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 제21편第21篇 유노喩老 : 인위를 가하지 않는다.

강병현 2014. 9. 3. 23:41

한비자韓非子 제21편第21篇 유노喩老 : 인위를 가하지 않는다.

 

- 韓非子 第21篇 喩老[11]-

 

夫物有常容(부물유상용) 因乘以導之(인승이도지)

사물에는 일정한 형태가 있다. 그 형태에 의해서 사물을 취급해야 한다.

因隨物之容(인수물지용)

그 형태에 따르고 부자연스러운 짓을 하지 않는다.

故靜則建乎德(고정칙건호덕)

조용하니 일이 없으면 자기 덕을 기르고,

動則順乎道(동칙순호도)

일이 있어 움직이게 되면 자연의 도리에 따른다.

宋人有爲其君以象爲楮葉者(송인유위기군이상위저섭자)

송나라 사람 중에 군주를 위해 상아를 조각하여 닥나무 잎을 만든 사람이 있었다.

三年而成(삼년이성) 豐殺莖柯(풍살경가)

3년 만에 완성하였는데 그 잎의 두터운 곳, 엷은 곳,

毫芒繁澤(호망번택)

잎이 뾰족하게 나온 곳, 잎줄기, 잎의 모양, 색깔 등이 진짜와 똑 같았기 때문에

亂之楮葉之中而不可別也(난지저섭지중이부가별야)

그것을 닥나무 사이에 두어도 구별을 할 수 없을 정도였다.

此人遂以功食祿於宋邦(차인수이공식녹어송방)

그런데 이 사람은 그 교묘한 기술에 의해서 송의 조정에서 상을 받게 되었다.

列子聞於曰(렬자문어왈)

이 말은 들은 열자는 이렇게 말했다.

使天地三年而成一葉(사천지삼년이성일섭)

「이것은 인간의 세공품이지만, 만일 천지가 3년이 걸려 잎 하나를 만든다고 하면

則物之有葉者寡矣(칙물지유섭자과의)

식물은 잎이 있는 것이 드물 것이다.」

故不乘天地之資(고부승천지지자) 而載一人之身(이재일인지신)

그래서 천지 고유의 자질에 의하지 않고 자기 혼자서 떠맡으려 하고,

不隨道理之數(부수도리지삭) 而學一人之智(이학일인지지)

자연의 이법에 따르지 않고 자기 혼자서 지를 배우려고 하는 자는

此皆一葉之行也(차개일섭지행야)

모두가 3년이 걸려서 하나의 닥나무 잎을 만드는 것과 같은 것이다.

故冬耕之稼(고동경지가)

그러므로 추운 겨울 날 밭을 갈아 씨앗을 뿌린다는 것은

後稷不能羨也(후직부능선야)

그것이 부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농신인 후직이라 할지라도

열매를 맺도록 하지는 못할 것이다.

豐年大禾(풍년대화)

풍년이 되면 벼가 익게 되므로

臧獲不能惡也(장획부능악야)

아무것도 모르는 노비가 아무리 게으름을 부려도 흉작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以一人之力(이일인지력) 則後稷不足(칙후직부족)

한 사람의 힘 만에 의지한다면 후직도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없는 것이며,

隨自然(수자연) 則臧獲有餘(칙장획유여)

자연에 따르면 게으른 노비라도 풍족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故曰(고왈)

그래서 노자는

恃萬物之自然而不敢爲也(시만물지자연이부감위야)

「만물을 자연에 맡기고, 인위를 가하지 않는다(노자 제64장)」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