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 제21편第21篇 유노喩老 : 큰 그릇은 더디 이루어진다.

강병현 2014. 9. 12. 16:03

한비자韓非子 제21편第21篇 유노喩老 : 큰 그릇은 더디 이루어진다.

 

- 韓非子 第21篇 喩老[13]-

 

楚莊王莅政三年(초장왕리정삼년)

초나라의 장왕이 왕위에 오른 지 3년이 되었는데도

無令發(무령발) 無政爲也(무정위야)

명령도 내리지 않고 정치도 하지 않았다.

右司馬御座而與王隱曰(우사마어좌이여왕은왈)

어느날 우사마가 왕의 곁에 있다가 수수께끼를 냈다.

有鳥止南方之阜(유조지남방지부)

“남쪽 동산에 새가 한 마리 있습니다.

三年不翅(삼년부시) 不飛不鳴(부비부명)

이 새는 3년간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습니다.

장왕이 말했다.

嘿然無聲(묵연무성)

웅크리고 앉아 아무 소리도 없었습니다.

此爲何名(차위하명)

이 새의 이름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王曰(왕왈) 三年不翅(삼년부시)

장왕이 말했다. “3년 동안 날지 않은 것은 날개를 기르기 위해서다.

將以長羽翼(장이장우익) 不飛不鳴(부비부명) 將以觀民則(장이관민칙)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 것은 사람의 모양을 관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雖無飛(수무비) 飛必冲天(비필충천)

지금은 날지 않지만 일단 날기만 하면 반드시 높은 창공을 날 것이며,

雖無鳴(수무명) 鳴必驚人(명필경인)

지금은 울지 않지만 일단 울기 시작하면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다.

子釋之(자석지) 不穀知之矣(부곡지지의)

그대는 모르는 체 잠자코 있거라.”

處半年(처반년)

그리고 반년이 지나자

乃自聽政(내자청정) 所廢者十(소폐자십)

왕은 스스로 정치를 장악하여 폐지시킨 일이 10가지이고,

所起者九(소기자구) 誅大臣五(주대신오)

새로이 일으킨 일이 9가지이고, 대신 5명을 처형하고,

擧處士六(거처사륙) 而邦大治(이방대치)

처사 6명을 새로 등용하여 국가를 훌륭하게 통치했다.

擧兵誅齊(거병주제) 敗之徐州(패지서주)

이윽고 정벌을 위하여 군대를 동원하여 제나라를 공략하여 서주를 멸망시켰다.

勝晉於河雍(승진어하옹)

또 진나라와 싸워 하옹에서 승리를 거두고

合諸侯於宋(합제후어송) 遂霸天下(수패천하)

송나라를 눌러 마침내 천하의 패왕이 되었다.

莊王不爲小害善(장왕부위소해선) 故有大名(고유대명)

어쨌든 장왕은 처음에 작은 선을 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不蚤見示(부조견시) 故有大功(고유대공)

또한 작은 것을 보지 않았기에 큰 일을 이룩한 것이다.

故曰(고왈)

그래서 노자는 말하기를

大器晩成(대기만성)

「대기(大器)는 조숙하지 않고 만성하며,

大音希聲(대음희성)

대음(大音)은 평소에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노자 제41장)」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