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一 內篇諫上(내편간상) 凡二十五章
十一 景公欲廢適子陽生(경공욕폐적자양생)而立荼(이립도)晏子諫(안자간)
경공이 적자인 양생을 폐하고 도(荼)를 세우려 하자, 안자가 간하다.
淳于人納女于景公(순우인납여우경공).
순우나라 사람들이 경공에게 여자를 바쳐,
生孺子荼(생유자도), 景公愛之(경공애지),
그에게서 도라는 아들을 얻게되자, 경공은 그 아들을 무척 사랑하였다.
諸臣謀欲廢公子陽生而立荼(제신모욕폐공자양생이립도),
여러 신하들이 이를 알아 차리고 공자 양생을 폐하고, 도를 태자로 세울 모책까지 마련하기에 이르자,
公以告晏子(공이고안자).
경공은 먼저 안자에게 고하였다.
晏子曰(안자왈),
그러자 안자는 이렇게 반대하였다.
不可(불가). 夫以賤匹貴(부이천필귀),
안됩니다. 무릇 천한 신분을 귀한 신분이 맡아야 할 직위에 올리는 것은,
國之害也(국지해야).
나라에 해로움이 됩니다.
置大立少(치대립소), 亂之本也(난지본야).
또한 장자를 방치하고 어린 자를 세우는 것은 어지러움의 근본입니다.
夫陽生長而國人戴之(부양생장이국인대지),
무릇 양생은 이미 장성하여 온 나라 사람들이 추대한 인물입니다.
君其勿易(군기물역). 夫服位有等(부복위유등),
임금께서는 바꾸지 마싮오! 무릇 복위란 등급이 있는 법이온데,
故賤不陵貴(고천불릉귀).
그렇기 때문에 천한 자는 귀한 자를 능멸할 수 없는 것입니다.
立子有禮(입자유례),
태자는 예로써 세운 것입니다.
故孼不亂宗(고얼불란종).
그래서 서얼은 적종을 어지럽힐 수 없는 것입니다.
願君敎荼以禮(원군교도이례),
원컨대 임금께서는 도에게 예를 가르쳐 줌으로써,
而勿陷于邪(이물함우사).
사악한 길에 빠지지 않도록 가르쳐야 하며,
導之以義(도지이의),
의로써 인도하여
而勿湛于利(이물심우리).
이익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長少行其道(장소행기도),
그리하여 장자와 소자가 각각 그 자신의 도를 실행하며,
宗孼得其倫(종얼득기륜).
적종과 서얼이 각각 그 윤상을 얻도록 하십시오
夫陽生敢毋使荼饜粱肉之味(부양생감무사도염양육지미).
무릇 양생이 임금이 되고 나서도 도로 하여금 양육의 맛이나,
玩金石之聲(완금석지성),
금석의 음악에 물들지 않게만 한다면,
而有患乎이유환호).
무슨 근심거리가 있겠습니까?
廢長立少(폐장입소),
장자를 폐하고 소자를 세우는 일은,
不可以敎下(불가이교하).
아랫사람에게 교훈이 될 수 없는 일이며,
尊孼卑宗(존얼비종),
서얼을 높이고 적자를 낮춘다고 해서,
不可以利所愛(불가이리소애).
사랑하는 자에게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長少無等(장소무등), 宗孼無別(종얼무별),
장소에 등급을 없애고, 종얼의 구별을 없앤다는 것은,
是設賊樹奸之本也(시설적수간지본야).
이것은 도적의 해로움과 간악함을 세워 주는 것일 뿐입니다.
君其圖之(군기도지).
그러니 폐하께서는 잘 헤아려 보시기 바랍니다.
古之明君(고지명군), 非不知繁樂也(비부지번락야),
옛날에 명철한 임금은, 번화와 즐거움을 몰랐던 것이 아니라,
以爲樂淫則哀(이위락음즉애).
다만 즐거움과 음일한 일이라면 슬픔이 그 뒤를 따른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하지 않은 것 뿐이며,
非不知立愛(비부지입애),
또한 사랑하는 자를 세울 줄 몰랐던 것이 아니라,
以爲義失則憂(이위의실즉우).
그렇게 했다가 의를 잃게 되면 우환이 닥친다는 것을 염려하였기 때문입니다.
是故制樂以節(시고제락이절),
그렇기 때문에 음악을 만들면서도 절제를 바탕에 깔았고,
立子以道(입자이도).
태자를 세움에는 도를 갖추었던 것입니다.
若夫恃讒諛以事君者(약부시참유이사군자).
만약 아첨을 믿고 임금을 섬기는 자가 있다면,
不足以責信(부족이책신).
그들에게는 믿음을 책임지울 수 없습니다.
今君用讒人之謀(금군용참인지모),
지금 폐하께서 아첨하는 무리의 모책이나,
聽亂夫之言也(청란부지언야), 廢長立少(폐장입소),
어지렵히는 사내의 말을 들어, 장자를 폐하고 소자를 세우려 하신다면,
臣恐后人之有因君之過(신공후인지유인군지과)以資其邪(이자기사),
훗날 그 누군가가 폐하의 과실을 자기의 사악함을 채우기 위한 구실로 삼아,
廢少而立長(폐소이립장)
다시 소자를 폐하고 장자를 내세워
以成其利(이성기리).
그 이익을 누릴 자가 나타나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君其圖之(군기도지).
그러니 폐하께서는 잘 헤아리시고 도모하십시오!
公不聽(공불청).
그러나 경공은 안자의 말을 듣지 않았다.
景公沒(경공몰), 田氏殺君荼(전씨실군도),
경공이 죽은 뒤에, 전씨는 세 임금인 도를 죽이고,
立陽生(입양생). 殺陽生(살양생). 立簡公(입간공).
양생을 세웠다가, 다시 양생마저 죽이고, 간공을 세웠으며,
殺簡公而取齊國(살간공이취제국).
간공마저 죽이고 제나라를 탈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