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

卷四 存養 20. 백순(伯淳)이 행랑의 기둥을 세어 보다

강병현 2016. 9. 12. 19:02

卷四 存養 20. 백순(伯淳)이 행랑의 기둥을 세어 보다

 

 

伯淳昔在長安倉中閑坐(백순석재장안창중한좌)

예전에 백순(伯淳)이 장안(長安)의 창고 안에서,

 

見長廊柱(견장랑주) 以意數之(이의수지)

한가히 앉아 행랑의 기둥을 보고, 그 수를 마음속으로 세면서,

 

已尙不疑(이상불의)

의심을 하지 않았다.

 

再數之不合(재수지불합)

그러나 다시 세어 보니 맞지 않았으므로,

 

不免令人一一聲言數之(불면령인일일성언수지)

사람을 시켜서 하나하나 소리를 내어 세어 보게 하였는데,

 

乃與初數者無差(내여초수자무차)

처음의 수와 다르지 않았다.

 

則知越著心把捉越不定(즉지월저심파착월부정)

이로써 보면 어떠한 일에 마음을 두면 둘수록

마음이 정해지지 않음을 알 수가 있었다.

    

                                                                               <정씨유서(程氏遺書)>2(第二篇)

 

착심파착(著心把捉)이란 어떠한 일에 마음을 두어 흔들리지 않도록 굳게잡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사람은 마음에 집착되는 일일수록, 더욱 의혹을 품게 되는 것이니, 의심을 품지 않고 행할 때, 비로소 바름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무엇이든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마음이 정해지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