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四 存養 17.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에 있다
今志於義理(금지어의리) 而心不安樂者何也(이심불안락자하야)
지금 의리에 뜻을 두면서도, 마음이 안락하지 못함은 무엇인가?
此則正是剩一箇助之長(차즉정시잉일개조지장)
이는 곧 하나의 조장이 더하기 때문이다.
雖則心操之則存(수즉심조지즉존)
비록 마음은 소중히 간직하면 안정되고,
舍之則亡(사지즉망)
지키지 않으면 없어지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然而持之太甚(연이지지태심)
가지려고 너무 힘을 쓰게 되면,
便是必有事焉而正之也(편시필유사언이정지야)
이는 반드시 일이 있어서 기운을 바르게 하는 것이 되니,
亦須且恁去(역수차임거)
또한 모름지기 자연대로 되도록 해야 한다.
如此者只是德孤(여차자지시덕고)
이와 같이 하는 것은 다만 덕이 외로운 것이지만,
德不孤必有隣(덕불고필유린)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에 있는 것이니,
到德盛後(도덕성후) 自無窒礙(자무질애)
덕이 성대해 지면, 장애는 스스로 없어지고,
左右逢其原也(좌우봉기원야)
가는 곳 마다 도리의 근원에 합치하는 것이다.
<정씨유서(程氏遺書)>제2편(第二篇)
조지장(助之長)은 정상이 아닌 방법으로 성장을 돕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도리어일을 망치는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맹자>공손추장구상편(公孫丑章句上篇)에 있는 말로, 송(宋)나라의 농부가, 자기 밭의 곡식이 자라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서, 곡식의 싹을 뽑아올려 키워 주었더니, 곡식이 말라죽었다는 이야기이다. 다른고사 성어로 알묘조장(揠苗助長)이라고도 부른다. 차임거(且恁去)의 임(恁)은 ‘이와 같이’의 뜻으로 곧 그렇게 뽑아서 무리하게 자라도록 하지 말고 자연히 자라도록 맡겨 두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덕불고필유린(德不孤必有隣)이란 말은,<논어>이인편(里仁篇)에 나오는 말인데, "덕은 고립된 것이 아니고, 반드시 이웃에 있다
[德不孤必有隣(덕불고필유린)]"라고 하였다. 곧 남에게 베풀어 강화시키는 데 있으니, 덕으로써 도움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좌우봉기원(左右逢其原)이란 말은 <맹자>이루장하편(離婁章下篇)에 나오는 말로, 좌우 신변의 모든 것이 도리의 근원에 합치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이 대목은 자라지 않은 싹을 억지로 뽑아 올리면 망치게 되듯이, 배움도 서둘러서무리하게 하지 말아야 함을 경계한 것이다. 자연에 따른 순서에 의하여 익혀 가면서 지키되, 의리에 뜻을 두고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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