막혀 있어서,

出入之迂也(출입지우야)

거기를 지나려면 멀리 돌아서 가게 되어 있었다.

聚室而謀曰(취실이모왈)

가족들을 모아 놓고 좋은 방법을 의논하면서 말하기를,

吾與汝畢力平險(오여여필력평험)

나는 너희들과 함께 힘을 다해서 그 험준한 데를 평평하게 닦아서,

指通豫南(지통예남)

예주(豫州)의 남쪽을 통하여,

達於漢陰(달어한음)

한수(漢水) 남쪽에 도달할 것을 목표로 삼는다.

可乎(가호)

너희들도 나의 뜻을 따르겠느냐하니,

雜然相許(잡연상허)

모두 그렇게 하겠다고 응낙하였으나,

其妻獻疑曰(기처헌의왈)

그의 아내가 의문을 제기하면서 말하였다.

以君之力(이군지력) 曾不能損魁父之丘(증부능손괴부지구)

당신의 힘으로, 작은 동산 하나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如太形王屋何(여태형왕옥하)

그런 힘으로 태항산과 왕옥산을 어떻게 하시겠다는 것입니까?

且焉置土石(차언치토석)

그리고 그 흙과 물은 어디다가 처분하실 것입니까?”

雜曰(잡왈)

이에 대해 모두 말하기를,

投諸渤海之尾(투제발해지미) 隱土之北(은토지북)

그것은 발해의 끝인, 은토(隱土) 북쪽에 버릴 것입니다.”하였다.

遂率子孫荷擔者三夫(수률자손하담자삼부)

마침내 아들과 손자를 이끌고 짐을 지는 사람 세 남자가,

叩石墾壤(고석간양)

돌을 깨뜨리고 흙을 파내어,

箕畚運於渤海之尾(기분운어발해지미)

키와 삼태기에 담아 발해의 끝으로 운반하는 것이었다.

鄰人京城氏之孀妻(린인경성씨지상처)

이웃에 사는 경성씨(京城氏)의 과부에게,

有遺男(유유남) 始齔(시츤)

아비없는 아들이 있었는데, 아직 이를 갈기 시작하는 어린 나이였다.

跳往助之(도왕조지) 寒暑易節(한서역절)

그가 뛰어 가서 그들을 도와, 추위에서 더위로의 한 철이 바뀌고서야,

始一反焉(시일반언)

처음으로 한 차례 흙과 돌을 발해 끝에다 버리고 집으로 돌아 왔다.

河曲智叟笑而止之曰(하곡지수소이지지왈)

하곡(河曲)에 사는 지혜있는 한 노인이 웃고 그 일을 말리면서 말하였다.

甚矣汝之不惠(심의여지불혜)

당신의 지혜 없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군요.

以殘年餘力(이잔년여력)

당신의 남은 나이의 여력으로는,

曾不能毁山之一毛(증불능훼산지일모)

저 산의 터럭 하나도 헐어낼 수 없는데,

其如土石何(기여토석하)

그 흙과 돌을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北山愚公長息曰(북산우공장식왈)

북산의 우공이 길게 한숨지으면서 말하기를,

汝心之固(여심지고) 固不可徹(고부가철)

당신 마음의 완고함은 진실로 막히였군요.

曾不若孀妻弱子(증부야상처약자)

젊은 과부의 어린 아들조차 그렇치 않습니다.

雖我之死(수아지사) 有子存焉(유자존언)

비록 내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아들이 있어 살고 있습니다.

子又生孫(자우생손) 孫又生子(손우생자)

아들은 또 손자를 낳고, 손자가 또 아들을 낳습니다.

子又有子(자우유자) 子又有孫(자우유손)

아들에게는 또 아들이 있고, 아들에게는 또 손자가 있습니다.

子子孫孫(자자손손) 無窮匱也(무궁궤야)

그래서 자자손손, 끝이 다하는 일이 없습니다.

而山不加增(이산부가증)

그러나 산은 더 이상 자라지 않습니다.

何苦而不平(하고이불평)

어찌 평지로 만들어지지 않을 것입니까?”

河曲智叟亡以應(하곡지수망이응)

이에 하곡의 지혜있는 노인은 대답할 말이 없었다.

操蛇之神聞之(조사지신문지)

뱀을 부리는 산신(山神)이 이 말을 듣고,

懼其不已也(구기부이야)

그 작업이 중단되지 않을 것을 두려워하여,

告之於帝(고지어제)

그것을 상제에게 고하였다.

帝感其誠(제감기성)

상제가 그 정성에 감동이 되어,

命夸蛾氏二子負二山(명과아씨이자부이산)

과아씨(夸蛾氏)의 두 아들에게 명하여 두 산을 업어다가,

一厝朔東(일조삭동)

하나는 삭방(朔方)의 동쪽으로 옮겨놓고,

一厝雍南(일조옹남)

하나는 옹주(雍州)의 남쪽으로 옮겨놓게 하였다.

自此冀之南(자차기지남)

이로부터 기주(冀州)의 남쪽과,

漢之陰(한지음) 無隴斷焉(무롱단언)

한수(漢水)의 남쪽에, 깎은 듯이 솟아 오른 고지(高地)가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