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 제20편第20篇 해노解老 : 도는 만물을 정돈한다

강병현 2014. 8. 31. 05:29

한비자韓非子 제20편第20篇 해노解老 : 도는 만물을 정돈한다

 

- 韓非子 第20篇 解老[12]-

 

道者(도자) 萬物之所然也(만물지소연야) 萬理之所稽也(만리지소계야)

도는 만물이 인정하고 있는 것이며, 만리(萬理)의 귀착점이다.

理者(리자) 成物之文也(성물지문야)

이(理)는 이미 이루어진 사물의 조리(條理)이며,

道者(도자) 萬物之所以成也(만물지소이성야)

도는 모든 사물을 성립시키는 근본이다.

故曰(고왈)

그래서 노자는

道理之者也(도리지자야)

「도는 만물을 정돈한다」고 했다.

物有理(물유리) 不可以相薄(부가이상박)

모든 사물에는 각자 이(理)가 있고, 서로가 침범하지 못한다.

物有理不可以相薄(물유리부가이상박)

사물에 이(理)가 있어서 서로 침범하지 못하므로

故理之爲物之制(고리지위물지제)

이(理)는 만물을 제약하는 것이며

萬物各異理(만물각리리)

만물에는 저마다 다른 이(理)가 있다.

萬物各異理(만물각이리) 而道盡稽萬物之理(이도진계만물지리)

만물에는 저마다 다른 이가 있지만 도는 만물의 이를 모은다.

故不得不化(고부득부화)

따라서 유동변화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不得不化(부득부화) 故無常操(고무상조)

유동변화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일정한 상칙(常則)이 없다.

無常操(무상조) 是以死生氣稟焉(시이사생기품언)

일정한 상칙이 없으므로 육체의 생사와 존망은 도에 의해서 지배되며,

萬智斟酌焉(만지짐작언)

온갖 지혜는 도를 짐작하게 되고,

萬事廢興焉(만사폐흥언)

만물은 도를 얻느냐 못 얻느냐에 따라서 흥망이 결정되는 것이다.

天得之以高(천득지이고)

하늘이 높은 것은 도를 얻었기 때문이며,

地得之以藏(지득지이장)

땅이 만물을 간직하는 것은 도를 얻었기 때문이며,

維斗得之以成其威(유두득지이성기위)

북두칠성이 그 위력을 보전하는 것도 도를 얻었기 때문이며,

日月得之以恆其光(일월득지이긍기광)

해와 달빛이 변하지 않는 것도 도를 얻었기 때문이며,

五常得之以常其位(오상득지이상기위)

오행이 그 자리를 잃지 않는 것도 도를 얻었기 때문이며,

列星得之以端其行(렬성득지이단기행)

별들이 벌려져 있는 것은 그 단초를 행하는 것이다,

四時得之以御其變氣(사시득지이어기변기)

네 계절이 그 기후의 변화를 순조롭게 하는 것도 도를 얻었기 때문이며,

軒轅得之以擅四方(헌원득지이천사방)

황제가 사방을 지배한 것도 도를 얻었기 때문이며,

赤松得之與天地統(적송득지여천지통)

적송자 시대의 우사가 천지와 함께 하며,

聖人得之以成文章(성인득지이성문장)

성인이 제도와 문물을 창조한 것도 도를 얻었기 때문인 것이다.

道與堯舜俱智(도여요순구지)

도는 요와 순에 있어서는 지(知)가 되고,

與接輿俱狂(여접여구광) 與桀紂俱滅(여걸주구멸)

접여에게는 그 기괴한 성격이 되었고, 걸과 주와 함께 멸망했고,

與湯武俱昌(여탕무구창)

탕과 무와 함께 영화를 얻을 수 있었다.

以爲近乎(이위근호) 遊於四極(유어사극)

그것은 가까이 있는가 하면 사방의 극에까지 미치고 있으며,

以爲遠乎(이위원호) 常在吾側(상재오측)

먼 곳에 있는가 하면 바로 우리 곁에 있으며,

以爲暗乎(이위암호) 其光昭昭(기광소소)

어두운가 하면 그 빛은 언제나 찬란하며,

以爲明乎(이위명호) 其物冥冥(기물명명)

밝은가 하면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 것이다.

而功成天地(이공성천지)

그 공로를 보면 우주를 창조했으며,

和化雷霆(화화뇌정) 宇內之物(우내지물)

그 조화하는 힘은 번개와 벼락을 달랜다.

恃之以成(시지이성)

우주의 만물은 모두가 도에 의해서 비롯된 것이다.

凡道之情(범도지정)

무릇 도의 실체는 제약되는 법이 없으며,

不制不形(부제부형) 柔弱隨時(유약수시)

일정한 형식도 없고 때에 따라 부드럽고 미약하며,

與理相應(여리상응)

이치에 따라 작용하므로

萬物得之以死(만물득지이사) 得之以生(득지이생)

만물은 그것을 얻어 죽기도 하고 혹은 그것을 얻어 탄생하며,

萬事得之以敗(만사득지이패) 得之以成(득지이성)

또 그것을 얻어 실패하고 혹은 그것을 얻어 성공한다.

道譬諸若水(도비제야수)

이 도는 이를테면 물과 같은 것으로서

溺者多飮之卽死(닉자다음지즉사)

물에 빠진 자는 물을 많이 마셔서 죽고,

渴者適飮之卽生(갈자적음지즉생)

목마른 자는 적당히 마시면 살아갈 수 있다.

譬之若劍戟(비지야검극)

또 검과 같은 것으로서

愚人以行忿則禍生(우인이항분칙화생)

우매한 자가 그것을 함부로 휘두르면 화가 생기고

聖人以誅暴則福成(성인이주포칙복성)

성인이 그것을 들고 난폭한 자를 벌하면 복이 되는 것이다.

故得之以死(고득지이사) 得之以生(득지이생)

그래서「만물은 도를 얻어서 탄생하며 죽고,

得之以敗(득지이패) 得之以成(득지이성)

완성하며 파괴된다」고 하는 것이다.

人希見生象也(인희견생상야)

세상 사람들은 살아 있는 코끼리를 볼 기회가 좀처럼 없으므로

而得死象之骨(이득사상지골)

죽은 코끼리의 뼈를 보고 코끼리 그림을 생각해 내고,

案其圖以想其生也(안기도이상기생야)

살아 있는 코끼리를 상상한다.

故諸人之所以意想者(고제인지소이의상자)

그리하여 사람들은 다만 제 마음 속에 그려진 코끼리를

皆謂之象也(개위지상야)

진짜 코끼리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今道雖不可得聞見(금도수부가득문견)

도는 직접 보거나 들을 수 없는 것이지만,

聖人執其見功以處見其形(성인집기견공이처견기형)

성인은 그 현실적 효과에 의해서 도의 모양을 보여준다.

故曰(고왈)

그래서 노자는

無狀之狀(무상지상) 無物之象(무물지상)

「도는 상태 없는 상태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노자 제14장)」라고 한 것이다.

凡理者(범리자) 方圓短長(방원단장)

이(理)라는 것은 형태를 빌어 말하자면 방(方)과 원(圓), 장(長)과 단(短)

麤靡堅脆之分也(추미견취지분야)

또 질에 있어서는 조(粗)와 밀(密), 견(堅)과 취(脆)를 함께 지니고 있다.

故理定而後物可得道也(고리정이후물가득도야)

그래서 이(理)가 정해진 뒤에 도를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故定理有存亡(고정리유존망) 有死生(유사생) 有盛衰(유성쇠)

따라서 정해진 이(理)에는 존망과 생사와 성쇠가 있다.

夫物之一存一亡(부물지일존일망)

도대체 사물이 있었다 없어졌다 하여,

乍死乍生(사사사생)

사는가 생각했는데 어느덧 죽어버리고, 죽었는가 하면 어느덧 살아나고,

初盛而後衰者(초성이후쇠자)

처음에는 무성했다가 나중에는 쇠잔한대서야

不可謂常(부가위상)

어찌 상(常)이라 할 수 있겠는가.

唯夫與天地之剖判也俱生(유부여천지지부판야구생)

오직 천지가 둘로 쪼개지는 개벽과 동시에 발생하며,

至天地之消散也(지천지지소산야) 不死不衰者謂常(부사부쇠자위상)

천지가 멸망해도 죽지 않는 것을 상(常)이라 한다.

而常者(이상자) 無攸易(무유역) 無定理(무정리)

그것은 변화하지 않으며, 정리(定理)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無定理(무정리) 非在於常(비재어상) 是以不可道也(시이부가도야)

일정한 장소가 없으므로 그것을 도라고 할 수는 없다.

聖人觀其玄虛(성인관기현허)

그러나 성인은 그 신비스러운 허무를 관찰하고

用其周行(용기주행)

순환하면서 널리 행하여지고 있는

强字之曰道(강자지왈도)

점을 들추어내어 도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然而可論(연이가논)

그리하고 비로소 도를 논의하게 된 것이다.

故曰(고왈)

그래서 노자는

道之可道(도지가도) 非常道也(비상도야)

「이것이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구한 도는 아니다(노자 제1장)」

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