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 제1편第1篇 초견진初見秦 : 역으로 순을 치면 망한다.

강병현 2012. 10. 11. 17:59

한비자韓非子 제1편第1篇 초견진初見秦 : 역으로 순을 치면 망한다.

 

- 韓非子 第1篇 初見秦[1]-

 

臣聞:(신문)「不知而言,(부지이언) 不智 (부지)

신이 들은 말에「잘 모르면서 말하는 것은 무지이고,

知而不言,(지이불언) 不忠.」(불충)

알면서 말하지 않는 것은 불충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爲人臣不忠,(위인신불충) 當死 (당사)

신하로서 알면서 말하지 않는 불충의 죄를 지은 자는 마땅히 사형에 처해야 하고,

言而不當,(언이부당) 亦當死.(역당사)

함부로 입을 놀리는 자 또한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雖然, (수연)

비록 그러하나

臣願悉言所聞, (신원실언소문)

신이 생각하는 모든 것을 말씀드리고자 하오니,

唯大王裁其罪. (유대왕재기죄)

그 뒤의 일은 왕의 뜻대로 하십시오.

臣聞:(신문) 天下陰燕陽魏, (천하음연양위)

지금 천하는 조나라를 중심으로 연나라와 위나라,

連荊固齊,(연형고제) 收韓而成從,(수한이성종)

초나라와 제나라 그리고 한나라 등 여섯 나라가 동맹을 맺어

將西面以與秦强爲難. (장서면이여진강위난)

서쪽으로 진나라와 대적하려 하나 강하여 어렵습니다.

臣竊笑之. (신절소지)

그러나 저는 그것을 비웃지 않을 수 없습니다.

世有三亡,(세유삼망)

그 이유는 세상에는 멸망하는 길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而天下得之.(이천하득지) 其此之謂乎!(기차지위호)

강력한 진나라를 공격하려는 것이 그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臣聞之曰:(신문지왈)

신이 듣건데 한 말씀 올리오면

「以亂攻治者亡, (이란공치자망)

부패한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있는 나라를 공격하면 멸망하며,

以邪攻正者亡,(이사공정자망)

사악한 나라가 정의를 사랑하는 나라를 공격하면 망합니다.

以逆攻順者亡.」(이역공순자망)

순천하는 나라를 역공하면 망한다 하였습니다.

今天下之府庫不盈,(금천하지부고불영) 囷倉空虛,(균창공허)

지금 열국들은 국고는 비어 있고, 곡식 창고도 비어 있으면서도

悉其士民,(실기사민) 張軍數十百萬, (장군수십백만)

국민의 재산을 끌어 모아 오륙십만 에서 백만의 대군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其頓首戴羽爲將軍, (기돈수대우위장군)

그러나 그들중 머리를 조아려 장군이 되어서도

斷死於前不至千人,(단사어전부지천인)

죽음을 각오한 장병은 불과 일천밖에 되지 않습니다.

皆以言死.(개이언사)

처음에는 죽음을 무릎 쓰고 필사적일지 모르나

白刃在前,(백인재전) 斧鑕在後,(부질재후)

적의 칼날이 앞에 보이고, 도끼가 뒤에 보이면

而卻走不能死也. (이각주불능사야)

대부분 달아날 것이므로, 싸우다 죽을 자는 드물 것입니다.

非其士民不能死也, (비기사민불능사야)

그것은 병사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上不能故也. (상불능고야)

그들을 지휘할 만한 장군이 없기 때문입니다.

言賞則不與, (언상즉불여)

공로가 있는 자를 포상한다고 말해 놓고는 포상을 하지 않고,

言罰則不行, (언벌즉불행)

공로가 없는 자는 처벌한다고 말해 놓고는 처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賞罰不信, (상벌불신)

상벌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故士民不死也. (고사민불사야)

병사들은 결사적으로 싸우지 않는 것입니다.

今秦出號令而行賞罰, (금진출호령이행상벌)

그러나 진나라는 상벌에 있어서,

有功無功相事也. (유공무공상사야)

공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가려 정당하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出其父母懷衽之中, (출기부모회임지중)

그러므로 부모 곁을 떠나

生未嘗見寇耳.(생미상견구이)

아직 적을 보지도 못한 자라 할지라도

聞戰,(문전) 頓足徒裼, (돈족도석)

전쟁이라는 말만 들어도 신이 나서 맨주먹으로

犯白刃,(범백인) 蹈鑪炭,(도로탄)

적진에 뛰어들어 창칼을 맞고, 뜨거운 화로도 밟으며,

(적진에 뛰어들겠다는 필사적인 각오가 서 있습니다.)

斷死於前者皆是也. (단사어전자개시야)

적진에서 죽음을 결단하는 자들이 모두 이러합니다.

(진시황 휘하 모든 장병이 한 결 같이 그렇습니다.)

夫斷死與斷生者不同, (부단사여단생자부동)

이 무릇 죽음을 결단하는 일과 삶을 결단하는 일은 같지 않습니다.

(그런 장병들과 6국의 병사들은 그 사기에 있어서 확연히 다른 것입니다.)

而民爲之者,(이민위지자)

이처럼 진의 장병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있는 것은

是貴奮死也. (시귀탈사야)

다스리는 자가 죽음을 무릅쓰고 분투하는 것을 귀중히 여기기 때문입니다.

夫一人奮死可以對十, (부일인탈사가이대십)

한 사람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분투하면 열 명의 적을 감당할 수 있고,

十可以對百,(십가이대백) 百可以對千, (백가이대천)

열 명은 백 명, 백 명은 가히 천 명을 대적할 수 있으며,

千可以對萬, (천가이대만)

천 명은 만 명을 대적할 수 있으며,

萬可以剋天下矣. (만가이극천하의)

일만의 장병은 천하 모든 병사와 싸워 승리할 수 있습니다.

今秦地折長補短,(금진지절장보단)

만일 이 나라의 지형이 긴 곳을 잘라서 짧은 곳을 메운다면

方數千里,(방수천리) 名師數十百萬. (명사수십백만)

수천 리 사방의 대국이 되고 정예의 군대가 수 십 만이 될 것입니다.

秦之號令賞罰,(진지호령상벌) 地形利害, (지형이해)

진나라의 상벌이 호령에 의하고, 지형의 이로움과 해로움을

天下莫若也.(천하막약야)

천하가 감히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以此與天下, (이차여천하)

이로 인하여 천하에 주어도

天下不足兼而有也. (천하부족겸이유야)

천하는 부족하여 겸병하여 차지하지 못하였습니다.

是故秦戰未嘗不剋, (시고진전미상불극)

그래서 진나라는 충돌한 적을 격파하지 못한 적이 없었으니

攻未嘗不取,(공미상불취)

공격하여 취하지 못한 일이 없고

所當未嘗不破, (소당미상불파)

대적한 적을 격파하지 못한 적이 없어

開地數千里, (개지수천리)

개척한 영토가 수천 리 사방에까지 미치게 된 것입니다.

此其大功也.(차기대공야)

이는 아마 큰 공일 것입니다.

然而兵甲頓,(연이병갑돈) 士民病, (사민병)

그러나 오늘날 군대는 피폐해 있고, 국민도 지쳐 있으며,

蓄積索,(축적색) 田疇荒, (전주황)

비축한 물자는 없을 뿐만 아니라 논밭이 황폐하였으므로

囷倉虛,(균창허) 四鄰諸侯不服, (사린제후불복)

창고는 텅 비었으므로, 이웃 여러 나라가 진나라에 복종하지 않고,

霸王之名不成. (패왕지명불성)

패왕의 호칭을 얻지 못하는 것은

此無異故, (차무이고)

다른 데에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其謀臣皆不盡其忠也. (기모신개부진기충야)

대왕의 신하가 충성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