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 제20편第20篇 해노解老 : 성인은 행동을 삼가며 싸우지 않는다.

강병현 2014. 8. 30. 13:37

한비자韓非子 제20편第20篇 해노解老 : 성인은 행동을 삼가며 싸우지 않는다.

 

- 한비자 제20편 解老[5]-

 

人莫不欲富貴全壽(인막부욕부귀전수)

인간이라면 누구나 부귀하고 생명을 보호하여 지키며, 오래 살기를 원하는데,

而未有能免於貧賤死夭之禍也(이미유능면어빈천사요지화야)

오히려 가난하고 천하며, 요절을 면치 못하고 있다.

心欲富貴全壽(심욕부귀전수)

마음 속으로는 부귀하고 생명을 보지하며, 천수를 다하기를 원하면서도

而今貧賤死夭(이금빈천사요)

실제로는 가난하고 천하며, 요절을 면치 못한다면,

是不能至於其所欲至也(시부능지어기소욕지야)

그것은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이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상태가 된다.

凡失其所欲之路而妄行者(범실기소욕지노이망행자) 之謂迷(지위미)

가고자 하는 길을 잃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뛰어다니는 것을 미혹이라고 한다.

迷則不能至於其所(미칙부능지어기소욕지의)

갈피를 잡지 못하면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 이르지 못한다.

今衆人之不能至於其所欲至(금중인지부능지어기소욕지)

세상 사람들은 지금 가고자 하는 곳에 가지 못하고 있다.

故曰迷(고왈미)

그래서 노자는「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衆人之所不能至於其所欲至也(중인지소부능지어기소욕지야)

그러나 가려고 마음먹은 곳에 가지 못하는 것은 지금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自天地之剖判以至於今(자천지지부판이지어금)

천지개벽 후로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故曰(고왈)

그래서 노자는

人之迷也(인지미야) 其日故以久矣(기일고이구의)

「사람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지는 오래 되었다」(노자 제58장)고 한 것이다.

<노자는 「방(方)이면 할(割)이 아니요. 염(廉)이면 귀(劌)가 아니며,

직(直)이면서 사(肆)가 아니며, 광(光)이면서 요(耀)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는데,>

所謂方者(소위방자) 內外相應也(내외상응야)

이른바 방(方)이란 내심과 외형이 합치되고

言行相稱也(언항상칭야)

언행이 일치됨을 말하는 것이며,

所謂廉者(소위렴자)

이른바 염(廉)이란

必生死之命也(필생사지명야) 輕恬資財也(경념자재야)

생사를 천명에 맞기고 절(節)을 다하여 재리(財利)에는 담백함을 의미하며,

所謂直者(소위직자) 義必公正(의필공정) 心不偏黨也(심부편당야)

이른바 직(直)이란 공정을 위주로 하여 마음이 기울지 않음을 말하며,

所謂光者(소위광자) 官爵尊貴(관작존귀) 衣裘壯麗也(의구장려야)

이른바 광(光)이란 관(官)이 높고 지위가 존경스럽고 복장이 훌륭함을 말한다.

今有道之士(금유도지사) 雖中外信順(수중외신순)

지금 유도(有道)한 인사는 내심과 외모가 함께 성실하다 할지라도,

不以誹謗窮墮(부이비방궁타)

타락한 자를 나쁘게 말하거나 비난하지 않으며,

雖死節輕財(수사절경재)

대절(大節)에는 생명을 희생시킬 만한 각오를 가지고 재리(財利)를 경시하면서도

不以侮罷羞貪(부이모파수탐)

무기력한 사람을 멸시하고 탐욕한 사람을 욕보이지 않는다.

雖義端不黨(수의단부당)

정의를 지키며 당파를 만들지 않는다 할지라도 사악한 사람을 추방하고,

不以去邪罪私(부이거사죄사)

사리(私利)를 추구하는 자를 벌하지 않는다.

雖勢尊衣美(수세존의미)

지위는 존경스럽고 복장이 아름답다 하더라도

不以夸賤欺貧(부이과천기빈)

천한 자를 상대로 오만하거나 가난한 자를 기만하지 않는다.

其故何也(기고하야)

왜 비난하지 않는가 하면

使失路者而肯聽習問知(사실노자이긍청습문지)

유도(有道)한 인사가 못난 사람을 비난하면

도리어 궁지에 빠지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卽不成迷也(즉부성미야)

만일 가야 할 길을 잃은 사람이 경험자의 말을 듣고

今衆人之所以欲成功(금중인지소이욕성공) 而反爲敗者(이반위패자)

오늘날 뭇사람들이 가고자 하는 곳에 이르고자 한다면.

生於不知道理(생어부지도리) 而不肯問知而聽能(이부긍문지이청능)

지자(知者)에게 가르침을 청하도록 하게 되면 길을 잃지 않을 것이다.

衆人不肯問知聽能(중인부긍문지청능)

많은 사람들이 지식과 능력이 있는 사람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데,

而聖人强以其禍敗適之(이성인강이기화패적지)

성인이 그래서는 머지않아 화가 미치고, 실패하게 된다고 책망하면

則怨(즉원)

도리어 성인을 원망할 것이다.

衆人多而聖人寡(중인다이성인과)

더욱이 세상에는 범인은 범람하고 있으나 성인은 적다.

寡之不勝衆(과지부승중) 數也(삭야)

중과(衆寡)가 맞서지 못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今擧動而與天下之爲讐(금거동이여천하지위수)

천하의 많은 사람들을 원수로 알고 있다는 것은

非全身長生之道也(비전신장생지도야)

목숨을 보전하며 오래 살 수 있는 길이 아니다.

是以行軌節而擧之也(시이항궤절이거지야)

그래서 성인은 행동을 삼가며 싸우지 않는다.

故曰(고왈)

그리하여 노자는

方而不割(방이부할) 廉而不劌(렴이부귀)

「방이면 할이 아니요. 염이면서 귀가 아니며,

直而不肆(직이부사) 光而不耀(광이부요)

직(直)이면서 사(肆)가 아니며, 광(光)이면서 요(耀)가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