晏子春秋

경제이야기 1-백도성

강병현 2008. 9. 2. 15:07

18.스타벅스나 맥도날드에도 환율이 숨어있다.

도쿄 야마노테센(山手線)을 타고 시부야()역에서 내려 하치코(ハチ)입구를 나오면 길 건너 크게 보이는 간판이 바로 스타벅스입니다. 예전에 제가 상하이의 중심가인 황피난루(黃陂南路)역에 자리잡고 있는 스타벅스 이야기를 칼럼(※ 저의 칼럼 ‘231 [경제] 중국의 스타벅스에서도 기회가 있다’  참조)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만, 일본의 Take-out 커피점도 역시 스타벅스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더군요. 시부야의 그 중심가에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니 말이죠.

 

 

저 역시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그곳에 들렀답니다. ‘카페 아메리카노톨 사이즈가 320엔 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카페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가 3,300원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재미있는 계산을 해 볼 수가 있답니다. 두 나라의 카페 아메리카노의 품질이 같으니까 그 가격도 같아야 한다고 가정을 한다면, ‘일본 카페 아메리카노 320 = 한국 카페 아메리카노 3,300이므로 ‘100 = 1,031이라는 환율이 계산되어 나옵니다. 환율이라는 게 거창하게 외환시장에서 F/X Dealing을 통해서만 정해지는 게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도 계산할 수 있다니 흥미롭죠.

이렇듯 한 나라의 화폐는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구매력(가격)을 지닌다는 가정 아래, 각국 통화의 구매력을 비교해 환율을 결정하는 방식을 구매력평가(PPP: Purchasing Power Parities) 환율이라고 합니다. (구매력평가는 저의 칼럼 ‘114 [경제] 환율·물가·금리 그리고 균형참조)

대표적인 구매력평가환율로는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빅맥지수(Big Mac Index)’가 있습니다. 맥도날드 햄버거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빅맥의 가격을 근거로 각국의 환율을 산출해 내는 지수를 말하죠. 예를 들어 미국에서의 빅맥이 2.5달러인데 우리나라에서 2,500원이라면 ‘1달러=1,000이라는 환율이 성립하는 거죠. 맥도날드에서 만드는 빅맥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같은 품질일 테니까 이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지불하는 가격은 같아야(2.5달러=2,5000) 한다는 논리인 거죠.

이러한 구매력평가환율은 외환시장에서 형성되는 실제 환율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외환시장에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화폐 수요와 공급에 따라 그 가격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론적인 환율인 구매력평가환율과 외환시장의 실제 환율의 차이로 그 화폐가 과대평가 되었는지 과소평가 되었는지를 가늠해 볼 수가 있답니다. 참고로 조금 지난 자료이지만, 2005 6월 발표된 빅맥지수에서 원·달러 환율은 817원이었으나 실제 시장에서 형성된 환율은 1달러에 1,010원이었으니 이는 원화가 상당히 저평가(환율이 고평가)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그래서 그런지 최근들어 환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죠^^;)

 그렇다고 빅맥지수에 의한 환율만이 무조건 옳다는 건 아닙니다. 각 나라마다의 유통비용이나 세금 등의 차이가 빅맥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구매력이 동일해야 한다는 이론상의 환율로 실제 환율의 과대·과소를 평가해 본다는 참고용으로 의미가 있다는 거죠. 주식도 가치평가 기법으로 산출한 주식의 이론가격(본질가치)을 기준으로 현재의 주가가 고평가 되었는지 아니면 저평가 되었는지를 가늠해 보듯이 말입니다.

따라서 빅맥지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수들을 만들어 사용해 볼 필요가 있겠죠. 주식 가치평가도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여 비교해보듯이 말입니다. 물론, 그 대상이 되는 것은 세계적으로 널리 판매되는 물건이나 서비스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벅스에서 판매하는 카페 아메리카노카페라테도 그 대상이 될 것입니다. 아니 솔직히 요즘은 맥도날드 햄버거 보다는 스타벅스의 커피가 더 영향력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두들 웰빙으로 햄버거의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있으니 말이죠.

여러분도 외국에 나가게 되면 구매력평가환율을 한번 계산해 보세요. 출국할 때 바꾼 외화의 환율(실제 환율)과 빅맥이나 카페라테의 가격으로 계산한 환율(이론상 환율)을 비교해 보면서 우리 돈의 과대·과소 평가 정도를 가늠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니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빅맥지수보다 스타벅스지수가 더 좋을 듯싶네요. 외국까지 가서 햄버거로 끼니를 때우고 싶진 않지만 커피 한잔의 여유는 가지고 싶으니까요.

 

19.절대로 투매하지 마세요!!!

피터린치(Peter Lynch)는 세계적인 자산운용회사 피델리티에서 그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는 10년간 100만 고객에게 무려 25배의 투자 수익을 올려다 주었고, 워렌버핏과 함께 투자의 대가로 쌍벽을 이루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도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1987년 10월 19, 아일랜드 휴가 중에 미국 증시가 폭락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이 운용하던 펀드에서 주식을 매도합니다. 하지만 얼마 후 주가는 다시 반등을 합니다. 1987 October의 교훈을 그는 자신의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Even if October 19 made you nervous about the stock market, you didn’t have to sell that day-or even the next.” (피터린치의 「One Up on Wall Street」中에서, Simon & Schuster Paperbacks)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절대로 팔지 마라. 그리고 그 다음날도 팔지 마라.” 이런 의미이겠죠.

오직 상승만이 있을 줄 알았던 우리나라 증시가 지난 20()에 또 빠졌습니다. 유가증권시장은 35.86포인트 빠져 1,324.78로 코스닥시장은 40.26포인트나 빠져 665.31로 마감했습니다. 그 동안 적립식펀드 등으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면서 거칠 것 없이 오르던 주가였습니다. 그 상승률이 세계 최대 수준이다 보니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격언과 같이 조마조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특히 환율의 급등이나 금리인상 조짐이 증시의 걸림돌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불거져 나온 소득세 포괄주의 도입이나 주식차익양도세 과세설등 정부가 세금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그 동안의 우려가 주식시장에서 일단 팔고 보자는 심리로 확대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투자의 가장 확실한 원칙은 투매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최근의 주가 폭락으로 공황상태에 빠져 투매를 한다면 그 주식을 누가 다 받아 먹겠습니까? 2005년 말,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우려사항 때문에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 받을 것이라 예상하고 이미 고점에서 이익 실현을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저점에서 다시금 여러분이 투매한 주식을 다 받아 먹는 것입니다.

일전에 저의 칼럼 (249. [재테크]황우석쇼크에서 배울점)에서도 말했듯이 9·11 테러나 노대통령 탄핵소추안 결의 등으로 인한 폭락 장세도 다시 반등을 했습니다. 주식은 언제나 등락을 거듭합니다. 주가가 이미 가파르게 상승한 이후에 그제서야 늦었다고 주식을 덜컥 사놓고 이제 와서 주가가 폭락하니까 겁에 질려 내다 파는 습관을 고치지 않고서는 결코 주식시장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이번 급락 장세에서 이미 투매를 했다면 반성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폭락할 때는 절대로 팔지 말고, 그 다음날도 팔지 마라는 투자의 귀재 피터린치의 격언을 되새기며 말입니다.

이미 가입한 적립식펀드 Holding!!!

적립식펀드의 인기에 힘입어 올 초에 주식형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사람이라면 이러한 폭락장을 오히려 기뻐해야 할 것입니다. ? 지금 주가가 빠져 모두들 적립식펀드 환매사태를 우려하고 있는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구요?

! 그럼 베이직(basic)부터 따져 보겠습니다. 왜 적립식펀드에 가입했나요? 주식시장이 활황이라서요? 현재의 주식시장 활황은 지금 가입한 적립식펀드에는 그다지 커다란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물론, TV나 신문의 적립식펀드 광고는 마치 그런 것처럼 떠들어 대지만 말입니다.)

누차 설명했듯이 적립식펀드란 매월 일정금액을 불입하여 그 금액으로 주식에 투자를 합니다. 따라서 주가가 낮을 때는 많이 매수하고 높을 때는 적게 매수하게 되는 코스트에버리지(Cost Average)효과가 있습니다. 이 효과로 인해 평균단가가 낮아져 높은 수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적립식펀드는 2~3년이 지나야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 지금 적립식펀드로 재미를 보는 쪽은 2003~4년에 이미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이라는 거죠. 그들은 이전의 주식시장 침체기에 꾸준히 금액을 불입하여 쌀 때 많은 주식을 사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적립식펀드에 가입하는 사람은 2007년이나 2008년이 되어야 그 과실을 따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므로 오히려 올해 상반기에 주가가 빠지는 것은 적립식펀드에 가입한 사람들에게는 아이러니컬하게도 호재라고 봐야겠죠. 싼 값에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역시 주가하락에 부화뇌동하여 적립식펀드 환매를 하기 시작한다면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펀드가 가입 3개월 전의 환매는 수수료를 물게 되므로 여기서 손해를 볼 것이요. 또한 주가가 높을 때 가입했다가 폭락할 때 환매하니 원금에서도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환매를 할 것 같아 우려가 됩니다. 과거 인기를 누리던 MMF가 카드채 사태로 환매대란이 일어나 엄청난 피해를 안겨줬던 경험을 우리는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가격이 떨어진 카드채를 싼값에 거둬들여 다시 돈을 벌었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화재가 나면 차례차례 대피하는 것이 더욱더 신속하고 안전한 방법이란 걸 이론적으로는 알면서도 서로 허둥지둥 출입구로 우르르 몰려들어 화재가 아니라 압사(壓死)로 인해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주가하락이 적립식펀드의 환매 사태로까지 이어지면 우리 주식시장은 메가톤급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할 때 일수록 정신 바짝 차리고 투매나 환매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태가 진정되면 폭격을 견뎌낸 사람만이 웃을 수 있다는 걸 믿으시길 바랍니다.

하락장에서 절대로 투매하지 마세요. 여러분!!!

 

20.환율하락은 주식시장에서 악재

원·달러 환율이 폭락을 하고 있습니다. 한때 달러 당 980원까지 갔던 환율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항간에는 950원 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환율 하락은 분명 주식시장에서 악재로 작용합니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업체에 타격을 주게 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국에다 1달러에 팔면 1,000원이 생기던 것이 이제는 980원밖에 생기지 않으니 수출업체가 손해를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이렇듯 기업의 실적이 나빠지니 주식시장에 좋은 영향을 줄 리가 없는 거죠.

‘어? 하지만 반대로 수입업체는 이득을 보게 되니 이는 주식시장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 아닌가요?’ 하고 질문 할 수도 있겠군요. 물론, 맞는 말입니다. 환율인하가 모든 경제 단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닙니다. 환율인하가 되면 수입원재료 비용이 감소하고 외화부채에 대한 지급이자가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죠.

문제는 우리경제 전반적인 시각에서 득과 실 중에서 어느 쪽이 더 크냐는 것인데요. 불행히도 현재 우리경제의 구조상으로는 환율이 떨어지면 나타나는 플러스(+)요인보다는 마이너스(-)요인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2004년경 LG경제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출가격이나 수출물량의 변화가 없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환율인하(원화절상)가 수출매출이나, 수입원재료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해 본 결과, 환율 10% 하락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을 3.3% 포인트 악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환율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이유는 원재료의 수입부담이 줄어드는 것에 비해 수출매출이 줄어드는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대로 환율이 계속 하락한다면 경제 전반적인 관점에서는 기업의 실적이 줄어들어 주식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2004년 말에 1달러당 1,030원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에 비해 지금의 주식시장은 별로 흔들리지 않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원래 몸이 약할 때는 조금만 무리해도 큰 병에 걸리기 쉽지만, 건강할 때는 웬만큼 무리를 한다고 해도 이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계속적으로 무리를 해서는 안되지만 말입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세가 나쁠 때는 약간의 악재에도 주가는 폭락합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활황세일 때는 웬만한 악재가 발생해도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악재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문제는 다릅니다. 최근의 환율하락도 주가의 상승 기조에서는 별 영향을 주고 있지 않는 듯 하지만 환율하락의 정도가 지나치게 된다면 언젠가는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습니다.

많은 증시전문가들이 2006년 장세 역시 좋을 거라고 전망합니다. 하지만 2/4분기 경에 약간의 조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러한 때 환율의 하락세가 계속된다면 주식시장에 생각보다는 큰 악영향을 끼질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감도 듭니다. 아무쪼록 환율의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엄연히 수출 위주의 우리경제 체제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21.트리플위칭 데이란?

마녀들이 설쳐대는 트리플위칭데이!!!

 

 

원래 선물(先物)이란 미래의 특정시점에 실제로 필요한 콩이나 기름 등을 안정적인 가격으로 확보하기 위해 생겨난 금융상품입니다. 하지만 주가지수선물과 같은 상품은 더 이상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난 칼럼의 ‘프로그램매매’에서 보셨듯이 투자자들은 미래에 주가지수가 실제로 필요해서 선물을 매수하는 게 아니랍니다. 다만 선물과 현물의 가격 차이에 의한 차익거래로 수익을 얻기 위해서 이를 매수·매도하는 것입니다. 현물가격이 선물가격에 비해 고평가 되었다면 현물을 매도하고 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이는 옵션과 같은 파생금융상품에서도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따라서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선물이나 옵션거래를 할 때 차익거래를 위해 이와 연계하여 현물 주식을 상당부분 보유를 하게 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러한 선물이나 옵션에는 만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만기가 되면 차익거래를 위해 임시로 사두었던 현물 주식들을 주식시장에 매도하여 정리를 하게 됩니다. 물론, 이때도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매매를 하기 때문에 대량의 물량이 한꺼번에 매물로 쏟아져 주식시장은 휘청거리게 됩니다. 따라서 선물이나 옵션의 만기에는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초긴장을 하게 되죠.

여기서 우리는 만기(滿期)’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선물의 만기는 3,6,9,12 2번째 목요일이며, 옵션의 경우 매월 2번째 목요일이 만기랍니다. ! 그럼 분명 석 달마다 한번씩 선물의 만기일 때는 옵션의 만기와 겹칩니다. 하나의 만기에도 주식시장이 출렁거리는데 선물과 옵션의 만기가 겹치는 날은 과연 어떨까요? 거의 환상적이겠죠.

특히나 주식과 관련된 선물과 옵션은 모두 3개입니다. 주가지수선물, 주가지수옵션, 개별주식옵션 이렇게 말입니다. 3개의 만기가 겹칠 때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현물 주식의 물량으로 시장은 커다란 충격과 혼돈에 휩싸일 게 뻔합니다. 따라서 이는 마치 마녀(witch) 3명이 동시에 등장하여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리는 것과 같다는 의미에서 이를 트리플위칭데이(triple witching day)’라고 부르는 것이죠.

물론, 트리플위칭데이의 충격이 항상 치명적인 것은 아닙니다. 다른 호재가 있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경우는 이렇게 쏟아지는 물량을 적절하게 받아내 주가에 큰 타격이 없을 수도 있고요. 또한 애초에 정리해야 하는 현물 주식의 물량이 많지가 않아서 비교적 적은 충격으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녀가 활보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그리 좋은 징조는 아니겠죠. 따라서 그날이 오면주식시장의 투자자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는 것이랍니다.

 

 

22.프로그램 짜놓고 하는 매매가 프로그램매매

※ 이 칼럼은 펀치네로독자님의 요청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KOSPI200 같은 주가지수의 선물가격과 현물가격은 이론적으로 동일하게 움직이는 게 정상입니다. 하지만 만기 이전에는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은 나누어져 있어서 투자자들이 선물시장에서 더 많은 매수를 하면 선물가격이 더 올라가게 되고 반대로 현물시장의 매수가 더 많으면 현물가격이 더 올라가게 되기 때문이죠.

이렇듯 이론적으로 동일하게 움직여야 하는 선물과 현물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차이가 날 때 발 빠른 투자자들은 가격이 오른 쪽을 매도하고 가격이 내린 쪽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실현하려고 합니다.

■ 선물가격 > 현물가격 → 매수차익거래 (선물매도+현물매수)

■ 선물가격 < 현물가격 → 매도차익거래 (선물매수+현물매도)

그런데 말이죠. 선물이야 주가지수선물이라는 상품이 있기 때문에 이를 직접 매수·매도하는 게 가능하지만 현물의 경우 사정은 좀 다릅니다. 원래 ‘KOSPI200’이란 것이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주식 중 시장의 대표성이나 유동성 등을 감안하여 선정된 200개의 종목의 상장시가총액을 지수화한 추상적인 개념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실제로 이를 시장에서 매수하기 위해서는 자그마치 200개의 실제 주식을 사거나 팔아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누가 한꺼번에 200개나 되는 주식을 쉽게 매매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도 시시각각 변화하는 선물시장과 보조를 맞추려면 전광석화와 같이 빨리 주문을 내야 하는데 말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른 투자자들은 아이디어를 짰답니다. KOSPI200 지수의 흐름과 유사한 주식 종목을 미리 컴퓨터에 입력시켜 프로그램을 짜 놓고, 상황에 따라 주식 묶음(바스켓)을 동시에 사고 팔 수 있도록 해놓게 바로 그것이죠. 이처럼 선물과 연계하여 현물 주식을 한꺼번에 매매하되 이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행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이를 프로그램매매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 선물가격 > 현물가격 → 매수차익거래 (선물매도+현물매수) : 프로그램매수

■ 선물가격 < 현물가격 → 매도차익거래 (선물매수+현물매도) : 프로그램매도

이러한 프로그램매매가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굳이 긴말이 필요 없습니다. 만약 프로그램매도라도 발생하게 되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을 할 게 뻔합니다. 엄청난 종목의 물량이 프로그램으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니까 말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주식투자하기가 참 힘들어졌습니다. 과거에는 주식시장 자체가 어떻게 변할 것인 지만 보면 됐는데 프로그램매매가 나온 이후로는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의 가격변동도 함께 고려해야 하니 말입니다.

 

 

23.[금융] 조개껍데기와 진주

[금융] 조개껍데기와 진주

상장(上場 : Listing)이란 회사의 주식이 거래소를 통해 매매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지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거래소시장에선 상장’, 코스닥시장에서는 등록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제는 그 구분이 없어져 모두 상장이란 표현을 사용합니다.

2004년 초 한국증권선물거래소법이란 다소 긴 이름의 법이 제정됨에 따라 같은 해 8월에 기존의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와 증권업협회 내 ㈜코스닥증권시장이 합병을 하게 되어 ㈜한국증권선물거래소(Korea Exchange; KRX)가 만들어 졌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과거에 거래소시장이라고 지칭했던 상장기업 주식 등이 거래되는 시장은 유가증권시장(Stock Market)’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 외 증권선물거래소는 벤처기업이 거래되는 코스닥시장(KOSDAQ Market)’과 선물·옵션이 거래되는 선물시장(Futures Market)’ 등 크게 3개의 시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업이 상장을 하는 이유는 그 증권이 거래소에서 매매되면 해당 기업의 사회적 공신력이 높아져 증자를 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용이해지는 등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무 기업이나 상장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일정한 자격 요건과 절차를 갖추어야 가능합니다. 물론, ‘코스닥시장유가증권시장보다는 다소 상장하기 수월하지만 이 역시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실적이나 미래의 발전 가능성은 있지만 거래소의 요구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우회하여 상장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미 상장이 되어 있는 남의 기업을 사서 자신의 비상장기업과 합병을 시키는 것입니다. 그럼 자신의 비상장기업은 상장기업과 한 몸이 되니 상장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가 있는 겁니다. 이를 흔히 우회상장(back-door listing)’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우회상장은 언뜻 보면 무슨 사기같이 보이지만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거쳐 행해지는 합법적인 상장의 한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실적 등 다른 조건은 다 충족되는데 설립연수가 3년이 안되어 상장할 수 없는 회사라면 이러한 우회상장이 좋은 방법 중 하나일 수 있겠죠. 따라서 M&A 시장에서는 우회상장을 전제로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회상장에 이용되는 상장기업으로는 과거에는 자격 요건이 되어 상장이 되었지만 현재에는 실적도 좋지 않고 미래의 비전도 없는 그런 종류의 회사가 그 대상이 됩니다. M&A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장기업을 흔히들 ‘Shell’ 이라고 합니다. ‘조개껍데기란 뜻이죠. 그리고 상장을 원하는 비상장기업을 ‘Pearl’ 이라고 합니다. ‘진주라는 뜻이죠.

이 용어들을 가만히 보면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실제로 우회상장하려는 비상장기업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 진주인가에 따라 우회상장 후의 주가가 상승하느냐 하락하느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Shell(조개껍데기)’기업의 주주들도 이러한 우회상장을 오히려 환영합니다. 물론 ‘Pearl(진주)’이 알차다는 전제 하에 말입니다.

최근 들어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타면서 비상장기업들이 너도나도 앞다투어 우회상장에 나서면서 ‘Shell’기업의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실적도 내고 재무상태도 우량한 상장기업에게도 ‘Pearl’들이 손짓을 합니다. 우회상장을 할 테니 회사를 팔라고 말입니다. 이런 소문이 암암리에 나면 주가도 출렁거립니다. 한탕 하려는 투기세력이 꼬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봤더니 진주가 짝퉁일 때는큰 손실을 입게 됩니다. 따라서 이런 소문은 언제나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입니다.

 

 

24.[재테크] 셀라인이 아니라 셀린느(CELINE)예요!!

 

 

몇 달 전의 일입니다. 사촌 여동생의 핸드백이 예뻐 보여서 브랜드를 살펴보니 ‘CELINE’ 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 이 핸드백 참 예쁘네. ‘셀라인이 유명한 상표인가보지?”

호호호 오빠, 이건 셀라인이 아니라 셀린느(CELINE)’라고 읽는 거예요. 여태 그것두 몰랐어요?”

사촌 여동생이 재미있다는 듯 웃으면서 이야기하더군요. 명품브랜드에 그것도 여자 핸드백 브랜드에 아무런 관심이 없던 저는 그저 얼굴을 붉히며 겸연쩍게 씨익~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을 가지지 않은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촌 여동생의 말에 따르면 요즘 웬만한 젊은 여자들은 먼 발치에서 딱 보기만 해도 그 핸드백이 어느 브랜드인지, 그 옷이 명품인지 아닌지를 알아 본다고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보란 듯이 크게 적혀 있는 브랜드명을 보고도 알아 보지 못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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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금융·재테크와 관련하여 어느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출판사 기획 일을 맡고 있는 20대초반의 젊은 여성이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이제 갓 취직을 해서 적은 월급이지만 그 중 일정 부분은 재테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시중에 금융상품은 뭐가 그리 복잡한지인터넷도 뒤져보고 재테크 책도 사다 보고 했는데 무슨 말을 하는 지 도통 알 수가 없더군요. 제 나이 때 재테크는 확실히 이거만 해라하고 콕콕 찍어 주는 뭐 그런 거 없을까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에 대한 답변은 별로 신통치 않습니다. 대입시험보다 수십배나 복잡미묘한 재테크에 족집게 과외 같은 비법이 있을 리 만무하죠. 그래서 제가 직접 겪었던 ‘CELINE’ 이야기를 해주었답니다. 그 젊은 여성도 꺄르르 웃더군요.

모든 게 관심의 문제입니다. 은행에서 번호표를 뽑아 들고 기다리다 자연스럽게 패션잡지에 손이 가는 사람과 경제잡지에 손이 가는 사람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자그마한 차이가 쌓이고 쌓여 ‘CELINE’을 제대로 알아 보는 눈과 ‘ELW펀드를 제대로 알아 보는 눈으로 나눠지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것이 더 좋은 눈이냐는 것은 순전히 개인의 취향입니다. 한쪽이 나쁘고 천박하며, 다른 한쪽이 좋고 고귀한 것은 전혀 아니겠죠. 다만, 그러한 관심과 습관을 가지지 않고 막연히 누군가가 필요한 비법만 콕콕 찍어 주기를 원해서는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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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재테크해서 뭐해? 쓰고 싶은 거 쓰면서 마음 편히 사는 게 더 좋아

이 말은 어쩌면 IMF 이전에나 통했던 말 일겁니다. 이젠 더 이상 마음 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 재테크는 생존의 기본 수단이라고 까지 말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금 받는 월급만으로 생활비에 아이들 학비까지 생각하면 내 집 마련이나 안락한 노후생활에 대한 해답이 전혀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따라서 이젠 재테크를 등한시 할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재테크가 결코 대박을 터뜨리는 방법이 될 수는 없더라도 이제는 자신의 수입을 Management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본능적으로 축구경기 하면 귀가 솔깃하고, 주말 드라마에 눈이 번쩍 뜨이는 분들이라면, 의도적으로라도 2006년에는 경제잡지나 경제신문, 재테크 정보에 관심을 가져보는 자세가 필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관심은 중요한 차이를 만들게 됩니다. 먼 발치에서도 셀린느(CELINE)’를 알아 보는 눈과 가까이에서도 그것을 셀라인이라고 밖에 읽지 못하는 눈과는 차이가 나듯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