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

卷七 出處 9. 성인은 은미(隱微)함을 미리 안다.

강병현 2016. 11. 2. 13:39

卷七 出處 9. 성인은 은미(隱微)함을 미리 안다.

 

 

遯者陰之始長(둔자음지시장)

둔괘는 음()이 성장하기 시작하는 때다.

 

君子知微(군자지미) 故當深戒(고당심계)

군자는 은미함을 알기 때문에, 응당히 깊이 경계한다.

 

而聖人之意未便遽已也(이성인지의미편거이야)

그러나 성인의 뜻은 갑자기 그만두지 않는다.

 

故有與時行(고유여시행)

그러므로 때와 함께 행함이 있으면,

 

小利貞之敎(소리정지교)

적은 이로움이 곧은 곳에 있다는 가르침이다.

 

聖賢之於天下(성현지어천하) 雖知道之將廢(수지도지장폐)

성현은 천하에 있는 도가, 비록 장차 없어질 것을 안다고 할지라도,

 

豈肯坐視其亂而不救(기긍좌시기란이불구)

어찌 난세(難世)를 앉아서 보기만 하고 구하지 않으랴?

 

必區區致力於未極之間(필구구치력어미극지간)

반드시 자세히 마음을 쓰고 힘을 다하여 난이 극도에 달하기 전에,

 

强此之衰(강차지쇠) 艱彼之進(간피지진)

쇠해져 가는 것을 강하게 돌이키고, 저 어려운 진전을 막아서,

 

圖其暫安(도기잠안)

잠시라도 안정을 도모할 것이다.

 

苟得爲之(구득위지)

진실로 그것을 얻을 수 있다면,

 

孔孟之所屑爲也(공맹지소설위야)

공자나 맹자의 일을 도와주는 것이 될 것이니,

 

王允謝安之於漢晉是也(왕윤사안지어한진시야)

()과 진()나라의 왕윤(王允)과 사안(謝安)의 일이 모두 이것이다.

    

                                                        <이천역전(伊川易傳)> 둔괘(遯卦) 단전(彖箋)

 

왕윤(王允)은 후한 말(後漢末)의 사람으로, ()는 자사(子師)이고 사도(使徒)로서 헌제(獻帝)의 왕실을 지키며, 여포(呂布)와 짜고 당시의 권력자였던 반란군 동탁(董卓)을 죽였으나, 그 후 동탁의 부장 이각(李傕)과 곽범(郭氾)에게 살해를 당하였다. 그리고 사안(謝安)은 동진(東晉) 때 사람으로 자()는 안석(安石)이다.

환온(桓溫)에게 초빙되어 사마(司馬)가되고 시중(侍中)이 되었다. 그러나 효무제(孝武帝)가 즉위하자 환온이 반란을 일으켜 사안에게 동조를 구하며 협박을 하였어도 이에 굴하지 않고, 부견(苻堅)의 침입을 비수(淝水)에서 막아 동진왕조를 지켰다. 이 대목은 <주역> 둔괘(遯卦)의 단사(彖辭)를 설명한 것이다. ()과 진()의 왕윤과 사안의 일을 들어서 군자는 난세의 징후를 미리 알아 차려서 용기로써 일을 처리한다는 말이다. 쇠퇴해가는 것을 강제로 돌이키는 것은 군자의 도가 사라지기 전에 붙드는 것이며, 저 어려운 진전을 막는다는 것은, 소인의 도가 자라기 전에 억제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