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三 致知 44. 다만 여유있게 시를 완미(玩味)하라
謝顯道云(사현도운)
사현도(謝顯道)가 이르기를,
明道先生善言詩(명도선생선언시)
"명도 선생은 시(詩)를 잘 말하셨는데,
他又渾不曾章鮮句釋(타우혼불증장선구석)
달리 또 시의 장(章)과 구(句)마다 해석을 하지 않고,
但優游玩味吟哦上下(단우유완미음아상하)
다만 여유있게 완미(玩味)하고 높고 낮게 읊어서,
便使人有得處(편사인유득처)
사람들로 하여금 얻는 바가 있게 하였다.
瞻彼日月(첨피일월) 悠悠我思(유유아사)
‘해와 달을 바라 보며, 나의 생각은 끝이 없네.
道之云遠(도지운원) 曷云能來(갈운능래)
길은 먼 데 님은 언제 오시려나!‘하는 것은,
思之切矣(사지절의)
생각이 절실한 것이다.
終曰(종왈)
시(詩)의 끝에 말하기를,
百爾君子(백이군자) 不知德行(부지덕행)
‘모든 군자들은, 덕행(德行)을 모르는가?
不忮不求(불기불구) 何用不臧(하용부장)
구하고 해치지 않는다면, 어찌 선하지 않으랴!’하는 것은,
歸于正也(귀우정야)
마침내 옳은 길로 돌아가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又云(우운)
또 말하기를,
伯淳常談詩(백순상담시)
"백순(伯淳)이 일찍이 시(詩)를 말하는 데,
竝不下一字訓詁(병불하일자훈고)
아울러 한 글자의 훈고(訓詁)도 내리지 않았다.
有時只轉却一兩字(유시지전각일양자)
때에 따라서 다만 한두 자만을 바꿔,
點掇地念過(점철지염과) 便敎人省悟(편교인성오)
선택하여 곰곰히 생각하여 보면, 시의 뜻을 깨달을 수가 있다"고 하였으며,
又曰(우왈)
또 말하기를,
古人所以貴親炙之也(고인소이귀친자지야)
"이것이 옛사람들이 선생의 가르침을 친히 받은 까닭이다"고 하였다.
<정씨외서(程氏外書)>제12편(第十二篇), <상채어록(上蔡語錄)>
첨피일월(瞻彼日月)의 첨(瞻)은 시(視)의 뜻으로, 곧 해와 달을 보니 번갈아 뜨고진다는 말이다. <시경>패풍편 웅치편(雄雉篇)에,"해와 달을 바라보니, 내 생각은끝이 없네[瞻彼明(첨피명) 悠悠我思(유유아사)]"라고 하였다. 또한 종왈(終曰)이라는 말은, ‘웅치편 시(詩)의 끝부분에 말한 것’을 의미하며 친자(親炙)라는 뜻은‘직접 냄새를 쏘인다’는 뜻으로, 선생의 가르침을 친히 받는다는 의미이다. 이 항목은 <시경(詩經)> 패풍의 웅치편(雄雉篇)을 인용한 것으로, 시의 본 뜻을 말한 것이다. 시를 감상하고 읊다보면 자연히 느낌으로 얻는 것이 있으니, 장(章)이나 구(句)에 구애받지 말고 충분히 완미할 것을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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