列子 力命編 [ 1 ] 천명(天命)과 인력(人力)
力謂命曰(력위명왈)
인력(人力)이 천명(天命)에게 일러 말했다.
若之功奚若我哉(야지공해야아재)
“자네가 이 세상에 이바지한 공이 어찌 나만 하겠나.”
命曰(명왈)
천명이 대답했다.
汝奚功於物(여해공어물) 而物欲比朕(이물욕비짐)
“자네가 이 세상 물건에 무슨 공헌을 했다고 나와 비교를 하는 것인가.”
力曰(력왈)
인력이 말했다.
壽夭窮達貴賤貧富(수요궁달귀천빈부)
“오래 살고 일찍 죽는 것과 곤궁하고 영달하는 것과
존귀해지고 비천해 지는 것과 가난하고 부유한 것은,
我力之所能也(아력지소능야)
다 나의 힘으로 하는 것이다.”
命曰(명왈)
이에 천명이 말했다.
彭祖之智不出堯舜之上(팽조지지부출요순지상)
“그렇지 않다. 옛날 팽조의 지혜는 요순보다 못했지만
而壽八百(이수팔백)
팔백 세나 살았고,
顔淵之才不出衆人之下(안연지재부출중인지하)
공자의 제자 안연의 재주는 보통사람보다 뛰어났지만
而壽四八(이수사팔)
겨우 사십팔 세 밖에 못 살았고,
仲尼之德(중니지덕) 不出諸侯之下(부출제후지하)
공자의 도덕은 모든 제후들보다 탁월했지만
而困於陳蔡(이곤어진채)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서 곤란을 당하였고,
殷紂之行(은주지행)
은나라 주왕의 행실은
不出三仁之上(부출삼인지상) 而居君位(이거군위)
세 사람의 인인(仁人)이라고 하는 기자, 미자, 비간보다 못 했지만
임금 자리에 앉았었고,
季札無爵於吳(계찰무작어오)
계찰이라는 사람은 오나라에서 현인으로 알려졌지만 벼슬을 하지 못했고,
田恆專有齊國(전긍전유제국)
전항이란 사람은 제나라에서 방자한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제나라를 횡령했고,
夷齊餓於首陽(이제아어수양)
백이와 숙제는 현인으로 알려졌지만 수양산에서 굶어죽었고,
季氏富於展禽(계씨부어전금)
노나라의 계씨라는 사람은 임금의 친척으로 아주 방자했지만
청렴결백한 전금 보다 부자로 살았다.
若是汝力之所能(야시여력지소능)
만일 이런 것이 다 자네의 힘 때문이라면
奈何壽彼而夭此(나하수피이요차)
어째서 어떤 사람은 오래 살게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빨리 죽게 하며,
窮聖而達逆(궁성이달역)
성인은 궁하게 살게 하고 또 역적은 잘 살게 하며,
賤賢而貴愚(천현이귀우)
어진 이는 천하게 여기고 어리석은 이를 귀하게 여기며,
貧善而富惡邪(빈선이부악사)
선한 사람을 가난하게 살게 하고 악한 사람을 부자로 살게 하는 것인가.”
力曰(력왈)
인력이 말했다.
若如若言(야여야언)
“만일 자네의 말과 같이
我固無功於物(아고무공어물)
내가 본래 모든 물건에 공헌한 것이 아주 없다면
而物若此邪(이물야차사)
어떻게 물건들이 이렇게 저절로 있을 수 있겠는가?
此則若之所制邪(차즉야지소제사)
문제는 자네가 제재하기 때문이다.”
命曰(명왈)
천명이 말했다.
旣謂之命(기위지명)
“이미 모든 것이 천명인데
奈何有制之者邪(나하유제지자사)
어떻게 그것을 제재하겠는가.
朕直而推之(짐직이추지)
나는 곧은 물건은 곧은 대로 두고 굽은 물건은 굽은 대로 둔다.
曲而任之(곡이임지)
일이 되어 가는 대로 맡겨서 밀어 나갈 뿐이다.
自壽自夭(자수자요)
그리하여 스스로 오래 살고, 스스로 빨리 죽고,
自窮自達(자궁자달)
스스로 못살고, 스스로 잘 살고,
自貴自賤(자귀자천)
스스로 귀해지고, 스스로 천해지고,
自富自貧(자부자빈)
스스로 부자로 살고, 스스로 가난하게 사는 것이다.
朕豈能識之哉(짐개능식지재)
내가 어찌 그것을 알 수 있으며,
朕豈能識之哉(짐개능식지재)
내가 어찌 그것을 알 수 있겠는가?”
'열자(列子)[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列子 力命編 [ 3 ] 관포지교(管鮑之交)의 고사성어. (0) | 2016.09.17 |
---|---|
列子 力命編 [ 2 ] 빈천함이 부끄러운 것만은 아니다. (0) | 2016.09.17 |
列子 湯問編 [ 21 ] 옥을 끊을 수 있는 명검(名劍) (0) | 2016.09.16 |
列子 湯問編 [ 20 ] 장차 어떻게 할 작정인가? (0) | 2016.09.16 |
列子 湯問編 [ 19 ] 오직 분부대로 따르겠습니다. (0) | 2016.09.16 |