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德經[完]

배움을 끊으면 근심이 없다 (노자 상편 제20장)

강병현 2012. 4. 30. 21:20

배움을 끊으면 근심이 없다

(노자 상편 제20장)

 

 

絶學無憂(절학무우)

배우는 일을 그만두면 근심이 없어질 것이다

 

唯之與阿(유지여아)

<예>라는 대답과 <응>이라는 대답의

 

相去幾何(상거기하)

차이가 얼마이겠는가

 

善之與惡(선지여악)

선하다는 것과 악하다는 것의

 

相去若何(상거약하)

차이가 얼마이겠는가

 

人之所畏(인지소외)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不可不畏(불가불외)

나도 두려워해야 하는가

 

荒兮其未央哉(황혜기미앙재)

얼마나 허황하기 그지없는 이야기인가

 

衆人熙熙(중인희희)

딴 사람 즐거워하기를

 

如享太牢(여향태뢰)

모두 소 잡아 제사 지내는 것처럼 하고

 

如春登臺(여춘등대)

봄철 망두에 오른 것처럼 기뻐하는데

 

我獨泊兮其未兆(아독박혜기미조)

나 홀로 멍청하여 무슨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如嬰兒之未孩(여영아지미해)

아직 웃을 줄도 모르는 갓난아이 같기만 한다

 

儽儽兮若無所歸(래래혜약무소귀)

지친 몸이나 돌아갈 곳 없는 사람과 같다

 

衆人皆有餘(중인개유여)

세상 사람들 모두 여유 있어 보이는데

 

而我獨若遺(이아독약유)

나 홀로 빈털터리 같습니다

 

我愚人之心也哉(아우인지심야재)

내 마음 바보의 마음인가

 

沌沌兮(돈돈혜)

흐리멍텅하기만 한다

 

俗人昭昭(속인소소)

세상 사람들 모두 총명한데

 

我獨昏昏(아독혼혼)

나 홀로 아리송하고

 

俗人察察(속인찰찰)

세상 사람들 모두 똑똑한데

 

我獨悶悶(아독민민)

나 홀로 맹맹하다

 

澹兮其若海(담혜기약해)

바다처럼 잠잠하고

 

飂兮若無止(료혜약무지)

쉬지 않는 바람 같다

 

衆人皆有以(중인개유이)

사람들 모두 뚜렷한 목적이 있는데

 

而我獨頑似鄙(이아독완사비)

나 홀로 고집스럽고 촌스럽게 보인다

 

我獨異於人(아독이어인)

나 홀로 뭇사람과 다른 것은

 

而貴食母(이귀식모)

나 홀로 어머니 기르심을 귀히 여기는 것이다

 

 

학문을 그만두게 되면

세상을 살아가는데 걱정이 없다.

'네'하고 대답하는 것과 '응'하고 대답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좋으니 나쁘니 하는 것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가.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는 것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외에 옳거니 그르거니 하는 것은

그저 막막해서 끝이 없다.

사람은 그저 마음이 들떠서

잘 차린 상을 받은 손님 같고,

봄날 높은 대에 오른 구경꾼 같다.

그러나 나만은 조용히

마음이 움직이는 기색마저 없고,

아직 웃을 줄 모르는 갓난아이와 같다.

초라하니 풀이 죽은 주인 없는 나그네 같다.

사람들은 모두 여유가 있는데

나만은 늘 가난하다.

내 마음은 바보의 마음, 그저 멍청하기만 하다.

사람들은 모두 똑똑하고 활발한데,

나만은 흐리멍덩하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상세하고 분명한데,

나만은 우물쭈물 결단을 못 내린다.

출렁출렁 바다처럼 흔들리고,

소리치며 지나가는 바람처럼 정처 없다.

사람들은 다 유능한데,

나만은 우둔하고 촌스럽다.

나만이 남다른 사람이라

먹이고 길러준 어머니의 도를 소중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