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子 湯問編 [ 12 ] 필연성을 아는 자가 있을 것이다.
均天下之至理也(균천하지지리야)
균등(均等)은, 천하의 지극한 이치이다.
連於形物亦然(련어형물역연)
구체적인 기물(器物)에 속하는 것도 또한 그렇다.
均髮均縣輕重而髮絶(균발균현경중이발절)
균등한 힘을 가진 머리카락의 각 부분에는 균등한 비율의
중력(重力)이 있어 가볍고 무거움이 있는데 머리카락이 끊어지는 것은,
髮不均也(발부균야)
머리카락이 균형을 잃어서이다.
均也(균야) 其絶也(기절야)
머리카락 자체의 힘이 균등하다면, 끊어질 자리가 없으므로,
莫絶(막절)
끊어질 듯 하면서도 끊어지지 않는다.
人以爲不然(인이위부연)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부정하면서도,
自有知其然者也(자유지기연자야)
자연히 그 필연성을 아는 자가 있을 것이다.
詹何以獨繭絲爲綸(첨하이독견사위륜)
첨하(詹何)는 누에고치의 한 가닥 실로써 낚시줄을 만들고,
芒針爲鉤(망침위구)
까끄라기 바늘 같은 것으로 낚시 바늘을 만들고,
荊蓧爲竿(형조위간)
가시나무나 무더기로 나는 줄기가 가는 대나무 따위로 낚시대를 만들고,
剖粒爲餌(부립위이)
반쪽 밥풀로 미끼를 삼고서도,
引盈車之魚於百仞之淵汨流之中(인영거지어어백인지연골류지중)
수레에 실을 만한 큰 고기를 백 길이나 되는 못의 급류 속에서 당기어도,
綸不絶(륜부절) 鉤不伸(구부신)
낚시줄은 끊어지지 않고, 낚시 바늘은 펴지지 않고,
竿不橈(간부요)
낚시대는 휘어지지 않는다.
楚王聞而異之(초왕문이리지)
초나라 왕이 그 말을 듣고 그것을 기이하게 여겨,
召問其故(소문기고)
불러서 그 까닭을 물었다.
詹何曰(첨하왈)
첨하가 대답하였다.
臣聞先大夫之言(신문선대부지언)
“신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말을 들었습니다.
蒲且子之弋也(포차자지익야)
포차자(蒲且子)가 주살을 쏘는데,
弱弓纖繳(약궁섬격) 乘風振之(승풍진지)
약한 활과 가느다란 주살의 실로써, 바람을 이용하여 그것을 흔들어서,
連雙鶬於靑云之際(련쌍창어청운지제)
청운(靑雲) 끝에 날아가는 두 마리의 재두루미를 맞추었습니다.
用心專(용심전) 動手均也(동수균야)
마음을 전념하고, 손을 균등하게 움직여서라고 합니다.
臣因其事(신인기사) 放而學釣(방이학조)
신은 그 일을 본 떠서, 낚시질을 배워,
五年始盡其道(오년시진기도)
5년 만에 비로소 그 도를 터득했습니다.
當臣之臨河持竿(당신지림하지간) 心無雜慮(심무잡려)
신이 강에 다달아서 낚시대를 잡으면, 마음에 집념이 없어지고,
唯魚之念(유어지념)
오직 물고기만을 생각합니다.
投綸沉鉤(투륜침구)
낚시줄을 던져서 낚시 바늘을 물에 가라앉게 하는 데에는,
手無輕重(수무경중)
손에 경중(輕重)이 없어지니,
物莫能亂(물막능난)
물건이 어지러워질 수가 없습니다.
魚見臣之鉤餌(어견신지구이)
물고기는 신의 낚시미끼 보기를,
猶沉埃聚沫(유침애취말)
가라앉은 티끌이나 모여 있는 거품과 같이 여기어,
呑之不疑(탄지부의)
그것을 삼키는데 조금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所以能以弱制彊(소이능이약제강)
능히 약한 것으로써 강한 것을 제압하고,
以輕致重也(이경치중야)
가벼운 것으로써 무거운 것을 이루는 까닭입니다.
大王治國誠能若此(대왕치국성능야차)
대왕께서 나라 다스리는 일을 진실로 이와 같이 하실 수 있다면,
則天下可運於一握(즉천하가운어일악)
천하는 한 주먹 안에서 운용될 수 있을 것이니,
將亦奚事哉(장역해사재)
장차 또한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
楚王曰(초왕왈)
이 말에 초나라 왕이 맞아구를 치며 말했다.
善(선)
“좋은 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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