晏子春秋

경제이야기3_백도성

강병현 2008. 9. 2. 15:17

32.[재테크] 은행, 증권사는 항상 뒷북만 친다

요즘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에 가면 주가지수와 연계된 금융상품 소개 팜플렛이 부쩍 눈에 띕니다. 주가지수가 1,000을 이미 넘어서다 보니 이에 힘입어 이런 종류의 상품을 대대적으로 판매하고 있나 봅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팜플렛을 보면서 ‘은행과 증권사는 항상 뒷북만 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런 종류의 상품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왜 주식시장이 상승하면 그제서야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주가와 연계된 상품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며 판매하느냐는 것입니다.

모름지기 현명한 투자자란 오르기 전에 투자를 해서 한창 상승할 때는 적당한 매도의 시기를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미 주가가 한창 달아 오른 상태에서 이제 투자를 하라고 종용하는 이런 상품을 팔고 있으니 저의 눈에는 은행이나 증권사가 뒷북을 친다고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뒷북을 치는 은행이나 증권사들이 정말 바보라서 그런 짓을 하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금융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그런 투자의 법칙도 모르고 이런 상품을 팔고 있을 리는 없겠죠. 바로 그것은 고객들이 원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보여 집니다.

주가가 올라서 다른 사람들이 예전에 가입해 놓은 주식연계 상품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야 비로소 은행이나 증권사로 달려가 ‘나도 그런 상품 가입하게 해 달라’고 요청을 하는 것입니다. 이미 주식시장이 뜨고 나서야 주식관련 상품이 인기상품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입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역시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입니다. 당연히 소비자의 수요가 있는데 공급을 늘릴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래서 이미 시장이 후끈 달아 올랐다는 걸 알면서도 주식연계 상품을 출시를 하는 것입니다.

저의 논리가 너무 노골적인 비약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종종 볼 수 있습니다. 2004년 초순에 전반적인 주가상승에 힘입어 당시 만기가 돌아온 1년 만기 주가지수연계예금(ELD) 상품들이 연 20% 넘는 높은 수익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너도나도 ELS나 ELD에 가입을 했습니다. 당연히 금융기관에서는 대대적으로 관련 상품을 출시했었죠. 하지만 2004년 초순의 주가상승으로 이득을 본 사람들은 1년 전에 ELS나 ELD에 가입을 했던 사람들이지 그 소식을 접하고 뒤늦게 가입을 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이후 주가하락으로 적잖은 손해를 본 걸로 알고 있습니다.

2003년 말경 저의 친구가 괜찮은 적금상품을 소개해 달라고 해서 저는 당시 생소했던 적립식 펀드상품을 추천해 줬습니다. (당시 본 칼럼에서도 적립식 펀드를 소개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결국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다시 저를 찾아와서 적립식 펀드가 어떠냐고 묻더군요. 2003년 당시라면 모르겠는데 지금은 주가가 너무 올라 좀 그렇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 친구는 당시 제가 추천해 줬던 기억조차 못하고 있더군요.

항상 사람들은 일이 터져야 그제서야 관심을 가집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뒷북일 가능성이 큽니다. 은행이나 증권사는 몰라서 뒷북을 치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니까 뒷북을 치는 것입니다.

 

 

33.[경제] 국가의 종말 : 기업이 지배하는 사회

네슬레는 어느 나라 회사일까요? 커피, 음료 등을 만드는 세계적인 이 회사는 과연 어느 나라 회사인지 알고 계신지요? 미국 사람들은 미국회사라 생각하고 영국 사람들은 영국회사라고 생각하는 이 회사는 다름 아닌 스위스 회사입니다.

하지만 네슬레는 결코 자신이 스위스 회사라고 내세우지 않고도 유럽 8위, 세계 31위의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답게 대부분의 생산과 마케팅 그리고 판매도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 회사를 스위스 회사라고 하는 것은 본사가 스위스 베베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뿐입니다.

하지만 네슬레가 영원히 스위스 회사라는 법도 없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본사를 베를린으로 옮기게 되면 그때부터 독일 회사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특히나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유럽연합(EU)의 경우 이러한 일은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합니다.

미국 대기업의 50% 이상이 법률상 본사를 美델라웨어(Delaware)주에 두고 있습니다. 이는 델라웨어주가 기업에게 유리한 법안을 만들어 놓고 대기업 본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주는 주재정의 30%가 유치한 기업의 법인세에서 나올 정도로 거의 기업 유치로 먹고 살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의 본사도 델라웨어주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계적 명품인 구찌(GUCCI)를 만드는 구찌그룹도 적대적 M&A를 피하기 위해 본사를 이탈리아에서 법적 제도가 자신에게 유리한 네덜란드로 아예 옮겨 버렸습니다. 이쯤 되면 이젠 기업을 국가의 경계에 맞춰서 구분하는 것은 점점 더 그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고 봐야 할겁니다.

요즘 삼성 때문에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低價)발행에 대해 기어이 사법부는 유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삼성은 분명 대한민국 기업입니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정한 법을 어겼으므로 삼성은 벌을 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최근 참여연대나 국회에서의 소위 ‘삼성 때리기’에는 다소 감정적인 면이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삼성 공화국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삼성의 독주가 계속 되므로 이를 견제하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삼성 때리기가 과연 삼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정부의 독재는 국민이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이 세금을 내고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 정부이므로 그 명분 또한 타당합니다. 하지만 기업의 독주를 주주가 아닌 참여연대나 국회의원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막을 수 있을까요? 이런 활동으로 삼성의 후계구도까지 바꿀 수 있을까요? 그리고 후계구도를 바꾸면 우리 국민에게 무슨 이득이 있을까요? 이번 ‘삼성 때리기’는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하는 사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몇 해전 외국계 펀드에서 삼성의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삼성 측에 정식으로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전문가의 말로는 현재 우리나라 법체계상 삼성의 본사를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제품의 생산과 판매의 상당부분이 해외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래서 이미 글로벌 기업이 되어가고 있는 삼성이 언제까지 대한민국의 회사이며, 또 삼성의 발전이 대한민국의 경제적 부로 이어지는 것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기업은 국가의 경계를 벗어나고 있으니까요.

22세기 미래에는 어쩌면 두 가지 부류의 인간이 살게 되는 사회가 오게 될지도 모릅니다. MS나 P&G, 삼성과 같은 글로벌기업에 종사하며 모든 복지혜택을 누리는 1등 시민과 이러한 기업에 들어가지 못한 2등 시민들로 구성된 사회 말입니다. 지금과 같은 국가 개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가 된 기업지배 사회 말입니다.

이런 사회에서 국가는 델라웨어주처럼 기업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기업에 아첨을 하는 신세로 전략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회가 삼성의 독주에 두려워 하는 이유가 어쩌면 이런 가능성을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닌지 하는 발직한 상상을 한번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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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과 관련하여 삼성의 특혜 시비로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이렇듯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가 이슈화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요.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 중의 하나가 잘못된 기업의 지배구조라는 말을 많이들 합니다. 그럼 과연 어떤 폐단이 있기 때문에 그런지 간단한 예를 한 가지 들어 설명해 보죠.

 

 

우선 [그림I]을 보시죠. A기업은 자본금 100억짜리 회사입니다. K씨는 자신의 자금 51억으로 A기업의 지분 51%를 소유합니다. 소액의 기타주주들이 나머지 49%의 지분을 소유하게 되겠죠. 물론,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K씨가 A기업을 경영하게 됩니다.

역시 [그림I]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A기업은 51억을 들여 다시 100억짜리 기업인 B기업의 51% 지분에 투자합니다. 또 다른 소액 투자자들이 B기업의 지분 49%를 취득해서 기타주주가 되겠죠. 물론, B기업의 경영권은 최대 주주인 A기업이 가지게 되겠죠. 이런 방식으로 다시 B기업은 51억을 들여 100억짜리 기업인 C기업에 51% 지분을 취득해서 C기업의 경영권을 가집니다. 여기서 지배구조는 ‘K씨→A기업→B기업→C기업으로 형성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K씨는 자신의 돈 51억원을 들여 각각 100억짜리 회사인 A, B, C 기업의 경영권을 모두 갖는 구조를 만들게 된 거죠.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런 구조하에서 K씨가 다른 여러 소액 주주(기타주주)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그림II]와 같은 거래를 할 때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거죠.

[그림II]를 보시기 바랍니다. K씨는 자신이 100% 출자해서 이라는 회사를 만듭니다. 그리고 회사가 C기업과 거래를 합니다. 이때 의도적으로 회사가 10억의 이익을 얻고 C기업이 10억의 손실을 보도록 하는 거죠. 물론, C기업은 궁극적으로 K씨의 지배를 받기 때문에 이런 불평등 거래에 순순히 응하겠죠.

그럼 K씨는 회사를 통해 10억의 이익을 고스란히 가져갑니다. 물론, C기업의 10억 손실은 K씨의 손실로도 이어지겠죠. 하지만 그 금액에서 차이가 납니다.

일단 C기업 손실 10억 중에서 51% 51천만원이 B의 손실입니다. 왜냐하면 B기업은 C기업에 51%의 지분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다시 B기업의 손실 51천만원의 51% 26천만원이 A기업의 손실이죠.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손실의 51% 133백만원만이 K씨의 실제 손실이 되는 거죠.

 

     K씨의 이익 : 10억원 (‘회사를 통한 이익)

     K씨의 손실 : 132,651,000 (C기업→B기업→A기업을 통한 손실)

     K씨의 최종 이익 : 867,349,000 (= -)

 

산수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K씨의 이런 거래행위가 수지 맞는 장사란 걸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회사로부터 10억의 이익을 보고 C, B, A 기업을 통해 133백만원의 손실을 본 K씨는 결과적으로 9억에 약간 못 미치는 이득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에 따른 손실은 불쌍한 기타주주 들이 부지불식 중에 떠 안게 되는 거죠.

사실 우리나라 기업의 그룹체제가 무한경쟁시대에 강력한 파워로 작용하여 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좋은 실적을 낸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무조건 기업을 탓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그런 종류의 재미나는(?) 계산 때문에 그 동안 많은 기업의 대주주들이 자회사를 만들고 문어발 확장에 열을 올린 면이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배구조의 투명화, 소액주주의 권익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 정부나 재야단체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 금산법 : 금융회사를 이용한 대기업의 경역권 장악, 승계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마련된 법

.[경제] 왜곡된 기업의 지배구조 왜 문제가 있는가?

 

35.[경제] 회사는 왜 생겨났을까요?

회사는 왜 생겨났을까요?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인간은 왜 회사를 만들었을까요?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는 직장인이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 직장인 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만, 사실 이러한 의문을 가져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군요.

“회사란 시장에서의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을 줄이기 위해 이를 내부화 하려는 과정에서 만들어 진 거다” 기업경제학(Business Economics)이란 학문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든 먹고 살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경제활동을 하게 되는 데 여기에는 어쩔 수 없이 거래비용이란 게 발생합니다. 그런데 시장이 불완전하여 이 거래비용이 커지게 되면 차라리 조직을 구성해 거래를 내부화 시키는 게 더 저렴하다고 생각하게 되죠. 그래서 사람들은 회사를 만들 게 되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찐빵을 파는 N씨가 있다고 해보죠. N씨는 찐빵을 대량으로 만드는 공장에 가서 찐빵을 사다가 사람들에게 파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찐빵 공장이 N씨의 눈을 속이고 좋지 않은 재료를 쓰는지 찐빵 맛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가격을 자꾸 올리기만 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런 찐빵을 받아서 도저히 이문을 남기고 팔 수가 없겠죠. 이러한 것들이 다 N씨의 추가적인 비용으로 작용하니까 말입니다.

따라서 N씨는 아예 시장에서 재료를 사서 직접 찐빵을 만들자는 결론을 내립니다. 하지만 세상일을 아무런 계산 없이 무대포로 할 수는 없겠죠. N씨는 주판을 튕겨 봅니다. 재료를 시장에서 사오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에, 찐빵 만드는 주방장 고용하면 한 달에 얼마씩 나가고… 이렇게 비용을 들여서 찐빵을 팔면 생기는 이문이 맛 없는 찐빵을 공장에서 사게 되어 날리는 비용과 비교해 보는 거죠. 그리고 직접 찐빵을 만드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N씨는 과감하게 찐빵 회사를 만들게 되는 거죠.

이러한 관점은 나아가 기업의 수직적 M&A의 주요한 동기가 됩니다. 자동차 회사가 자동차 부품회사를 통제하기 힘들어 추가적인 거래비용이 발생한다면, 아예 부품회사를 M&A를 통해 자회사로 만들어 버리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죠.

이렇듯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회사는 21세기에 들어서 우리에게 다소 두려운 존재로 느껴지고 있나 봅니다. 「회사가면 죽는다」라는 책에서 억압의 존재로 그려진 것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 사회에서 ‘삼성’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움직임 들이 이러한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대 기업이 세상을 지배하는 암울한 미래를 그린 영화「레지던트 이블」처럼 어쩌면 미래는 국가보다는 기업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다소 당돌한 상상력도 터무니 없게 만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만들어낸 문명의 이기를 무조건 없앨 수는 없습니다. 자동차 때문에 교통사고와 매연으로 고생한다고 해서 자동차를 없앨 수 없듯이 말입니다. 다만, 어떻게 효과적으로 잘 활용해 우리의 우려를 없앨 수 있느냐 하는 ‘운영의 묘(妙)’가 더 중요한 거겠죠.

36.[경제] 회사가면 죽는다.

아주 오래 전 읽었던 책 중에 「회사가면 죽는다」(기획 봉진·홍성태, 현실문화연구刊)라는 다소 선정적(?)인 제목의 책이 있습니다. 제목에 비해 상당히 진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데요. 오늘날 경제체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회사라는 조직이 얼마나 치밀하게 개인들을 억압하고 인간성을 말살시키는 지를 여러 집필자의 글들을 묶어서 보여주는 책이었죠.

여기에는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1740년에서 1786년까지 프러시아를 통치했던 프리드리히 대제는 흔히 독일의 계몽군주라 불리는 데요. 그가 처음 선왕으로부터 물려 받은 군대는 오합지졸로 형편이 없었다고 합니다. 야심이 많았던 프리드리히 대제는 당연히 강력한 군대를 원했겠죠.

당시 프리드리히 대제는 기계인간과 같은 자동인형의 동작에 크게 매료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강한 군대의 효율적인 조직을 원했던 그의 머리에서 번쩍하는 아이디어가 떠 올랐죠. 그는 자신의 군대에 자동인형의 구조를 적용시키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명령기능과 자문기능을 구별하고, 명령계통을 벗어나 전문적인 조언과 계획을 할 수 있는 참모조직을 고안해 냈죠. 제복을 입은 전투부대는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기 보다는 상부의 명령에 따라 일률적이고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자동인형처럼 행동하도록 한 거죠. 이렇게 조직화된 프리드리히의 군대는 이내 엄청 강한 군대로 탈바꿈합니다.

19세기에 이르러 기업가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대규모 생산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가내수공업 형태의 회사들은 제대로 일을 수행할 수가 없었던 거죠. 그러다 그들은 18세기의 프리드리히 군대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죠. 오합지졸을 강한 군대로 만든 기계인간, 자동인형의 방식!! 생각하는 부서와 명령을 내리는 부서 그리고 조언을 할 수 있는 참모부서 그리고 전투를 치루는 영업, 생산부서로 회사를 나누기 시작한 거죠.

이러한 회사의 조직구조는 오늘날까지 내려옵니다. 기획부서, 구조조정본부, 인사부서, 영업부서, 생산부서 등 우리가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회사의 기본 골격이 바로 이때 생겨났다고 이 책은 말하죠.

군대의 목적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프리드리히 군대는 개인의 인간성은 배제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에 부합하는 강한 군대가 되었죠.

회사의 목적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오늘날의 회사 조직은 그 구성원의 개인적 판단과 자율의지를 배제하고 체계적이고 획일화된 명령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체계적 조직 덕분에 오늘날 회사는 비약적으로 발전해 다국적 기업이라는 형태에까지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될수록 개인들의 인간성과 개성은 말살되어 우리가 회사에 가면 우리의 인간성과 개성은 죽게 된다고 이 책은 말합니다.

분명 이 책은 희망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암담한 현실을 조금은 논술적이며 담담하게 이야기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순전히 거짓말이라고 말하진 못할 것 같습니다. 회사생활을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회사가 어두운 면만 있는 건 아니겠죠. 인간이 고안한 모든 발명품은 필요에 의해서 생겨났지만 그 폐해도 분명 있기 마련이고, 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개선시켜 나가야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회사는 어떠한 필요에 의해 인간이 고안을 했을까요? 다음엔 회사가 생기게 된 이유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 합니다.

 

 

37.[금융] 어머 야해라?!? 주식 스와핑

주식 스와핑이라는 단어를 네이버 검색창에서 쳐보면 바로 성인 인증을 받아라는 화면이 뜹니다. 주식과 관련된 용어 같은데, 왜 성인 인증을 먼저 받아라고 하는 지 의아해 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부부 스와핑때문에 인터넷 검색창에는 스와핑이란 단어만 포함되면 성인 인정을 받아라고 경고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진 거죠.

혹시 부부 스와핑이 뭔지 모르는 분이 계실 것 같아 설명을 들이자면, 부부 들끼리 자신들의 파트너(아내 또는 남편)를 교환해가며 비정상적인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비정상적인 행위가 구체적으로 무언지는 묻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의 주제와는 다르니까 말입니다. 아무튼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스와핑이란 서로 교환을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주식 스와핑(stock swapping)’이란 말 그대로 주식을 교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금융 용어입니다. 물론, 성인 인증을 받을 만큼 비정상적인 행위(?)는 아니고요. 지극히 정상적인 M&A의 한 방법입니다. 대게의 경우 두 회사가 인수·합병을 하기 위해서는 인수회사가 인수대상이 되는 회사의 주식을 돈을 주고 취득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인수대상회사의 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돈으로 지불하는 게 아니라 인수회사가 주식을 발행해서 이를 서로 맞교환한다면, 기업인수를 위한 막대한 돈이 들어가지 않게 되겠죠. 이러한 재미있는 방법이 우리말로는 포괄적 주식교환, 주식 스와핑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특히 이러한 주식 스와핑은 비상장회사를 상장회사와 합병해서 코스닥시장에 우회등록 시키는 방법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실적이 고만고만하여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는 상장회사와 실적도 좋아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핵심기술로 인해 향후 성장성이 기대되는 우량한 비상장회사가 있다고 해보죠. ~ 그럼, 이 두 회사가 주식 스와핑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합병되는 지 한번 살펴 볼까요?

 

      상장회사에서 신주를 발행한다.

      상장회사 신주를 비상장회사의 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구주 100%와 바꾼다(주식 스와핑)

위에서 알 수 있듯이, 주식 스와핑이란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의 주주간의 주식 교환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식을 교환하는 주체가 상장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상장회사 자체비상장회사의 주주라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요?

      비상장회사의 주주들은 상장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게 되어 상장회사의 주주가 된다.

      상장회사 자체는 비상장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하게 되며, 따라서 비상장회사는 상장회사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과거 비상장회사의 주주들은 상장회사의 주주가 됩니다. 이 상태에서 상장회사의 주주들은 의기투합하여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상장회사와 비상장회사의 M&A를 결의하면 둘이 한 회사가 되니까, 비상장회사는 자연스레 상장되는 효과를 얻게 되죠. 물론, 이런 딜(deal)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 상장회사의 원래 주주들과도 교감을 확보해야 합니다. 따라서 비상장회사가 우량한 회사여야 한다는 건 두말 하면 잔소리죠.

그럼 이러한 주식 스와핑은 어떤 경제적 효과가 있을까요?

      실적이 고만고만하던 상장회사의 경우 핵심기술로 성장이 기대되는 비상장회사와 합병을 했으므로 주가가 올라갑니다. 따라서 기존의 상장회사 주주들은 주가 상승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겠죠.

      비상장회사의 주주들은 우회등록을 통해 상장회사로 바뀌었으니 이제는 코스닥시장에서 마음 놓고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는 효과를 가집니다.

      비상장회사 자체도 향후 실적에 따라 양질의 자금을 주식시장에서 공개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죠.

      코스닥시장 또한 좋은 회사가 하나 늘어나므로 시장의 질이 개선됩니다.

이렇게 서로가 윈-윈이 되는 방법이므로 정부에서도 주식교환을 통한 인수·합병 거래에 대해 과세대상에서 제외해 주는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답니다.

다만, 이러한 방법을 남용, 악용하는 경우가 항상 문제가 됩니다. 실제로는 실적이 좋지 못한 비상장회사를 마치 특별한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는 듯 부풀려서 상장회사와 주식 스와핑을 하고 주가를 조작해서 머니 게임을 하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것인데요. 이러한 나쁜 행위들은 건전한 주식 스와핑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라도 법적, 제도적으로 박멸을 시켜야 하겠죠.

 

38.[경제] 부동산으로 재산을 늘리는 게 잘못인가?

정부가 다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8·31 부동산종합대책’이 바로 그것인데요. 일전에 겸허하게 실패를 인정한 정부이니 만큼 이번에는 제대로 된 정책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애꿎은 중산층만 힘들게 하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편법을 일삼는 투기세력을 잡아내고 공정한 시장의 룰(rule)이 만들어 지는 그런 정책 말입니다.

그런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발표 후, 저는 신문에서 재미나는 광고를 보았습니다. 정부에서 “이제 부동산투기는 끝났습니다”라는 큰 제목으로 경제신문 1면 하단에 낸 국가정책을 홍보하는 광고였는데요. 거기엔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집은 사람이 살기 위한 곳이 아니라 재산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중략)… 2005년 8월 31일이 마지막입니다.”

저는 좀 의아해 했습니다. 집은 사람이 살기 위한 곳이 맞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집이란 것은 자신의 재산을 늘리기 위한 수단 역시 맞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런 생각이 뭐가 잘못된 생각인지 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 표현은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사용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정부가 앞장서서 이런 오해 받기 쉬운 문구를 굳이 광고에 실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따진다면, 주식은 주식회사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는 수단이어야만 하며, 회사의 주주총회에는 전혀 참석조차 하지 않고 주식의 매매로 시세차익만을 남기려는 사람들은 전부 투기꾼이란 뜻이 되는데요. 그럼 대부분의 주식 투자자들과 펀드매니저, 그리고 주식형 펀드상품에 가입한 우리 모두가 투기꾼일까요?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발지역의 정보를 미리 알아내는 식의 편법으로 돈을 버는 공직자나 부동산 붐을 타고 출처 불명의 딱지를 팔아대는 파렴치한 투기꾼이 문제인 것이지 나름대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목 좋은 곳을 골라 여러 번 이사를 해서 집을 늘려 가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고 봅니다. 부동산 역시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엄연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 누구나 자신의 재산 목록 1호는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집이 없는 사람도 집이 생기면 그게 자신의 재산 목록 1호가 되겠죠. 그런데 그런 집으로 재산을 늘리는 게 잘못된 일이라면 그럼 서민들은 어떤 방법으로 재산을 늘려가야 한단 말입니까?

이번 8·31 부동산 대책 발표 후에 실제 거래가 뚝 끊기고 이 때문에 당장 전세 값이 올라간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부동산 정책은 거래조차 일어나지 않도록 시장을 경직 시키는 그런 정책이 아닐 겁니다. 그것 보다는 시장에 공정하면서 예측 가능한 룰(rule)을 정착시키는 정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주식시장에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룰을 정부가 세워 나가듯이 말입니다.

그 동안 부동산 정책은 너무 자주 변해왔습니다. 3~4년 전만 해도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정책까지 만들어 냈던 게 바로 정부입니다. 사실 그때그때 변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때문에 우리의 부동산 시장이 눈치만 빠르고 겁 없는 투기꾼의 난장판이 된 면도 없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번 부동산 정책은 우리 같은 서민들이 정말 집으로 자신의 재산을 팍팍 늘려 갈 수 있는 그런 멋지고 건전한 부동산 시장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부가 얼마 전 했던 광고는 충분히 오해를 일으킬 수 있기에 그 문구는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은 사람이 살기 위한 곳이며, 또한 건전하게 자신의 재산을 늘리기 위한 수단입니다.”

정부는 투기만 막으면 되는 거지, 건전한 부동산 투자까지 죄악시 해서는 안되니까 말입니다.

 

 

39.[경제] 집과 주식의 차이점: 가격변동 위험에 대하여

재테크의 쌍두마차는 누가 뭐래도 집(부동산)과 주식입니다. 쌀 때 사서 값이 오르면 부자가 되는 거죠. 하지만 가만히 보면 이 둘은 서로 차이점이 있습니다.

주식은 매수를 하는 즉시 ‘가격변동의 위험에 노출’됩니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라도, 아무리 대세 상승기라고 해도 주가는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불안합니다. 따라서 주가의 변화를 계속 살피면서 최상의 매도 타이밍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렇듯 주식은 투자하면서부터 불안합니다. 그러다 다행히도 주가가 올라 팔고 나오면 그때부터 두 다리 쭉 펴고 잘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주식 투자입니다.

◆ 주식 = 매수 후에 가격변동 위험에 노출

◆ 집 = 매수 전에 가격변동 위험에 노출

집은 다릅니다. 오히려 매수를 하기 전에 ‘가격변동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30대 중반이 되어서도 집이 없는 사람은 강변북로를 달리며 쭉쭉 들어선 아파트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이렇게 서울 시내 집들이 많은데 내가 가진 집은 어디에도 없으니…” 혀를 찹니다.

아무리 선진국을 운운해도 우리나라 사람은 자신의 집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게 부의 상징을 떠나서 최소한의 사회적인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언뜻 생각하면 그냥 전세를 살거나 월세를 살아도 될 것 같지만, 우리들은 사는 집이 아니라 소유하는 집을 원합니다.

그러다 보니 집을 사기 전에 항상 조바심입니다. “이거 집 값이 내년에도 오르면 어떡하지? 이러다 영원히 집을 못사는 거 아냐?” 항상 불안합니다. 정부 정책으로 집 값이 조금이라도 내리길 기대합니다.

그러다 큰 마음 먹고 집을 사게 되면 그때부터 가격변동의 위험에서 해방 됩니다. 집을 산 후에는 아무리 가격이 떨어져도 기분만 약간 상할 뿐이고 또한 아무리 가격이 올라가도 기분만 약간 좋을 뿐입니다. 실현 수익이 아니므로 자신의 재산에도 큰 영향이 없습니다.

주식은 쥐고 있으면 휴지 쪽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팔아서 현금으로 들고 있어야 안심이 되는 물건이지만, 집이란 자신이 깔고 사는 것이므로 쥐고 있는 쪽이 언제나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아무리 가격이 변동되어도 일단 깔고 살 수 있는 엄청나게 유리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게 바로 집입니다. 주식은 사고 싶지만 사고 나면 불안한데 반해 집은 사고 나서 오히려 편안해 지니 누군들 집을 사지 않으려 하겠습니까? 능력만 된다면 말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집의 수요는 계속 있습니다. “나 주식투자 절대로 안 해!” 하는 사람은 많이 봤어도 “난 집 절대 안 살래!” 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하는 것도 바로 그 이유입니다.

경제학적으로 이렇게 수요가 계속 있는 재화(財貨)의 가격은 쉽사리 떨어 질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은 지금까지 몇 십년 간 계속 올라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집의 특성이 바뀌지 않은 한 부동산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을 것입니다.

 

40.[경제] 자본주의를 위한 몇 가지 변명(辨明)

◆ 자본주의(資本主義, capitalism) :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 (네이버 백과사전)

◆ 자본주의(資本主義, capitalism) :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가 이윤획득을 목적으로 노동자로부터 노동력을 사서 상품생산을 행하는 경제체제. 즉 자본적 기업이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유통의 주체가 되는 경제체제이며 자본제경제라고도 한다. (네이버 오픈사전)

 

, 고등학교 우리나라 경제체제는 자본주의라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와 반대되는 공산주의에 비해서 훨씬 우수하다는 교육을 받아 왔습니다. 물론, 초기 자본주의에 많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성장과 분배에 균형을 이루는 수정 자본주의가 나타나 자본주의는 더욱 더 진화해 왔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는 현재 자본주의 국가입니다. ‘균형 있는발전과 분배 역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더욱더 공고히 하고 보다 윤택한 삶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2000년 당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웬만한 자본주의 국가를 휩쓸었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 책의 저자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가 무엇인지 기억하십니까? 그냥 열심히 돈 벌어 부자가 되자는 메시지 였을까요? 아닙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우리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하지 말라! 그 대신 하루빨리 자산을 만들어라! 그러면 그 자산이 당신을 위해 스스로 돈을 벌어다 주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소시민들도 그 메시지에 동의했습니다. 그래서 너도 나도 자산을 마련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이는 부자 아빠 열풍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

역사상 어느 경제체제든 Winner Looser가 있습니다. 심지어 필요에 따른 분배를 내세웠던 공산주의에서도 가진 자과 못 가진 자가 있었습니다. 하물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오죽하겠습니까?

그럼 자본주의 경제체제에서 우리 같은 서민들이 가질 수 있는 자산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커다란 공장도 아니고 대규모 투자펀드도 아닙니다. 자그마한 예금통장과 조금 무리해서 마련한 부동산 정도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이러한 부동산에 대해 너무 궁지로 몰아 세우는 것 같습니다. 부동산을 이용해 스스로 돈을 버는 자산을 만들려는 사람들은 무조건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기꾼처럼 매도하는 분위기인 듯 합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부자아빠 열풍에 그렇게 열광했던 사람들이 부자들을 불로소득자로 몰아 붙이고 있는 듯 합니다.

*

얼마 전 신문에서 이런 기사의 제목을 봤습니다. “앞으로 월급쟁이는 더욱더 강남 살기 힘들 듯…” 저는 이 기사 제목을 보고 의아해 했습니다. 이 제목은 앞으로 월급쟁이는 더욱더 루이비똥 사기는 힘들 듯…” 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월급쟁이가 꼭 명품 가방을 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있는 사람이면 명품을 쓰고 없으면 그냥 일반 가방을 써도 별 상관이 없을 듯 보입니다. 월급쟁이라고 하더라도 빚을 내어 명품을 사든 그냥 일반 가방을 사든 그것 또한 개인의 자유입니다. 그런데 유독 집만큼은 강남이라는 명품에 살지 못하는 걸 억울해 하는 게 우리의 정서입니다.

*

부정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은 노동이 아니라 자산(자본)이 중심이 되어 돈을 벌어다 주는 경제 시스템입니다. 돈이라는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열심히 일을 하지 않고 은행에 예금만 해두어도 이자가 생기는 게 자본주의입니다. 빌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임대수익만으로도 웬만한 월급쟁이만큼의 돈을 벌 수 있는 게 자본주의입니다.

그럼 이러한 소득이 과연 불로소득일까요? 땀을 흘리지 않고 버는 돈이 무조건 불로소득이라면 여러분이 은행에 넣은 예금의 이자도 불로소득일까요? 우리는 이점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는 시점에 서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불로소득이며 이를 어느 선까지 죄악시해야 하는 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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