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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韓非子 제2편第2篇 존한存韓 : 한나라 왕에 대한 이사의 상서

강병현 2012. 10. 26. 21:06

한비자韓非子 제2편第2篇 존한存韓 : 한나라 왕에 대한 이사의 상서

 

- 韓非子 第2篇 存韓[3]-

 

李斯往詔韓王,(이사왕조한왕) 未得見, (미득견)

이사는 한나라에 도착하였으나 한나라 왕은 알현을 허락하지 않자,

因上書曰:(인상서왈)

다음과 같은 상서를 올렸다.

「昔秦,(석진) 韓勠力一意以不相侵,(한륙력일의이불상침)

“진나라와 귀국은 서로가 불가침을 약속하였기 때문에

天下莫敢犯,(천하막감범) 如此者數世矣.(여차자수세의)

다른 나라가 두 나라를 침략하지 못한 상태가 몇 대에 걸쳐 지속되었습니다.

前時五諸侯嘗相與共伐韓,(전시오제후상상여공벌한)

전에 조나라와 위나라 등 다섯 나라가 연합하여 한나라를 정벌하였을 때도

秦發兵以救之. (진발병이구지)

진나라가 군대를 출동시켜 구해드렸습니다.

韓居中國, (한거중국)

한나라의 국토는 중원에 있고,

地不能滿千里, (지불능만천리)

그 영토는 불과 천리 사방입니다.

而所以得與諸侯班位於天下, (이소이득여제후반위어천하)

그런 작은 나라가 다른 나라와 같은 지위를 누려 왔고,

君臣相保者,(군신상보자)

더욱이 신하들이 함께 평안한 것은

以世世相敎事秦之力也. (이세세상교사진지력야)

대대로 진나라를 섬겨 왔기 때문입니다.

先時五諸侯共伐秦,(선시오제후공벌진)

다섯 나라가 연합하여 진나라를 공격했을 때,

韓反與諸侯先爲雁行爲 (한반여제후선위안행위)

한이 도리어 제후편에 가세하여 선봉에 서서,

以嚮秦軍於關下矣. (이향진군어관하의)

정면 대결을 하고 함곡관 근방에 진을 쳤습니다.

諸侯兵困力極,(제후병인력극) 無奈何,(무내하) 諸侯兵罷. (제후병파)

제후의 군사는 지치고 힘이 다하여 어쩔 수 없이 퇴각하고 말았습니다.

杜倉相秦,(두창상진)

그 후 두창이 진나라의 재상이 되어

起兵發將以報天下之怨而先攻荊.(기병발장이보천하지원이선공형)

군대를 편성하고, 장군을 파견하여 열국이 진나라를 공격한

원한을 풀기 위하여 초나라를 공략하게 되자.

荊令尹患之(형영윤환지), 曰:(왈)

초나라의 영윤은 근심한 나머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夫韓以秦爲不義, (부한이진위불의)

「한나라는 진나라를 불의의 나라라 하면서도

而與秦兄弟共苦天下. (이여진형제공고천하)

동맹을 맺고 열국을 괴롭혔는데,

已又背秦,(이우배진) 先爲雁行以攻關. (선위안행이공관)

시간이 지나자 진나라를 배반하여 진나라를 친 것이다.

韓則居中國, (한즉거중국)

한나라는 중간에 서서 이쪽에 붙었다 저쪽에 붙었다 하여

展轉不可知.’(전전불가지)

도저히 믿을 수 없다.」

天下共割韓上地十城以謝秦, (천하공할한상지십성이사진)

천하 제후들이 함께 한의 상당 지역 열 개의 성을 내놓고 사과해 왔기 때문에

解其兵. (해기병)

진나라는 군사를 철수한 것입니다.

夫韓嘗一背秦而國迫地侵,(부한상일배진이국박지침)

한나라는 진나라를 배반한 후 국세는 위태로워졌고, 토지는 침략 당했으며,

兵弱至今, (병약지금)

군사력도 약해진 상태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所以然者,(소이연자) 聽姦臣之浮說, (청간신지부설)

그렇게 된 이유는 간신들의 근거 없는 설을 믿고

不權事實, (불권사실)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故雖殺戮姦臣,(고수살륙간신)

이제 와서 간신들을 처벌한다 할지라도

不能使韓復强.(불능사한복강)

원상복귀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今趙欲聚兵士,(금조욕취병사) 卒以秦爲事,(졸이진위사)

지금 조나라는 군대를 소집하여 진나라를 정벌하려고

使人來借道,(사인래착도) 言欲伐秦,(언욕벌진) 欲伐秦, (욕벌진)

귀국의 도로를 통과할 허가를 얻으려 하고 있는데,

其勢必先韓而後秦. (기세필선한이후진)

그 형세로 보아 반드시 진나라는 다음으로 미루고 먼저 한나라를 공격할 것입니다.

且臣聞之:(차신문지) ‘脣亡,(순망) 則齒寒.’ (즉치한)

또,「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과 같이

夫秦,(부진) 韓不得無同憂,」(한부득무동우)

진과 한나라가 걱정을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이이므로

其形可見. (기형가견)

그런 형태가 확실히 보입니다.

魏欲發兵以攻韓, (위욕발병이공한)

이전에 위나라가 한나라를 공격하려고 사신을 진나라에 보냈을 때,

秦使人將使者於韓. (진사인장사자어한)

진나라는 사람을 시켜 한나라에 경고한 바가 있지 않았습니까?

今秦王使臣斯來而不得見, (금진왕사신사래이불득견)

지금 진나라가 저를 파견했는데도 알현을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恐左右襲曩姦臣之計, (공좌우습낭간신지계)

이는 분명 왕의 측근이 전에 있었던 간신들의 계략을 계승하여

使韓復有亡地之患. (사한복유망지지환)

한나라의 영토를 깎으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겠는지요?

臣斯不得見,(신사부득견) 請歸報, (청귀보)

저는 뵙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가면 되지만, 이 사실을 보고하면

秦, 韓之交必絶矣. (진, 한지교필절의)

진나라와 한나라의 국교는 반드시 결렬되고 말 것입니다.

斯之來使,(사지래사) 以奉秦王之歡心,(이봉진왕지환심)

제가 진나라의 사신으로 귀국에 온 것은 진나라 왕의 호의를 받들어

願效便計, (원효편계)

한나라를 위하여 유리한 계획을 세우려는 것인데,

豈陛下所以逆賤臣者邪? (기폐하소이역천신자야)

이 어찌 폐하께서 저를 맞이하는 자세라고 하겠습니까?

臣斯願得一見,(신사원득일견) 前進道愚計, (전진도우계)

저는 한번 만나 보신 다음에 제 의견을 직접 말씀드리고

退就葅戮, (퇴취저륙)

물러나 극형에 처하시더라도 상관없습니다.

願陛下有意焉.(원폐하유의언)

원컨대 폐하는 다시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今殺臣於韓,(금살신어한) 則大王不足以强, (즉대왕부족이강)

지금 대왕께서 저를 죽인다 해도 그로 인하여 강대해 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若不聽臣之計,(약불청신지계) 則禍必搆矣.(즉화필구의)

그러나 제 의견을 채택하지 않으시면 반드시 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秦發兵不留行, (진발병불류행)

진이 군대를 동원하여 쉬지 않고 쳐들어온다면

而韓之社稷憂矣. (이한지사직우의)

한나라 사직은 위태롭게 될 것입니다.

臣斯暴身於韓之巿, (신사폭신어한지시)

저를 처형한 시신을 한의 시장 안에 드러내 놓는다면

則雖欲察賤臣愚忠之計, (즉수욕잘천신우충지계)

비록 제가 정성껏 드린 계책을 다시 고려해 보려고 하여도

不可得已.(불가득이)

이미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邊鄙殘,(변비잔) 國固守,(국고수)

변경지역은 짓밟히고 도성만이라도 애써 지키느라,

鼓鐸之聲於耳,(고탁지성어이) 而乃用臣斯之計, (이내용신사지계)

진나라 군대의 북소리를 듣고 나서 겨우 계략을 채택하려 하여도

晩矣, (만의)

그 때는 이미 늦습니다.

且夫韓之兵於天下可知也, (차부한지병어천하가지야)

한의 병력이 천하에 어느 정도인지는 대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今又背强秦. (금우배강진)

지금 또 강국인 진과 등을 돌리려 합니다.

夫棄城而敗軍, (부기성이패군)

성을 버리고 패주한 군은

則反掖之寇必襲城矣. (즉반액지관필습성의)

내란이 일어나 반역자들은 반드시 수도를 습격할 것입니다.

城盡則聚散, (성진즉취산)

수도가 함락되면 성안의 백성들은 흩어질 것이며,

聚散則無軍矣.(취산즉무군의)

백성이 흩어지면 군대도 형성되지 않습니다.

城固守, (성고수)

견고하게 성을 지킬 수 있게 된다면,

則秦必興兵而圍王一都, (진즉필흥병이위왕일도)

진나라는 반드시 군대를 움직여 귀국의 한 도읍을 포위할 것입니다.

道不通,(도불통) 則難必謀, (즉난필모)

길이 막히면 꾀하는 자가 반드시 나타나서

其勢不救,(기세불구)

구출이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左右計之者不用, (좌우계지자불용)

왕의 가까운 신하가 세운 계획이 쓸모없이 되기 때문입니다.

願陛下熟圖之. (원폐하숙도지)

폐하는 이런 사실을 잘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若臣斯之所言有不應事實者, (약신사지소언유불응사실자)

만일 제 말이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다고 생각되시거든

願大王幸使得畢辭於前, (원대왕행사득필사어전)

알현을 허락하시고, 폐하의 앞에서 직접 설명 드릴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乃就吏誅不晩也.(내취리주불만야)

그런 후에 처형을 하시더라도 늦지 않습니다.

秦王飮食不甘,(진와음식불감) 遊觀不樂,(유관불락)

진왕은 음식을 들더라도 맛을 모르고, 유람을 해도 즐겁지 않으며

意專在圖趙, (의전재도조)

생각이 오로지 조를 치겠다는데 있습니다.

使臣斯來言, (사신사래언)

저를 시켜 이곳에 와서 말씀드리게 한 것입니다.

願得身見, (원득신견)

제발 직접 만나 뵙고

因急與陛下有計也. (인급여폐하유계야)

그 자리에서 폐하와 함께 급히 상의하고자 합니다.

今使臣不通,(금사신불통) 則韓之信未可知也,(즉한지신미가지야)

저로 하여금 직접 뵐 수 없게 한다면 한의 신의는 믿을 수 없는 것이 됩니다.

夫秦必釋趙之患而移兵於韓,(부진필석조지환이이병어한)

진은 반드시 조의 문제를 놓아 두고 한나라를 정벌하게 될 것입니다.

願陛下幸復察圖之,(원폐하행복찰도지) 而賜臣報決. (이사산보결)

바라건대 폐하께서 다시 한 번 깊이 헤아리시고 그 결단을 신에게 내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