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第四十篇難勢 : 현자와 권세는 양립될 수 없다

강병현 2020. 2. 26. 18:49

[한비자韓非子]第四十篇難勢 : 현자와 권세는 양립될 수 없다

 

韓非子 第40篇 難勢3]-

 

復應之曰(부응지왈):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

 

其人以勢爲足恃以治官(기인이세위족시이치관);

신자는 권세에는 관리나 백성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는데,

 

客曰(객왈) " 必待賢乃治(필대현내치) " ,

앞의 사람은현자를 얻음으로써 잘 통치된다고 했다.

 

則不然矣(즉불연의)

이 앞사람의 의견은 정당하지 못하다.

 

夫勢者(부세자), 名一而變無數者也(명일이변무수자야)

도대체 권세는 그 이름이 하나이지만 사실은 그 변화가 끝이 없는 것이다.

 

勢必於自然(세필어자연), 則無爲言於勢矣(즉무위언어세의)

권세가 자연의 추세를 말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것을 재론할 필요가 없다.

 

吾所爲言勢者(오소위언세자), 言人之所設也(언인지소설야)

내가 말하는 세력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권세 바로 그것인 것이다.

 

今曰(금왈): (舜得勢而治(순득세이치),

지금 앞의 사람은요나 순이 세력을 얻으면 천하가 잘 다스려지고,

 

(紂得勢而亂(주득세이란),

걸이나 주가 세력을 얻으면 천하가 혼란해진다고 했다.

 

吾非以堯(오비이요舜爲不然也(순위불연야)

나는 요나 걸이 그러한 결과를 가져왔다는데 대해서 시비하려고 하지 않는다.

 

雖然(수연), 非人之所得設也(비인지소득설야)

그러나 앞의 사람이 말한 세력은 인간이 만든 권세를 두고 말한 것이 아니었다.

 

夫堯(부요舜生而在上位(순생이재상위),

만일 요나 순이 태어나면서부터 군주의 지위에 오르도록 정해져 있었다면

 

雖有十桀(수유십걸紂不能亂者(주불능란자),

걸이나 주와 같은 자가 비록 10명이 있어도 소란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則勢治也(즉세치야);

자연의 추세가 다스려 줄 것이기 때문이다.

 

(紂亦生而在上位(주역생이재상위),

또 걸이나 주가 태어나면서부터 군주의 지위에 오르도록 되어 있었다고 하면

 

雖有十堯(수유십요舜而亦不能治者(순이역불능치자),

요나 순과 같은 인물이 10명이 있어도 잘 다스리지 못할 것이다.

 

則勢亂也(즉세란야)

왜냐하면 자연의 추세가 혼란을 빚어내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故曰(고왈): " 勢治者則不可亂(세치자즉불가란),

그래서추세가 다스리도록 되어 있을 때에는 혼란이 일어나지 않으며,

 

而勢亂者則不可治也(이세란자즉불가치야)"

추세가 혼란한 때는 잘 다스려질 수가 없다는 말이 있는데,

 

此自然之勢也(차자연지세야),

이 경우의 세력은 물론 자연의 추세인 것이며,

 

非人之所得設也(비인지소득설야)

사람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若吾所言(약오소언), 謂人之所得設也(위인지소득설야)

내가 말하는 권세는 사람이 만든 세력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若吾所言(약오소언), 謂人之所得勢也而已矣(위인지소득세야이이의),

그 한도 내에서 어짊은 필요 없다고 생각된다.

 

賢何事焉(현하사언)? 何以明其然也(하이명기연야)?

客曰(객왈): " 人有鬻矛與楯者(인유육모여순자),

방패와 창을 파는 자가 있었다.

 

譽其楯之堅(예기순지견), ‘ 物莫能陷也(물막능함야), ’

그 자는 방패의 견고함을 말하기 위해서 그것을 뚫을 물건은 없다고 말했다.

 

俄而又譽其矛曰(아이우예기모왈):

동시에 창을 자랑하며 그것으로 뚫리지 않는 물건이 없다고 말했다.

 

吾矛之利(오모지리), 物無不陷也(물무불함야)

그러자 구경꾼이 그 창으로 그 방패를 뚫을 수 없겠느냐고 물었더니

 

人應之曰(인응지왈):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以子之矛(이자지모),

어떤 물건으로도 뚫을 수 없는 방패와

 

陷子之楯(함자지순), 何如(하여)? ’

어떤 물건이라도 뚫을 수 있는 창을 아무리 선전한다고 하더라도

 

其人弗能應也(기인불능응야)"

그것은 양립될 수 없는 것이다.

 

以爲不可陷之楯(이위불가함지순),

현자의 길은 권세로서 금지시킬 수가 없지만

 

與無不陷之矛(여무불함지모),

권세는 어떤 일이나 금지시킬 수 없는 것이 없다.

 

爲名不可兩立也(위명불가양립야)

금지시킬 수 없는 현자의 길과 어떤 일이나

금지시킬 수 있는 권세의 길을 병립시키는 것은 모순이다.

 

夫賢之爲勢不可禁(부현지위세불가금),

요컨대 현자와 권세는 양립될 수 없는 것이다.

 

而勢之爲道也無不禁(이세지위도야무불금),

以不可禁之賢與無不禁之勢(이불가금지현여무불금지세),

此矛楯之說也(차모순지설야)夫賢勢之不相容亦明矣(부현세지불상용역명의)

且夫堯(차부요((紂千世而一出(주천세이일출),

그뿐 아니라 요, , , 주는 천년에 한번 나타날까 말까 한

 

是比肩隨踵而生也(시비견수종이생야)

희귀한 인물들이다.

 

世之治者不絶於中(세지치자부절어중),

그런데 세상 정치가를 보면 어중간한 인물이 태반이다.

 

吾所以爲言勢者(오소이위언세자), 中也(중야)

내가 권세에 대해서 논의할 경우 대상이 되는 것은 그

어중간한 인물에 대해서이다.

 

中者(중자), 上不及堯(상불급요(),

중등급의 군주는 위로는 요와 순에 이를 수 없고,

 

而下亦不爲桀(이하역불위걸()

아래로는 걸과 주처럼은 타락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抱法處勢(포법처세), 則治(즉치);

법률을 지키며 권세를 누리면 나라가 다스려지고,

 

背法去勢(배법거세), 則亂(즉란)

법률을 일탈하여 권세를 버리면 나라가 문란해진다.

 

今廢勢背法而待堯(금폐세배법이대요(

지금 권세를 버리고 법률에 위배하며 요나 순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고 하자.

 

(舜至乃治(순비내치),

요나 순이 나타나면 잘 다스려질 것이다.

 

是千世亂而一治也(시천세란이일치야)

그렇게 되면 천 세대는 문란하고 한 세대는 잘 다스려지는 것이 된다.

 

抱法處勢而待桀(포법처세이대걸(),

법률을 지키고 권세를 누리며 걸이나 주가 나타나기를 기다린다고 하자.

 

(紂至乃亂(주지내란),

걸과 주가 나타나면 문란해질 것이다.

 

是千世治而一亂也(시천세치이일란야)

그렇게 되면 천 세대는 잘 다스려지고 한 세대는 문란해지는 것이 된다.

 

且夫治千而亂一(차부치천이란일),

다시 말하면 천 세대가 문란해지고 한 세대가 다스려지는 것과

 

與治一而亂千也(여치일이란천야),

천 세대가 다스려지고 한 세대가 문란해지는 것의 차이는

 

是猶乘驥(시유승기駬而分馳也(이이분치야), 相去亦遠矣(상거역원의)

두 사람이 준마를 몰아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夫棄隱栝之法(부기은괄지법), 去度量之數(거도량지수),

나무를 휘는 도구를 버리고, 물건의 길이나 무게를 다는 계기에 의하지 않으면,

 

使奚仲爲車(사해중위거), 不能成一輪(불능성일륜)

해중과 같은 명인에게 수레를 만들게 한다 하더라도 만들지 못할 것이다.

 

無慶賞之勸(무경상지권), 刑罰之威(형벌지위),

마찬가지로 사람을 고무하는 포상이나 사람을 위협하는 형벌이 없이,

 

釋勢委法(석세위법), (舜戶說而人辯之(순호설이인변지),

또 형벌을 버리고 법률을 버린다면 비록 요나 순이라 하더라도

 

不能治三家(불능치삼가)

불과 세 집도 다스리지 못할 것이다.

 

夫勢之足用亦明矣(부세지족용역명의),

따라서 권세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而曰(이왈) ‘ 必待賢(필대현) ’, 則亦不然矣(즉역불연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현자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잘못인 것이다.

 

且夫百日不食以待粱肉(차부백일불식이대량육),

또 백일 동안이나 음식을 취하지 않고,

좋은 쌀밥이나 고기 따위가 얻어지기를 기다린다면

 

餓者不活(아자불활);

그것이 얻어진다 하더라도 굶고 있는 자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今待堯(금대요舜之賢乃治當世之民(순지현내치당세지민),

지금 요나 순과 같은 현자에 의해서 현대의 백성을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

 

是猶待粱肉而救餓之說也(시유대량육이구아지설야)

좋은 쌀밥이나 고기를 입수한 다음

굶주림을 메우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夫曰(부왈) ‘ 良馬固車(양마고거),

앞사람은좋은 말로 끌게 하는 견고한 수레를

 

臧獲御之則爲人笑(장획어지즉위인소),

무식한 몰게 된다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며,

 

王良御之則日取乎千里(왕량어지즉일취호천리) ’,

왕량이 수레를 부리게 되면 하루에 천리를 달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吾不以爲然(오불이위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夫待越人之善海游者(부대월인지선해유자),

도대체 먼 월나라 사람으로 수영 잘하는 사람을 불러다가

 

以救中國之溺人(이구중국지익인),

중원에서 물에 빠진 자를 구한다면,

 

越人善游矣(월인선유의),

월나라 사람이 아무리 수영을 잘한다 하더라도

 

而溺者不濟矣(이익자부제의)

물에 빠진 자를 구해 낼 수는 없는 것이다.

 

夫待古之王良以馭今之馬(부대고지왕량이어금지마),

마찬가지로 옛날 왕량을 맞이하여 현재의 말을 다루게 한다는 것은

 

亦猶越人救溺之說也(역유월인구익지설야),

월나라 사람에게 중원의 물에 빠진 자를 구하게 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不可亦明矣(불가역명의)

여간 불합리한 것이 아니다.

 

夫良馬固車(부량마고거),

생각건대 준마를 매어 놓은 견고한 수레를 부리는 데에

 

五十里而一置(오십리이일치),

50리 사이에 정거장을 하나씩 두고,

 

使中手御之(사중수어지),

보통 마부에게 그것을 부리게 한다면

 

追速致遠(추속치원), 可以及也(가이급야),

속력을 빠르게 하거나 원거리를 질주할 수 있을 것이며,

 

而千里可日至也(이천리가일지야),

천리길을 하룻만에 주파할 수도 있을 것이다.

 

何必待古之王良乎(하필대고지왕량호)!

그 옛날의 왕량을 믿을 필요가 있겠는가.

 

且御非使王良也(차어비사왕량야),

또 앞사람의 말에 의하면 말을 부릴 경우, 왕량에게 시키지 않고

 

則必使臧獲敗之(즉필사장획패지);

몸종에게 다루게 하면 실패한다는 것이었고,

 

治非使堯(치비사요舜也(순야),

정치도 요나 순에게 맡기지 않으면

 

則必使桀(즉필사걸紂亂之(주란지)

결국은 걸이나 주가 집권할 때처럼 문란해진다고 한다.

 

此味非飴蜜也(차미비이밀야),

이것은 음식물의 맛은 엿이나 꿀처럼 단 것이 아니면

 

必苦菜(필고채) · 亭歷也(정력야)

반드시 쓴 약 밖에는 없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此則積辯累辭(차즉적변루사), 離理失術(이리실술),

그러한 생각은 어디까지나 웅변에 불과한 것으로서

 

兩未之議也(양미지의야),

도리에 맞지 않는 극단적인 편견이다.

 

奚可以難夫道理之言乎哉(해가이난부도리지언호재)?

어찌 도리에 맞는 신자의 말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客議未及此論也(객의미급차론야)

앞사람의 의견은 신자의 그것을 따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