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 제21편第21篇 유노喩老 : 책에 의해서 배우지 않는다.

강병현 2014. 9. 3. 23:39

한비자韓非子 제21편第21篇 유노喩老 : 책에 의해서 배우지 않는다.

 

- 韓非子 第21篇 喩老[10]-

 

王壽負書而行(왕수부서이행)

왕수는 어디를 가나 책을 짊어지고 다녔는데

見徐馮於周塗(견서풍어주도)

주나라 서울로 가는 길에서 은자인 서풍을 만났다.

馮曰(풍왈)

서풀이 왕수에게 말했다.

事者(사자) 爲也(위야)

“일이란 사람이 변화에 따라서 대처하는 것으로

爲生於時(위생어시)

해야 될 일도 그 때마다 다른 것이다.

知者無常事(지자무상사)

때를 아는 자는 일정한 고집을 세우지 않고 임기응변으로 처리한다.

書者(서자) 言也(언야) :

또 책은 옛 사람의 말이 실려 있는 것으로서,

言生於知(언생어지)

그 말은 지(知)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知者不藏書(지자부장서)

지자(知者)는 책을 간직할 필요가 없다.

今子何獨負之而行(금자하독부지이행)

그런데 그대는 왜 책을 짊어지고 다니는가.”

於是王壽因焚其書而儛之(어시왕수인분기서이무지)

그 말을 듣고 왕수는 책을 불사르고 즐거워했다.

故知者不以言談敎(고지자부이언담교)

지자는 말로 사람을 가르치지 않고,

而慧者不以藏書篋(이혜자부이장서협)

현자는 책을 상자 속에 간직하지 않는 것이다.

此世之所過也(차세지소과야)

그런 일을 세상 사람들은 간과하지만

而王壽復之(이왕수복지)

왕수는 바른길로 다시 돌아간 셈이니

是學不學也(시학부학야)

책에 의해서 배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운 것이 된다.

故曰(고왈)

그래서 노자는

學不學(학부학)

「배우지 않는다는 것을 배우는 것은

復歸衆人之所過也(복귀중인지소과야)

모든 사람이 간과한 진리에 복귀하는 일이다(노자 제64장)」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