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第四十篇難勢 : 현자를 얻음으로써 잘 통치된다

강병현 2020. 2. 26. 18:45

[한비자韓非子]第四十篇難勢 : 현자를 얻음으로써 잘 통치된다

 

韓非子 第40篇 難勢2]-

 

應愼子曰(응신자왈):

어떤 사람이 신자가 한 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飛龍乘雲(비룡승운),

하늘을 나는 용은 구름을 타고,

 

騰蛇遊霧(등사유무),

공중에 오르는 뱀은 안개에 떠서 하늘을 노닌다고 한다.

 

吾不以龍蛇爲不託於雲霧之勢也(오불이용사위불탁어운무지세야)

나는 용이나 뱀이 구름이나 안개의 힘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雖然(수연), 夫釋賢而專任勢(부석현이전임세),

그러나 현명한 재능을 버리고 오직 권세에만 의탁하고 있으면

 

足以爲治乎(족이위치호)?

나라를 잘 다스릴 수가 있을까.

 

則吾未得見也(즉오미득견야)

나는 그런 예를 본적이 없다.

 

夫有雲霧之勢而能乘遊之者(부유운무지세이능승유지자),

구름이나 안개의 힘에 의해서 그것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龍蛇之材美之也(용사지재미지야);

용이나 뱀의 재질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今雲盛而螾弗能乘也(금운성이인불능승야),

그러나 구름이 힘차게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지렁이는 이용하지 못할 것이며,

 

霧醲而螘不能遊也(무농이의불능유야),

안개가 아무리 짙어도 개미는 그것을 이용하지 못할 것이다.

 

夫有盛雲醲霧之勢而不能乘遊者(부유성운농무지세이불능승유자),

요컨대 뭉게뭉게 일어나는 구름이나 짙은 안개라는 힘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타거나 이용하여 하늘을 날 수 없는 것은

 

螾螘之材薄也(인의지재박야)

지렁이나 개미의 재능이 모자라기 때문인 것이다.

 

今桀(금걸紂南面而王天下(주남면이왕천하),

지금 걸왕이나 주왕이 천하의 왕이 되어

 

以天子之威爲之雲霧(이천자지위위지운무),

천자의 위광을 구름이나 안개로 하여 그 힘에 의해서 정치를 한다 하더라도

 

而天下不免乎大亂者(이천하불면호대란자),

천하가 혼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紂之材薄也(주지재박야)

걸왕이나 주왕의 재질이 빈약하기 때문인 것이다.

 

且其人以堯之勢以治天下也(차기인이요지세이치천하야),

요의 세력으로 천하를 다스릴 경우의 세력과

 

其勢何以異桀之勢也(기세하이이걸지세야), 亂天下者也(난천하자야)

걸왕이 천하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 세력을 비교할 때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夫勢者(부세자), 非能必使賢者用己(비능필사현자용기),

권세라 하는 것은 반드시 현자가 사용해야 하고,

 

而不肖者不用己也(이불초자불용기야)

우매한 자는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법은 없다.

 

賢者用之則天下治(현자용지즉천하치),

그러나 현자가 그것을 사용하면 천하가 다스려지고,

 

不肖者用之則天下亂(불초자용지즉천하란)

우매한 자가 그것을 이용하면 천하는 혼란에 빠진다.

 

人之情性(인지정성), 賢者寡而不肖者衆(현자과이불초자중),

모든 인간의 본질에 입각해서 보면 현자는 적고 우매한 자는 많으므로

 

而以威勢之利濟亂世之不肖人(이이위세지리제란세지불초인),

위세의 이득으로 세상을 혼란하게 하는 우매한 자를 도와준다면

 

則是以勢亂天下者多矣(즉시이세란천하자다의),

위세에 의해서 천하를 어지럽히는 자가 많을 것이며,

 

以勢治天下者寡矣(이세치천하자과의)

위세에 의해서 천하를 다스리는 자는 적어질 것이다.

 

夫勢者(부세자),

실로 세력이나 지위라는 것은

 

便治而利亂者也(편지이리란자야)

세상을 다스리는데 있어 편리한 것이며, 세상을 혼란하게 하는데도 편리하다.

 

()<周書(주서)> ():

그래서 주서에는 이러한 구절이 있는 것이다.

 

" 毋爲虎傅翼(무위호부익),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 주지 마라.

 

將飛入邑(장비입읍), 擇人而食之(택인이식지)"

날개를 달아주면 호랑이는 마을에 뛰어들어 사람을 잡아먹을 것이다.

 

夫乘不肖人於勢(부승불초인어세),

우매한 자에게 권세나 지위를 준다는 것은

 

是爲虎傅翼也(시위호부익야)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일인 것이다.

 

(紂爲高臺深池以盡民力(주위고대심지이진민력),

걸왕과 주왕은 높은 누대와 깊은 연못을 만들어 민중의 힘을 고갈시켰으며,

 

爲炮烙以傷民性(위포락이상민성),

화형제도를 만들어 백성의 생명을 유린했다.

 

(紂得乘四行者(주득승사행자),

그들이 그러한 난폭한 정치를 행할 수 있었던 것은

 

南面之威爲之翼也(남면지위위지익야)

군림하는 지위의 세력이 호랑이의 날개 구실을 했기 때문이다.

 

使桀(사걸紂爲匹夫(주위필부),

만일 그들이 보통의 사내들이었다면

 

未始行一而身在刑戮矣(미시행일이신재형륙의)

못된 행동을 하기도 전에 사형을 당했을 것이다.

 

勢者(세자),

그렇다면 권세와 지위는

 

養虎狼之心而成暴亂之事者也(양호랑지심이성폭란지사자야),

호랑이나 이리와 같은 마음을 길러내고, 난폭한 소행을 시키고 있는 셈이 된다.

 

比天下之大患也(비천하지대환야)

그야말로 천하의 큰 재난인 것이다.

 

勢之於治亂(세지어치란), 本未有位也(본미유위야),

권세나 지위의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짐에 대한 관계는 원래 일정하지가 않다.

 

而語專言勢之足以治天下者(이어전언세지족이치천하자),

그러나 신자의 설은 그것만 있으면 충분히 천하를

다스릴 수 있다고 한 것으로 보아

 

則其智之所至者淺矣(즉기지지소지자천의)

그의 지혜의 정도가 낮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夫良馬固車(부랑마고거),

가령 명마가 견고한 수레에 매여 있다고 하더라도,

 

使臧獲御之則爲人笑(사장획어지즉위인소),

무능한 자에게 몰게 한다면 달리지 못할 것이며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王良御之而日取千里(왕랑어지이왈취천리)

유명한 마부였던 왕량에게 몰게 한다면 하루에 천리를 달릴 것이다.

 

車馬非異也(거마비이야), 或至乎千里(혹지호천리), 或爲人笑(혹위인소),

수레와 말은 그대로인데 한편은 천리를 달리고 한편은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則巧拙相去遠矣(즉교졸상거원의)

말을 다루는 재능이 판이하기 때문인 것이다.

 

今以國位爲車(금이국위위거), 以勢爲馬(이세위마),

지금 군주의 지위를 수레로 하고, 권세를 말로하며,

 

以號令爲轡(이호령위련), 以刑罰爲鞭筴(이형벌위편협),

형벌을 채찍으로 하여

 

使堯(사요舜御之則天下治(순어지즉천하치),

그것을 요나 순에게 맡기면 천하는 잘 통치될 것이며,

 

(紂御之則天下亂(주어지즉천하란),

걸이나 주에게 맡기게 되면 천하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

 

則賢不肖相去遠矣(즉현불초상거원의)

이것은 요나 순의 현명함과 걸이나 주의 우매함이 너무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夫欲追速致遠(부욕추속치원), 不知任王良(부지임왕랑);

도대체 먼 거리를 질주하려는 자가 왕량을 임용할 줄 모르고,

 

欲進利除害(욕진리제해), 不知任賢能(부지임현능),

이득을 얻고 손해를 피하려는 자가 현명한 인물을 임용할 줄 모른다면

 

此則不知類之患也(차즉부지류지환야)

말이 되지 않는다.

 

夫堯(부요舜亦治民之王良也(순역치민지왕랑야)

요와 순도 백성을 다스리는 점에 있어서는 왕량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