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 제23편第23篇 설림하說林(下) : 물을 떠난 물고기는 살 수 없다

강병현 2015. 9. 1. 13:35

한비자韓非子 제23편第23篇 설림하說林(下) : 물을 떠난 물고기는 살 수 없다

 

- 韓非子 第23篇 說林(下)[11]-

 

韓咎立爲君,(한구립위군) 未定也。(미정야)

한나라의 태자 구는 군주가 되었지만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弟在周,(제재주) 周欲重之,(주욕중지) 而恐韓咎不立也。(이공한구부립야)

그 아우는 주나라에 있었는데 주나라에서는 그 아우를 한왕의 지위에

올려놓으려고 하였지만 한나라에서는 그렇지가 않았다.

綦毋恢曰:(기모회왈)‘

한 신하가 말했다.

不若以車百乘送之。(부야이거백승송지)

“전차 백대를 거느리게 하여 그 아우를 한나라로 보내 주십시오.

得立,(득립) 因曰爲戒;(인왈위계)

군주로 옹립되면 경호를 했다고 하시고,

不立,(부립) 則曰來效賊也。’(칙왈래효적야)

그렇게 안되면 한나라를 치겠다는 도둑놈을 잡아왔다고 말씀하십시오.

靖郭君將城薛,(정곽군장성설) 客多以諫者。(객다이간자)

어느 쪽이 되든지 한나라에 대해서는 생색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靖郭君謂謁者曰:(정곽군위알자왈)‘ 毋爲客通。’(무위객통)

정곽군이 설에 성을 쌓으려고 했다.

그러나 식객들 중에 말리는 자가 많았으므로 정곽군은 귀찮게 생각하고

비서에게 식객 중에 면회를 요청하는 자가 있어도 안내하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齊人有請見者曰:(제인유청견자왈)

그런데 제나라 사람으로 면회를 청하면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 臣請三言而已,(신청삼언이이)

“세 마디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過三言,(과삼언) 臣請烹。’(신청팽)

만일 세 마디 이상이 되거든 끓는 물에 쳐넣어도 좋습니다.”

靖郭君因見之,(정곽군인견지)

정곽군이 그를 들어오게 하였더니

客趨進曰 : (객추진왈) ‘ 海大魚。’(해대어) 因反走。(인반주)

식객은 느닷없이 「해대어(海大漁)」라고 하고는 도망치는 것이었다.

靖郭君曰:(정곽군왈)‘ 請聞其說。’(청문기설)

정곽군이 그를 불러 세워놓고 말했다. “그것이 무슨 말이오.”

客曰:(객왈)‘ 臣不敢以死爲戲。’(신부감이사위희)

식객이 말했다. “저는 목숨을 걸면서까지 농담을 하지 않습니다.”

靖郭君曰:(정곽군왈)‘ 願爲寡人言之。’(원위과인언지)

정곽군이 말했다. “나를 위해 말을 해주시오.”

答曰:(답왈)‘ 君聞大魚乎? (군문대어호)

식객은 비로소 말문을 열었다. “군주께서는 큰 물고기를 아실 것입니다.

網不能止,(망부능지) 繳不能絓也,(격부능괘야)

큰 물고기가 물 속에 있을 때는 망으로 잡을 수 없으며,

창으로도 잡을 수 없습니다.

蕩而失水,(탕이실수) 螻蟻得意焉。(루의득의언)

그러나 그 고기가 뛰어 올라 물을 떠나면 개미에게도 꼼짝을 못합니다.

今夫齊亦君之海也,(금부제역군지해야)

제나라는 군주에게 있어서는 바다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君長有齊,(군장유제) 奚以薛爲?(해이설위)

군주께서 영원히 제나라의 실권을 장악하시겠다면

설 따위는 어떻게 되든 좋을 것입니다.

君失齊,(군실제) 雖隆薛城至於天猶無益也。’(수륭설성지어천유무익야)

또 만약에 제나라에서 떠나신다고 하면

설의 성을 하늘에 닿도록 높이 축조한다 할지라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靖郭君曰:(정곽군왈)‘ 善。’(선) 乃輟, (내철) 不城薛。(부성설)

정곽군은 무릎을 치며 설의 축성을 중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